[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브라질, 소고기·쌀밥이 ‘국민음식’…한류 열풍에 韓食소비 점차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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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22   |  발행일 2016-12-22 제15면   |  수정 2016-12-22
꼬챙이에 고기 굽는‘슈하스코’유명
포르킬로 식당은 무게로 음식값 계산
한식 규격화…소비자 입맛 연구 필요
[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브라질, 소고기·쌀밥이 ‘국민음식’…한류 열풍에 韓食소비 점차 늘어
음식값을 무게로 계산하는 포르킬로(Por kilo) 식당. <출처 : lafemmemange.wordpress.com>
[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브라질, 소고기·쌀밥이 ‘국민음식’…한류 열풍에 韓食소비 점차 늘어
손정수<경북 PRIDE상품 브라질 해외시장 조사원·Brazil Best Business 대표>

중남미에서 유일하게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브라질은 주변 나라와 확연히 다른 문화를 많이 가지고 있다.

브라질의 여러 문화와 함께 음식 문화 또한 여러 민족의 영향을 받아 발전해 특이한 음식 문화가 일부 정착하게 된다. 이탈리아에서 들어온 파스타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인데, 특히 매주 목요일은 ‘파스타의 날’로 지정돼 전국 어디에서나 쉽게 파스타를 먹을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50여 년 전 일본 라면 공장이 브라질에 생기며 퍼져, 지금은 국민 모두가 사랑하는 음식이 되었는데 한인 입맛에도 대충 맞는다.

식민 개척 초기부터 가죽과 고기를 얻기 위해 들여온 유럽산 소는 브라질 특유의 습하고 높은 온도로 인해 사육에 실패했다. 이후 19세기 초 인도에서 들여온 소를 활용해 브라질에 적합한 소를 개발하게 된다. 이 소는 지금의 ‘넬로리 종’이라 불리며 현재 2억마리 정도가 사육되고 있다.

아직까지도 예전의 문화는 그대로 남아 가장 저렴하고 보편화된 음식이 소고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브라질에서 소고기는 흔하고 흔한 음식 중 하나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브라질에서는 성인 1인당 연간 40㎏의 소고기를 소비한다. 브라질인들의 소고기 사랑은 가히 엄청나다 할 수 있다. 유럽에서 들여온 소고기 문화는 긴 꼬챙이에 꿰어 숯불에 구워 먹는 ‘슈하스코’ 문화를 탄생시켰는데, 이는 브라질 음식 중 가장 유명한 음식으로 꼽힌다.

중남미 음식 대부분이 스페인의 영향을 받아 현지 원주민 음식문화가 많이 섞였다. 브라질은 그중에서도 유일하게 쌀을 주식으로 먹는 것도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포르투갈을 통해 브라질에 전파된 쌀은 현재 브라질의 주식으로, 브라질인들은 매일 먹는 쌀밥을 우리 한국 사람들의 밥심과 같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국처럼 밥을 주식으로 먹고 소고기가 흔한 브라질 음식은 한국에서 막 건너온 사람도 부담감 없이 먹기에 충분하다.

브라질 음식 문화 중 빠질 수 없는 또 다른 특징은 바로 뷔페식 문화다. 1980년대 브라질 경제는 연간 수천% 인플레이션을 기록하던 시대였다. 자고 일어나면 가격이 세 배 이상 뛰던 시절,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소비자들은 지갑을 꽁꽁 닫고, 이로 인해 상업계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당시 브라질 내 한 식당 주인이 불황을 이겨내고 손님을 끌어들이고자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 바로 손님이 무게로 계산하는 ‘포르 킬로(Por kilo)식당’이다. 포르 킬로 식당은 먹고 싶은 것만 선택해 먹을 수 있기에 당시 큰 인기를 얻었고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아 현재까지 브라질의 가장 기본적인 식당 모델로 운영되고 있다.

이렇듯 여러 음식을 먹으며 발전된 브라질인들의 입맛은 최근 들어 점차 고급화되어 가고 있다. 최근 브라질 사회에서 가장 뜨겁게 관심을 받는 우리 한식도 한 발 더 가까이 브라질인들에게 스며들고 있다. K-pop으로 시작한 한류붐은 이제 2세대로 접어들며 10대 팬만의 고유문화가 아닌, 전 세대가 소비자로 탈바꿈하는 문화사업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방송에서 본 것과 똑같은 음식을 먹기 위해 한식당을 찾고, 한국식품점을 찾아 필요한 재료를 구입하는 브라질인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아 보인다. 우선 한식을 규격화해 시장에서 보편적 음식이 되도록 준비해야 한다. 현지인에게 맞는 전문적인 홍보 그리고 현지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재료와 입맛을 연구해야 한다. 이처럼 한류로 토대를 닦은 브라질 시장에 우리 음식문화가 더욱 크게 발전할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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