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환의 별난집 별난맛] 서문시장 야시장 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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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8-05   |  발행일 2016-08-05 제41면   |  수정 2016-08-05
즉석에서 지글지글…한여름 夜食 바캉스, 서문시장서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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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시장 야시장에 선보인 다양한 음식판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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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막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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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꼬치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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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추찜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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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보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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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볶음누들

야시장은 해외 여행지의 필수 코스다. 개성 있는 음식을 통해 그 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먹을거리는 물론 볼거리와 쇼핑까지 다양하게 갖춰져 관광객들을 설레게 하는 곳이 야시장이다.

홍콩의 몽콕야시장은 즉석에서 바로 만든,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계란빵이 유명하다. 각종 열대과일은 물론 길거리 음식을 체험하기 가장 좋은 곳이다. 흥정하는 재미가 쏠쏠한 소소한 기념품까지 있어, 매일 수만명의 관광객으로 넘쳐 난다.

미국의 뉴욕 브루클린 나이트 바자 야시장은 쇼핑과 예술 그리고 맥주와 공연무대에서 열리는 라이브 뮤직으로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유명한 곳이다.


빈대떡서 크레페까지 ‘셰프標’
동서고금 넘나드는 메뉴 격돌
65개 부스 밤마다 ‘맛의 향연’
개장 두달 만에 300만명 발길

印尼 볶음누들·베트남 짜조에
막창 본고장 40년 비법 용막창
삼겹살 꼬치구이 등 입맛 유혹
익숙하거나 낯설거나 ‘별천지’



일본 후쿠오카 나카스 강변 포장마차는 중심가의 화려한 네온 불빛을 뒤로하고 강변을 따라 형성된 빈티지한 포장마차가 명물인 거리다. 전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이 꼭 한 번은 들른다는 곳이다. 맥주와 50년 넘은 역사를 가진 라면부터 꼬치구이와 튀김어묵 등이 주를 이룬다. 일출 후 철거로 낮에는 한적한 강변에 불과하지만 밤이 되면 한잔의 술과 야식으로 여행객의 허전함을 달래주는 명소다.

이들 야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2016년 6월3일 서문시장에 대구의 명물이 될 야시장이 개장했다.

벌써 하루 수만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명소가 되었다. 개장 이후 300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평일에도 5만명 넘게 방문한다. 도시철도 3호선 서문시장역 이용객은 개장 전보다 평균 20%, 특히 토요일은 70% 가까이 늘었다고 한다. 경남·경북 등 인근 지역을 비롯해 전국에서 몰려들고 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현대적 시설과 다양한 물량공세로 전통시장은 경쟁력에서 밀려 점차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야시장 개장은 전국적 관광 명소가 될 수도 있지만 성공확률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관건은 음식 판매대의 상인과 기존 점포 상인이 서로의 영역을 지키면서 상대를 배려하는 데 있다. 판매부스의 상인들은 점포 상인들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특화된 먹을거리로 시장 밖, 나아가 전국의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기존고객을 나눠먹을 뿐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지 못한다면 야시장 개장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고객들은 빠른 변화를 요구한다. 먹을거리 매대는 특성상 변화의 속도가 빨라야 한다. 너무 많은 것이 존재하는 현재이지만, 고객들은 늘 새로운 것을 원한다. 반면 변화가 빨라질수록 전통을 더욱더 요구한다. 예전에 한번 먹어봤음 직한 메뉴를 새롭게 다르게 포장하여 만들어내는 변화의 기술도 필요하다. 또 한 가지가 신뢰다. 위해 가능성이 있는 식품은 취급하지 않아야 한다. 고객들이 안심할 수 있는 신뢰와 좋은 감정이 시장의 성패를 좌우한다.

서문시장에서는 65개의 판매부스에서 찹스테이크와 삼겹살 채소말이, 꼬면 등 현대적인 감각의 먹을거리와 녹두빈대떡, 선지국밥, 떡갈비와 같은 익숙한 음식 그리고 멘보샤, 볶음누들, 크레페 등 세계의 이색 먹을거리까지 다양하게 선보이면서 밤마다 맛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제법 솜씨 있는 셰프들에 의해 개성 있는 맛이 연출되고 있다. 서류심사, 시민평가위원심사, 전문성과 조리기법, 그리고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의 전문적 평가와 심지어 외국인 대상 글로벌 평가 등 다양한 과정을 거쳐 선발된 요리의 고수들만이 매대에 서고 있다.

