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낚시시대] ‘바다의 가을걷이’ 목포 갈치&주꾸미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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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9-02   |  발행일 2016-09-02 제38면   |  수정 2016-09-02
지금 목포 앞바다는 밤엔 갈치밭, 낮엔 주꾸미밭
영암·금호방조제 매일 갈치꾼 불야성
조과는 갈치 유영층 찾아내는 데 달려
초보자도 요령 익히면 30∼40마리 거뜬
봉돌과 에기를 같이 단 프리리그 채비
살살 바닥 긁어주다 묵직하면 릴 감아
마음만 먹으면 주꾸미 수백마리 ‘수확’
[김동욱의 낚시시대] ‘바다의 가을걷이’ 목포 갈치&주꾸미
목포 앞바다에서 갈치낚시를 즐기고 있는 꾼들. 저녁 7시 목포 북항에서 출항하는 목화호는 다음 날 새벽 3시까지 금호방조제 앞 바다에서 마릿수 갈치낚시를 즐긴다.

영원할 것 같던 여름 폭염도 절기 앞에는 한낱 과거형이 돼 버렸다. 가을이다. 뭍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바다의 가을도 풍요롭다. 바다에서 가을이 온다는 걸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낚시가 있다면 바로 갈치와 주꾸미낚시다.

◆ 갈치낚시…9월 중순부터는 3지짜리가 주종

목포의 가을은 갈치낚시로부터 시작된다. 매년 추석 전 시작되는 목포 갈치낚시는 영암방조제와 금호방조제에서 시즌을 맞는다. 이 시기 목포 영암호와 금호호 방조제는 갈치꾼들로 매일 불야성이다. 갈치낚싯배들은 7월 말까지의 갈치 금어기가 끝나자마자 출항 준비를 서두른다. 물론 8월 초 낚이기 시작하는 갈치는 그 씨알이 잘다. 꾼들의 은어로 ‘풀치’라고 불리는 2지(손가락 두 개 정도의 씨알)짜리가 대부분이다. 그러다가 8월 중순 이후 점점 씨알이 굵어져서 추석 무렵에는 근해에서도 3지 이상 4지 갈치가 곧잘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 8월24일 내가 찾아간 곳은 목포 북항. 저녁 7시 목포의 갈치낚싯배들이 집어등을 밝히고 출항 준비를 하고 있다. 내가 탄 배는 목화낚시에서 운영하는 목화호. 노련한 김형우 선장이 모는 목화호는 22인승으로 목포에서는 가장 큰 갈치낚싯배에 속한다.

목포의 연안 갈치낚시 포인트는 가깝다. 북항에서 30분 거리의 신안 앞바다가 주무대다. 목화호는 왼쪽 멀리 금호방조제가 보이는 적당한 포인트에 배를 고정한다. 드디어 잘게 썬 꽁치 살을 바늘에 꿴 꾼들의 채비가 일제히 수면으로 내려간다.

[김동욱의 낚시시대] ‘바다의 가을걷이’ 목포 갈치&주꾸미
갈치낚싯배 위에서 맛보는 즉석 갈치회.

10~15개의 바늘이 달린 카드채비로 깊은 수심층을 노리는 먼 바다 갈치낚시와는 달리 목포 연안 갈치낚시는 두 개의 바늘이 달린 간단한 채비로 일정한 수심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따라서 목포 갈치낚시의 마릿수 조과는 그날 갈치 유영층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잡아내느냐에 달려있다. 이날 목화호가 떠 있는 곳의 바닥까지 수심은 9~10m. 입질은 대부분 7~8m 수심층에서 들어왔다. 제법 깊은 곳에서 갈치의 입질이 집중되고 있었다. 낚여 올라오는 씨알은 2지급이 많지만 간간이 3지짜리도 섞여있다.

