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사회와 경북도, 준비하면 행복합니다 <4>

  • 노진실
  • |
  • 입력 2016-08-17   |  발행일 2016-08-17 제7면   |  수정 2016-08-17
어르신 ‘끼’ 살리는 요요문화제…활기찬 노후생활 길잡이
초고령화 사회와 경북도, 준비하면 행복합니다
초고령화 사회와 경북도, 준비하면 행복합니다
요요문화제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요요문화제는 지역 어르신들의 문화축제의 장이다. <경북도 제공>
초고령화 사회와 경북도, 준비하면 행복합니다
경북도의 ‘노인복지시설·의료기관 색채디자인 조성 연구’ 책자에선 노인 관련 시설의 휴게공간 색채디자인은 자유롭고 활기찬 계열의 색상이 위주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북도 제공>

노년이 보다 신나고 품격있을 수 있을까. 최근 노년의 행복과 정서적 안정을 위한 정책이 주목을 받고 있다. 노인 정책이나 프로그램도 수요자에 맞춰 진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노년층의 활기찬 노후생활을 위해 2009년부터 ‘노인여가문화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어르신의 문화·예술적 재능을 살려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또 노인의 정신 건강과 안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문화·예술적 재능 발휘의 장
경북도 요요문화제 성공사례

휴식·치유 돕는 색채 디자인
전국 최초로 복지시설에 적용

요양병원 등엔 안전설비 설치
재난발생때 신속한 대피 도와

◆어르신이 주인공인 ‘요요 문화제’

지난 9일 경북도청 다목적공연장(동락관)이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어르신으로 붐볐다. 어르신들은 저마다 노래나 춤을 연습하기에 바빴다. 주름진 얼굴이지만 곱게 단장하니 마치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이날 이곳에선 ‘요요(YOYO) 문화제’라는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할매·할배가 신명나는 경북’을 테마로 열린 요요문화제에는 도내 각 시·군의 어르신이 참가해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선보였다. 경북도의 요요문화제는 어르신의 종합예술발표회로, 단순히 소비적인 노인여가활동이 아니라 생산적인 사회참여 활동으로 그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요요(YOYO)란 ‘Young-Old(55~75세) 세대’와 장난감인 ‘요요’를 합친 말이다. 건강, 경험, 지식이 풍부한 신(新) 노인세대가 활력과 젊음을 되찾아 행복한 노후를 보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요요문화제는 올해로 8회째 개최됐다. 경북도는 노인으로 구성된 공연단과 취미클럽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등 체계적으로 어르신의 여가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는 각 시·군 노인복지관에서 13개 팀 249명의 어르신이 참가했다. 공연 내용은 합창부터 댄스까지 다양했다. 예천군노인복지관 무리실예술단에선 고전무용을 선보였으며, 포항시노인복지회관 하트팀은 라인댄스를 춰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의성군노인복지관 어르신은 멋진 오카리나 연주를 선보였다.

봉화군노인복지관 꽃과 나비팀은 스포츠댄스를, 경산시노인종합복지관 백자합창단은 합창 공연을 펼쳤다. 어르신의 열정적인 공연에 공연장에선 연신 박수가 터져 나왔다. 김정표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경북지회장은 “어르신이 주인공인 문화행사가 많지 않은데, 요요문화제는 광역 단위 시·도에서 손꼽힐 정도로 성공적으로 추진되는 문화행사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노인복지시설에 색채 디자인 접목

노인들이 이용하는 복지시설에 색채디자인 기법을 활용한다면 어떨까. 경북도는 사람 중심 및 포용의 공간, 문제해결(치유)의 공간 창출을 위해 노인복지시설과 요양병원 등에 색채디자인 기법을 접목하기로 했다. 공간에 맞는 색채디자인 적용이 어르신의 감각 능력과 신체 및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서울 지하철 9호선과 공동주택 등에 색채디자인이 적용되고 있지만, 노인복지시설 등을 대상으로 색채디자인 기법을 도입한 것은 전국에서 경북도가 처음이다. 경북도는 우선 관련 용역을 통해 ‘노인복지시설·의료기관 색채디자인 조성 연구’ 책자를 발간했다.

책자에선 휴식, 힐링, 회복 3개 키워드를 중심으로 ‘편안하고 아늑한 내 집’ 같은 공간을 제시하고 있으며, 수요자 입장에서 공간·용도별로 배색 이미지를 선택해 희망시설에 색채를 손쉽게 가미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건축물은 자연적이고 조화로우며 세련된 친환경적 색(色)계열을, 생활실은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의 난색 계열을 추천한다. 또 복도와 로비는 밝고 개방적인 색 계열을, 휴게공간은 자유롭고 활기찬 색 계열을 추천하고 있다. 해당 책자는 노인복지시설 및 의료기관의 색채 지침서로 활용될 계획이다.

초고령화 사회와 경북도, 준비하면 행복합니다
긴급 피난 나선형 미끄럼틀. 노인시설에 화재 등 긴급 피난 상황 발생 시 대피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장치다. <경북도 제공>

◆배연창·피난미끄럼틀로 노인 안전

2010년 포항의 한 노인요양병원에서 불이 나 10명이 목숨을 잃고 17명이 부상을 입었다. 2014년엔 장성의 한 노인요양병원에서도 화재로 21명이 목숨을 잃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불이 났을 경우 대피를 못해 연기 질식에 따른 인명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요양병원이나 노인복지시설에 화재 등 재해 발생 시 자력 피난이 어려운 어르신의 신속한 대피를 지원하기 위해 경북도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안전설비를 설치했다. 배연창(排煙窓)과 긴급피난 미끄럼틀이 바로 그것이다. 2014년 노인시설에 배연창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경북도는 같은 해 일본 노인시설의 안전설비 설치·운영 현황을 확인한 뒤 배연창 도입을 적극 추진했다.

배연창은 평상시에는 환기창으로 사용하지만 화재발생 시 연기를 감지해 창문을 자동 또는 수동으로 열어 연기와 유독가스를 배출한다. 배연창을 설치하면 화재 시 복도 등의 온도를 떨어뜨리고, 연기층의 하강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게 경북도의 설명이다.

긴급 피난 미끄럼틀은 복지시설 2층 이상 공간에서 생활하는 노인의 긴급 대피 수단으로 복지시설 외부에 설치했다. 경북도는 지난해 1차 시범사업에 이어 올해 2차 시범사업으로 7개 시·군 10개 노인시설에 추가로 노인시설 안전설비를 설치한다. 경북도의 노인시설 안전설비 설치 현황을 견학한 보건복지부는 해당 사업을 올해 전국으로 확산할 방침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배연창과 긴급피난 미끄럼틀이 화재 등 발생 시 어르신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실질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획/특집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