즉석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모습까지 맛있는 야시장은 밤도깨비가 되어 먹어봐야 할 다양한 먹을거리로 넘쳐난다.

◆용막창= 기름을 쏘옥 뺀 돼지막창. 철판 위에 깻잎, 양파, 마늘, 부추 등 다양한 채소와 함께 볶아 매콤한 양념을 더한 동그란 막창의 색다른 맛이다. 씹을수록 고소하다. 40년 세월의 노하우로 특허까지 등록한 맛이다. 간혹 씹히는 돼지 아기집(암뽕)의 쫀득한 맛은 막창과 씹는 질감은 다르지만 입안에서 부드럽게 어우러진다.

◆꼬면·꼬깔면= 닭뼈와 닭발을 오랜 시간 고아 만든 육수에 즉석에서 삶은 면을 말아 낸다. 국물 맛이 삼계탕보다 진한 것 같다. 꼬깔면은 칼칼한 맛을 추가했다. 닭가슴살의 씹히는 식감도 제법이다. 통통한 면발이 먹는 내내 탱글탱글하다. 간장양념의 순살 찜닭은 입술을 얼얼하게 하는 매콤함이 있다. 찜닭으로 경북대 인근에서 유명한 왕추찜닭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한우 선짓국= 진하게 우려낸 육수에 큼직한 선지 그리고 삶은 시래기 듬뿍 넣은 선짓국은 국물 맛이 제법 묵직하면서 담백하다. 마늘과 고춧가루를 넣어서인지 느끼함 없는 칼칼함이 있다. 옛날 맛 그대로다. 선지 맛은 야들야들 부드럽다.

◆멘보샤= 고소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는 빵과 새우살 튀김이다. 식빵 가장자리 부분을 잘라내고 4등분하여 다진 새우에 소금, 후추로 간하고 계란까지 넣어 빵에 얹고 나머지 빵조각으로 덮어 기름에 튀긴다. 노릇노릇한 빵은 기름을 그다지 흡수하지 않았는지 바삭하다. 속의 새우 살은 탱글탱글하게 고소하다.

◆인도네시아 볶음누들= 싫지 않은 짭조름함이 있는 도톰한 면이 특징인 미고렝 볶음이다. 소스의 맛이 살짝 달짝지근하기도 하고 스파이시한 맛이 배어나기도 한다. 대표적 인도네시아 길거리 음식. 면발이 나긋나긋하고 감칠맛이 있다.

◆짜조= 라이스페이퍼인 반짱에 고기와 버섯 그리고 쌀국수를 넣고 튀겨낸 튀김 만두다. 담백하고 고소하다. 바삭한 껍질도 별미다. 베트남에서는 특별한 음식이다. 라이스페이퍼를 말 때 느슨하게 말지 않아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아 먹기에도 좋다.

◆삼겹살·양고기꼬치구이= 삼겹살을 꼬치에 끼운 고추장 양념구이다. 제법 크지만 먹기에는 딱 좋다. 캠핑 와서 먹는 맛이라고나 할까. 지방과 살의 적당한 비율이 퍽퍽하지 않고 쫀득하다. 달착지근하기도 하다. 양고기꼬치는 별도 양념 없이 소금과 향신료인 짜릿한 맛의 쯔란으로 굽는다.

◆빈대떡= 달구어진 철판 위에서 튀기는 듯한 도톰한 녹두 빈대떡. 노릇노릇한 빛깔과 고소한 냄새에 입 안에 침이 고인다. 돈이 없으면 집에 가서 부쳐 먹는 빈대떡이 아니라, 돈을 내고도 사먹어야 하는 별미다.

◆콩나물 양념오뎅= 매콤한 빨간 양념과 수북한 콩나물 그리고 어묵의 콜라보다. 마냥 매운 맛이 아니라 시원하고 맵싸한 맛이다. 아작아작 씹히는 콩나물이 제법 유니크하다. 얼마 전 모방송국 ‘생활의 달인’에 출연한 집이기도 하다. 음식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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