나는 볼락 루어낚싯대를 꺼내 지그헤드에 2~3인치 길이의 웜을 달았다. 생미끼(꽁치 살)가 아닌 갈치 루어낚시 채비다. 볼락낚시 채비를 그대로 써서 갈치낚시를 해 볼 요량이었다. 배에서 밝히고 있는 집어등 불빛이 닿는 곳까지 채비를 던졌다. 웜이 바닥에 가라앉으면 그때부터 바닥에서 1~2m 정도 띄워 릴을 감는다. 즉, 7~8m 수심층을 노리되 먼 곳부터 천천히 발밑까지 폭넓게 공략하는 거다.

서너 번 채비를 던졌을까. 발밑까지 끌어온 채비에 입질이 붙었다. 토도독~ 볼락 루어대의 예민한 초리가 흔들린다. 그러나 이때 챔질을 하면 안 된다.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갈치가 웜을 완전히 입 안으로 가져가는 순간을 노려야 한다. 이윽고 낚싯대의 허리까지 훅 가져가는 강한 입질. 걸렸다. 이때부터는 천천히 릴만 감으면 된다. 연안 갈치 배낚시는 이처럼 간단하다. 나는 이런 식으로 순식간에 5~6마리의 풀치 손맛을 즐겼다.

이날 나와 함께 배에 오른 김병석 YGF영규산업 필드스태프는 루어대 1대와 생미끼 갈치낚싯대 3대를 함께 운영하며 마릿수 조과를 올린다. 경험이 풍부한 꾼들은 이렇게 3~4대의 낚싯대로 그야말로 ‘타작’을 한다.

[김동욱의 낚시시대] ‘바다의 가을걷이’ 목포 갈치&주꾸미
꾼들의 아이스박스에 마릿수 갈치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한 번 나오면 100마리 이상은 낚을 수 있습니다. 초보자도 요령만 익히면 30~40마리는 거뜬해요.”

김 선장의 말대로 목포의 연안 갈치 배낚시는 그야말로 생활낚시다. 누구나 배만 타면 쉽게 마릿수 갈치를 낚을 수 있다. 지금이 바로 그 시즌이다.

낚싯대와 릴은 어떻게 챙겨야 하느냐고? 걱정할 것 없다. 배에 다 준비돼 있다. 낚싯대와 릴은 현장에서 빌려주고, 미끼로 쓰는 꽁치 살까지 배에 가득 실려 있다. 꾼들이 준비할 것은 약간의 바늘채비 정도뿐이다. 낚은 갈치는 배에 준비돼 있는 스티로폼 박스에 담아 역시 배에 실려 있는 얼음을 채워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원한다면 자신이 낚은 갈치로 배 위에서 바로 회맛을 볼 수도 있다. 낚은 갈치 중 서너 마리를 골라 선장이나 사무장에게 맡기면 즉석에서 갈치 회를 떠 준다.

목포 선상 갈치낚시는 오후 7시에 출항해서 다음 날 새벽 3시쯤 다시 북항으로 돌아온다. 선비는 1인 6만원.

[김동욱의 낚시시대] ‘바다의 가을걷이’ 목포 갈치&주꾸미
주꾸미낚시가 처음이라는 박선주·김선님 부부. 요령을 익히고 나자 연신 마릿수 입질을 받아냈다.

◆주꾸미낚시…마음만 먹으면 초보자도 하루 100마리

가을은 주꾸미낚시철이다. 여름 더위가 선선한 가을바람에 씻겨 갈 무렵이면 서해 바다는 온통 주꾸미낚싯배로 가득 찬다. 통상 9월부터 시작하는 주꾸미낚시는 서해안의 안면도-안흥-보령-서천-군산 일대가 주무대다. 그러나 그 시작은 역시 목포다. 목포의 주꾸미낚시는 서해 중부보다 보름 정도 빠르게 시작된다. 낚이는 씨알도 목포 주꾸미가 훨씬 굵다.

