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영남일보에서 열린 2017년도 ‘영남일보 문학상’ 예심에서 심사위원들이 응모작들을 심사하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
“응모작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현 시대의 이야기에 국한되지 않고 소재가 다양하고, 표현에 있어 참신함이 느껴졌다.”
지난 15일 영남일보에서 열린 2017년도 ‘영남일보 문학상’ 예심에 참여한 심사위원들의 응모작에 대한 평가다. 이번 예심에는 류인서·권기덕 시인(시 부문), 우광훈 소설가·권오현 문학평론가(소설 부문)가 참여했다.
올해 영남일보 문학상에는 시 1천270편과 단편소설 201편 등 2개 분야에 총 1천471편이 접수됐다. 올해 응모작의 소재는 다양하면서도 현재 사회 분위기를 보여주는 작품이 주를 이뤘다.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써온 것이 느껴지는 작품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었다. 류인서 시인은 “외환 위기 때 그랬던 것처럼 불경기라는 것이 느껴지는 작품이 많았다. 가족, 아버지 이야기와 같은 소재가 꽤나 됐다”고 말했다. 권기덕 시인은 “일상의 사소함에서 미학을 발견한 작품이 많았고, 다양한 형태의 서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소설은 소재가 다양해 눈길을 끌었다. 우광훈 소설가는 “이전에도 심사를 한 적이 있지만, 그때와 비교하면 수준이 높아졌다. 외환위기, 혼밥·혼술 등 시대에 따라 그 당시 상황을 반영한 작품이 주류를 이루기 마련인데, 소재가 매우 다양하고 신선한 것도 많았다. 의외로 최근 이슈인 촛불 시위에 대한 내용을 담은 작품은 1~2편 정도였다”고 했다.
권오현 문학평론가는 “작가의 시선 자체는 냉소적인 것이 많이 보였다. 작가를 드러내지 않은 채 서술하고 있기도 했다. 혼외정사를 다룬 작품의 경우 과거와 달리 숨기는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한 현상으로 보여주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들은 응모작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권기덕 시인은 “시간·공간적인 측면과 소재에 있어 아쉬움이 있었다. 보여지는 것 너머의 상상력은 전체적으로 부족했다. 과거의 이야기가 많았고, 여성 혐오, 세월호 등 현재 우리 사회의 이야기나 진지한 고민, 사유를 담은 깊이있는 작품은 잘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류인서 시인은 “따뜻하고 감정적으로 좋은 시는 많았지만, 아이러니를 담고 있거나 독설적인 작품은 드물었다”고 했다.
권오현 문학평론가는 “단편소설이다보니 짧은 글에 많은 것을 담으려고 하는 작가의 욕심 때문인지 이야기가 다소 산만하고 집중도가 떨어지는 작품도 보였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의 결말이 약했다”고 말했다. 이날 예심 결과 시 16편, 단편소설 9편이 본심에 올랐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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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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