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팔지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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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25   |  발행일 2016-10-25 제31면   |  수정 2016-10-25
[CEO 칼럼] 팔지동맹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

영남과 호남이 교류를 활성화하는 데 있어 가장 크고 넓은 역할을 해야 할 광주대구고속도로가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지난해 말에 드넓게 열려 국민 모두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88고속도로로 불리던 시절, 교통사고 사망자가 한 해 평균 10명을 웃돌아 ‘죽음의 고속도로’로 불리던 광주대구고속도로가 확장 개통된 이후 현재까지 교통사고 사망자가 단 한 명도 생기지 않고 있다. 그리고 더욱 안전해지고 통행시간도 단축되다 보니 교통량도 30% 이상 크게 늘어났다. 한정된 예산 때문에 지지부진하던 확장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이처럼 크나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을 확인하니 참으로 기쁘고 큰 보람을 느낀다.

게다가 이후 광주대구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좋은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노선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함양 산삼골 동서 만남의 광장’ 한편에 ‘소통의 장’이 조성됐다. 사시사철 옷을 갈아입어 너무나도 아름다운 지리산의 비경이 한눈에 보이는 이곳에는 100석 규모의 야외 공연장도 마련돼 있어 문화공연과 지역축제가 시시때때로 열린다. 또 무등산과 팔공산 모양의 자연석 등 광주대구고속도로와 인접해 있는 영호남 8개 시·군의 특색이 잘 배어있는 전시시설이 설치돼 있다.

그리고 합천과 장수, 고령과 남원, 함양과 담양, 거창과 순창이 함께 꾸려가는 직거래장터가 주말마다 열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각 지자체가 자랑스럽게 내놓은 농산물이 직거래방식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농어민은 제값에 물건을 팔고 소비자는 싱싱하고 품질 좋은 농산물을 아주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얼마 전 이곳에서는 영호남 8개 시·군의 주민 2천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흥겨운 화합의 잔치가 펼쳐졌다. 영남과 호남의 교류가 더욱 활성화돼 국민대통합이 더욱 앞당겨지기를 염원하는 뜻으로 마련된 이 행사에서는 농민들이 올 한 해 동안 정성을 다해 키운 각종 특산물을 판매하는 직거래장터를 비롯해 어머니 손맛을 그대로 맛볼 수 있는 토속음식점 등이 여행객들의 발길을 잡았다. 판매에 나선 주민 또한 맛깔나는 음식으로 솜씨자랑을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특히 온 국민이 사랑하는 ‘KBS 전국노래자랑’의 녹화무대가 함께 펼쳐져 흥을 더했다.

그리고 더욱 의미있는 일은 이날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유지관리하는 한국도로공사와 광주대구고속도로와 인접해 있는 영호남의 8개 지방자치단체가 ‘팔지동맹(八地同盟)’을 맺었다는 것이다. 담양군, 순창군, 장수군, 남원시, 함양군, 거창군, 합천군, 고령군 등 8개 지방자치단체와 한국도로공사는 영호남의 교류를 확대하는 징검다리가 되기 위해 이 협의체를 탄생시켰다. 명칭에는 8개 지방자치단체가 ‘팔찌처럼 끈끈하게 협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제부터 ‘팔지동맹’은 각 시·군의 지역주민과 함께 발전적인 여러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옛날에는 물길이 주요 교통로였기에 섬진강을 끼고 있는 화개장터와 같은 곳이 상업의 중심지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고속도로가 그 기능을 대체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광주대구고속도로를 인연으로 뭉친 ‘팔지동맹’이 힘을 모으면 ‘함양 산삼골 동서 만남의 광장’은 화개장터와 같이 국민 모두가 즐겨 찾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그리고 팔지동맹은 영호남 화합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함양 산삼골 동서 만남의 광장’에서는 앞으로도 먹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가 넘쳐나는 다양한 축제가 펼쳐질 것이다. 영호남 주민은 물론 국민 모두가 ‘함양 산삼골 동서 만남의 광장’을 즐겨 찾고 팔지동맹에도 많은 관심과 응원이 있기를 바라며 ‘동서 만남의 광장’과 ‘팔지동맹’이 영호남 교류를 활성화하는 가교가 될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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