나는 밤 갈치낚시를 한 후 목포 북항 근처에서 두 시간 정도 쉬고 바로 배를 탔다. 역시 목화호. 목화호는 이렇게 밤 갈치낚시를 한 후 오전에는 바로 주꾸미낚시 출항을 한다. 주꾸미 포인트는 갈치 포인트보다 더 가깝다. 북항에서 15분 거리의 압해도 남쪽 해상이 주무대다. 압해도 남쪽 해상에는 바지락 양식장이 넓게 깔려있다. 주꾸미들의 먹잇감이 바닥에 널려 있으니 여기가 주꾸미낚시의 최적지.

오전 7시 북항을 나선 목화호는 15분 후 바지락 양식장 부근에 닿았다. 삑~ 채비를 내리라는 신호가 울린다. 10호 내외의 작은 봉돌과 왕눈이 에기를 함께 단 채비를 그대로 바닥에 내린다. 수심은 5~6m. 굉장히 얕은 포인트다.

나는 사실 목포 주꾸미낚시는 이날이 첫 경험이었다. 이때까지는 매년 서해 중부권에서만 주꾸미낚시를 했다. 이날도 처음에는 보령이나 오천, 서천권에서 주꾸미낚시를 하듯 그 채비 그대로 썼다. 맨 아래 10호 봉돌을 달고 그 위 2~3개의 가지채비에 왕눈이 에기를 단 것.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영 입질이 붙지 않는다.

김병석 프로가 이렇게 헤매고 있는 나에게 한 마디 툭 던진다.

“프리리그로 써 보세요. 프리리그.”

봉돌과 에기를 같이 달라는 소리다. 나는 얼른 채비를 바꿨다. 위에 붙어있는 가지바늘은 다 무시하고 맨 아래에만 봉돌과 에기를 같이 달았다. 그리고 최대한 바지락 양식장 가까이 채비를 캐스팅했다. 봉돌이 바닥에 닿았다. 천천히 바닥을 긁어준다. 릴을 감으면서 느끼는 압해도 앞바다의 바닥은 잔돌과 뻘이 섞여있다. 이렇게 채비를 살살 바닥에서 끌어올 때 어느 순간 봉돌의 무게보다 더 묵직한 느낌이 든다. 주꾸미가 에기에 올라탄 것이다. 한 번 살짝 챔질을 해서 에기 바늘이 주꾸미 다리에 완전히 박히면 릴을 감는다.

“여기는 밑걸림이 거의 없어요. 수심도 얕아서 다운샷(봉돌을 아래에 달고 에기를 위에 다는 채비)보다는 프리리그(봉돌과 에기가 한데 모이는 채비)가 훨씬 효과적입니다.”

김병석 프로의 말이 그제야 이해가 됐다.

한낮 햇볕이 뜨겁기도 했고, 전날 밤 갈치낚시의 피곤이 몰려왔다. 나는 선실에 들어가 자버렸다. 마릿수 욕심을 부렸다면 오후 3시까지 아이스박스 하나를 가득 채웠을 것이다.

“한 번 나오면 적어도 200~300마리는 낚아야 해요.”

김 프로의 말이 아니더라도 목포 앞바다는 마음만 먹으면 초보자라도 100마리 이상은 낚을 수 있을 만큼 주꾸미 자원이 풍부하다.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4시간 동안 내가 낚은 것만 40~50마리 정도였으니.

목포 주꾸미낚시는 이렇게 오전 7시쯤 북항에서 출항하고 오후 3시쯤 돌아온다. 갈치낚시와 마찬가지로 낚싯대와 릴은 배에 다 준비돼 있다. 꾼이 가져갈 것은 에기 몇 개와 봉돌뿐. 점심식사는 배에서 주꾸미 라면을 제공한다. 뱃삯은 1인 6만원.

▨출조 문의: 목포 목화낚시 061-284-5329, 목화호 010-3126-2251

월간낚시21 기자·penandpow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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