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박사 문제일의 뇌 이야기] 뇌과학과 교육의 만남<1>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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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25 08:02  |  수정 2016-07-25 08:02  |  발행일 2016-07-25 제17면

오늘은 지난 5월 향기박사가 대구교육청에서 마련한 ‘인공지능(뇌과학)과 교육의 만남’ 포럼에서 발제한 내용을 바탕으로, 미래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와 그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는 뇌과학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이 자리는 대구시 교육청 산하 대구교육연구정보원에서 주관한 포럼으로, 알파고로 대표되는 인공지능의 시대를 살아야 하는 우리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과연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고민하는 소중한 자리였습니다.

올 1월 WEF(세계경제포럼)에서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융합이 가져온 새로운 변화를 ‘제4차 산업혁명’이라 정의하고 미래 사회의 커다란 변화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포럼에 모인 많은 전문가들은 앞으로 5년 내 주요 15개국에서 약 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지금껏 우리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전혀 새로운 일자리 약 210만여개가 등장할 것이라 예측하였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에 따르면 그간 직업 안정성이 높다고 생각했던 전문가군이 인공지능에게는 가장 경쟁하기 쉬운 상대가 될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놀랍게도 이런 전문가군 중에는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 예로 IBM이 개발한 왓슨 같은 인공지능이 의사나 변호사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왓슨은 인지컴퓨터로 의료와 법률 분야에 특화하고자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입니다. 이미 왓슨은 의사나 변호사의 영역에서 꽤 흥미로운 성과를 달성하였습니다. 우선 의료 분야에서는 암 관련 논문분석 등에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데, 인간 과학자와 비교하여 대략 500배 빠른 속도로 논문을 분석하여 암 발병에 관련된 후보단백질을 발굴했습니다. 또 법률 분야에서는 수많은 판례를 분석하고 필요한 자료를 거의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왓슨의 완성도가 좀더 높아진다면 병원에서 수많은 의료정보를 활용하여 환자를 신속하게 진단하는 일도 가능할 것이며, 이 경우 오진의 확률도 매우 낮을 것입니다.

그럼 반대로 인공지능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은 직업군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지속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해야 하는 예술가나 산업고도화로 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된 사람들의 인지 및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이들의 정신 상태를 관리해주는 심리상담사 등은 인공지능이 단시간에 인간을 대체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렇게 비교해 보니 인간과 인공지능은 서로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조금은 다른 것 같아 보입니다.

결국 앞에서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세상에 없던 새로운 직업이란 그간 인간이 하지 않았고 아직은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분야에서 많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즉 인간의 창의성이 극도로 발휘되는 분야의 일자리가 새로 많이 생길 것입니다. 인공지능 덕분에 노동에서 자유로워진 인간은 예술이나 여가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어, 향기박사에게는 인류의 르네상스가 다시 도래할지도 모른다는 장밋빛 미래가 그려집니다.

어쩌면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그간 감히 해결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인류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창의적 인재들이 더 많이 등장할 것이란 기대도 듭니다. 지구환경 보존, 질병과 질환 극복, 대체자원 개발, 우주정복, 그리고 새로운 뇌기반 교육 패러다임 구축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선도자들이 그들이죠.

아무튼 ‘제4차 산업혁명’과 함께 우리를 찾아온 인공지능은 앞으로도 아주 오래 우리와 함께 살 것입니다. 이런 새로운 환경 변화는 그간 우리가 고민해 왔던 인간과 인간 간에 발생하는 문제를 넘어 인간과 인간, 인간과 인공지능, 그리고 인공지능 간에 발생하는 문제도 고민해야 하는 아주 복잡한 세상을 가져올 것입니다. 이런 복잡한 세상을 사는 우리 자녀들을 위해 우리 사회는 어떤 교육을 제공해야 할까요. 그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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