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겨울에 심한 손저림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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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13  |  수정 2016-12-13 07:50  |  발행일 2016-12-13 제20면
손목이 아프고 찌릿찌릿? ‘손목터널증후군’ 의심
[전문의에게 듣는다] 겨울에 심한 손저림
[전문의에게 듣는다] 겨울에 심한 손저림
W병원 수부미세재건센터 강동호 과장

손 저림은 추운 겨울철에 더 심해지고 남성보다 여성이 약 3.76배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고 표현하는 게 제각각이다. 전기가 오는 듯하다, 남의 살같은 느낌이다, 통증이 있다 등 다양하게 표현한다. 이처럼 손 저림은 여러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그 원인도 하나로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전기가 오는 듯하거나 감각 이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현상은 손목터널증후군이나 경추협착증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드물게 암 환자나 특정 약물에 의한 손 저림도 발생할 수 있는데, 이처럼 손 저림의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손목 통로인 수근관이 좁아지거나 눌려 발병
초기 증세엔 약물·주사 등 비수술적 치료 가능
평소 올바른 자세 갖고 규칙적 운동하면 예방
손 시리거나 썩는 ‘레이노드 증후군’과 달라

손 저림 증상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중에 하나인 손목터널증후군은 수근관증후군이라고도 한다. 손목 앞쪽의 피부조직 밑에 손목을 이루는 뼈와 인대들에 의해 형성되어 있는 작은 통로인 수근관이 여러 원인으로 좁아지거나 내부 압력이 증가하면서 여기를 지나가는 정중신경이 압박되어 이 신경 지배 영역인 손바닥과 손가락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평생 이 질환에 걸릴 확률이 50%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팔에서 발생하는 말초 신경 압박 질환 중 가장 흔하다. 이런 손목터널증후군은 여성, 노인, 비만, 당뇨병 환자에게 더 흔하게 나타나고 특히 요즘과 같은 김장철에 주부들에게 많이 발생한다.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진단을 받게 되면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를 진행하게 되는데 증세가 비교적 가벼운 초기의 경우에 약물치료, 스테로이드 주사 등을 통해 비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를 해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거나 증세가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은 2~3㎝ 절개를 통해 수근관을 넓혀주는 방식인데 환자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당일 퇴원도 가능하고 수술 결과도 좋기 때문에 장기간의 비수술적 치료보다 수술적 치료를 선호한다.

손 저림을 예방하고 줄이기 위해서는 평소에 바른 자세를 갖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좋다. 특히 손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은 적절한 휴식과 스트레칭을 자주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손 저림은 목디스크, 척추디스크를 통해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체중 유지와 올바른 자세를 갖는 것이 좋다.

특히 50대 이후의 중년 여성들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급격히 감소되어 뼈와 연골이 약해져 손 저림의 다양한 원인을 제공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의를 하는 것이 좋다.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에 손 시림을 느끼는 것은 정상적인 인체 반응이지만 손끝이 하얗게 또는 검푸르게 변하는 증상이 함께 나타날 땐 병적인 손 시림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밤잠을 설칠 정도의 통증이 동반되고 심하면 손끝이 썩게 되는데 이를 ‘레이노드 증후군’이라고 한다. 혈류량이 풍부한 손가락 끝 부분에 혈액 순환이 되지 않을 경우 산소 부족으로 손 시림, 색깔 변화, 통증, 심지어 조직 괴사까지 발생할 수 있다.

예전에 손이나 손가락을 심하게 다쳤거나 루푸스(피부, 관절, 혈액, 신장 등 각 기관과 조직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자가 면역 질환) 등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나지만 원인을 모르는 경우도 적잖다. 주로 30대, 또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데, 처음에는 손가락 하나 또는 두 개의 끝 부분에서 나타나다 점차 손가락 전체로 증상이 확대된다.

또 다른 손 시림의 주요 원인인 버거씨병의 경우 담배를 피우는 40대 남자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만큼 특히 조심해야 한다. 담배의 경우 이산화탄소가 혈관의 내피 세포에 직접 독성으로 작용하거나 니코틴이 혈관을 수축하게 해 혈관 내 산소 부족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때문에 동맥경화증이 있거나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 버거씨병 가족력이 있는 경우 추울 때 손 시림, 즉 레이노드 증후군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평소 증상 관찰, 생활 습관 등으로 자가 진단할 수 있지만 가장 정확한 것은 혈관 촬영술로 진단하는 방법이다. 치료를 위해선 일상생활에서 손과 발뿐 아니라 온몸을 추위로부터 보호, 따뜻하게 해야 한다. 또 과도하거나 진동이 심한 운동을 피해야 하고 무엇보다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담배를 끊는 게 중요하다. 담배의 경우 끊기만 해도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가 있지만 하루 1, 2개비라도 피우면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치료를 위해 혈관 수축을 막거나 혈관을 확장시키는 약물을 복용하기도 하지만 효과가 검증되지는 않았다. 수술적 방법으로는 혈관 수축 신경을 찾아 혈관에서 분리하는 교감 신경 절제술, 막히거나 좁아진 혈관 내 풍선을 삽입해 혈관을 넓히는 수술이 많이 사용된다. 또 상태가 심할 경우 막힌 혈관 부위를 완전히 제거한 뒤 새로운 인조 혈관을 이식하는 수술 방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W병원 수부미세재건센터 강동호 과장은 “요즘과 같은 겨울철에 손 저림 및 손 시림으로 인해 내원하는 환자가 많이 있다”며 “특히 김장을 했거나 손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주부들이 방문을 하고 있는데 1주일 이상 손이나 손목의 저림 증세가 지속되고 통증이 쉽게 없어지지 않거나, 지속적인 손 시림과 손끝 색깔이 변하는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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