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8명…삭발로 외친 ‘고향의 봄’

  • 석현철,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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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8-16  |  수정 2016-08-16 09:53  |  발행일 2016-08-16 제1면
908명…삭발로 외친 ‘고향의 봄’
15일 오후 성주군 성주읍 성밖숲에서 열린 ‘사드 철회 평화 촉구 결의대회’에서 5천여명의 군민이 ‘고향의 봄’ 노래를 부르는 가운데 908명이 삭발을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성주군민 ‘눈물의 사드 투쟁’
20∼70代 참여…여성도 11명
“평온했던 우리 일상 돌려달라
후손 위해 목숨 걸 각오도…”


사드배치 철회를 위한 성주군민의 결연한 의지는 뜨거운 폭염도 무색게 했다. 정부의 일방적 사드배치 결정에 뿔난 성주군민들이 광복절인 15일 사드배치 철회를 촉구하는 대규모 삭발을 단행했다.

성주사드배치철회투쟁위원회는 이날 오후 4시 성주읍 성밖숲에서 5천여명의 성주군민이 참여한 가운데 ‘사드철회 평화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에 사드배치 철회를 촉구하는 908명의 삭발식을 열었다. 이번 삭발식은 한국 기네스(한국기록원 최고 기록)에도 등재될 규모다.

삭발식에는 20~70대가 참여했고, 여성도 11명이나 됐다. 성주와 대구지역 130여명의 이·미용사가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주민 홍연옥씨(여·63·향토사연구회 회원)는 “삭발은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결의에 찬 성주군민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후손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내놓을 각오가 돼 있다. 사드배치 철회 소식이 들릴 때까지 4만5천 성주군민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삭발식이 진행되는 동안 군민들은 애국가를 부르고 ‘고향의 봄’을 합창하며 함께 눈물을 흘렸다. 더운 날씨 탓에 눈물과 땀이 범벅이 돼 군민들 얼굴 위로 흘러내렸다. 투쟁위 박효정 사무차장은 “어떠한 상황과 말도 믿어드리고 지지해드렸던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으로 돌아와 주셔서 저희들의 아픈 마음과 힘든 손을 잡아주시길 바란다”며 “잃어버린 우리의 일상을 돌려달라. 대통령께서 사드배치에 관해 민주적 절차에 따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선언해 달라”고 호소했다.

투쟁위는 삭발식을 끝내고 오후 8시부터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35일째 촛불문화제를 진행했다. 이날 예정된 성산포대에서 성밖숲까지의 인간띠 잇기 행사는 오는 27일로 연기됐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17일 오후 2시 성주를 찾아 투쟁위·군민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성주=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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