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환의 별난집 별난맛] 대구의 닭요리 맛집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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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08   |  발행일 2016-07-08 제41면   |  수정 2016-07-08
닭다리 잡고 더위도 잡고 …“여름엔 꿩보다 닭”
20160708
큰나무집의 ‘궁중약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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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정의 ‘삼계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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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집의 ‘해신탕’.

9억6천696만4천527마리.

작년 한 해에 국내에서 도축된 닭의 수다. 수입된 것까지 더하면 그 수는 훨씬 많아진다.

2016년 한 해 우리나라의 닭 소비량은 1인당 평균 18.3㎏으로 예상된다. 닭 한 마리 중량을 800~900g으로 치면 1인당 연간 20~23마리를 먹는 셈이다. 한국인의 닭고기 사랑은 유별나다. 닭고기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1위 이스라엘, 2위 미국, 3위 사우디아라비아다.

닭고기는 담백한 맛에 영양가까지 높아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요리에 이용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약용으로도 쓰인다. ‘비삼(飛蔘)’이라고도 한다.

우리 민족은 오랜 세월 가장 친근한 음식으로 닭요리를 즐겨 했다.

우리나라의 닭 사육 역사는 삼국유사에도 등장한다. ‘어느 날 밤 닭소리가 수풀 속에서 들려 왔기에…’라는 기록이 있다.


삼복더위 한방에 날려줄 대표 보양식
담백한 맛에 영양가 높아 약용으로도

적당한 질감의 육질에 철분 많은 다리
피로해소 탁월 메티오닌 많은 가슴살
날개는 남성 性기능장애 개선 큰 도움
모래주머니는 소화불량·빈뇨 치료약재

유황 먹인 장닭 ‘큰나무집 궁중약백숙’
인삼 품은 무항생제 영계‘연화정 삼계탕’
산·들·바다 맛 ‘감나무집 해신탕’ 별미



다른 부위보다 짙은 색의 다리에는 철분이 많고, 육질에 적당한 질감이 있다. 근육을 많이 사용하는 부위다 보니 탄력이 있고 쫄깃하여 가장 선호된다. 백색에 가까운 가슴살은 지방이 적고 담백하다. 피로해소에 탁월한 아미노산 성분인 메티오닌이 많다.

날개는 살코기는 적지만 적당한 지방이 있어 감칠맛이 탁월하다. 피부미용에 좋은 콜라겐 성분도 많다. 남성의 성기능장애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남자가 닭 날개를 먹으면 바람을 피운다’는 속설이 생겨난 것도 이 때문이다. 모래주머니(근위)는 근육으로 사각사각한 식감에 단백질 성분이 많다. 한의학에서 유용한 약재로 쓰이는 모래주머니의 내막인 ‘계내금(鷄內金)’은 입맛이 없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을 경우,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할 때 치료 약재로 쓰이고 있다.

여름 보양식으로 특히 삼복더위에는 닭요리를 최고로 친다. 요즘같이 후텁지근한 날씨에 생각나는 보양식으로 식욕을 돋우는 속살이 뽀얀 닭고기는 다양한 요리법이 있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튀겨내는 ‘프라이드’, 먹기 좋게 토막 내 매운 양념장과 고루 버무려 바특하게 끓여낸 ‘닭볶음탕’, 튀겨서 마늘이나 고추 등 양념을 넣고 여기에 간장 또는 물엿 등을 넣고 조리거나 볶아서 견과류를 얹은 ‘닭강정’, 닭육수를 차게 식혀 식초와 겨자로 간을 한 다음 살코기를 잘게 찢어서 먹는 ‘초계탕’, 안동에서 출발한 푸짐한 양이 일품인 ‘찜닭’, 800~900g의 중닭을 찹쌀, 마늘, 인삼 등을 넣어 푹 끓인 ‘백숙’, 400~500g의 영계의 배를 가르고 그 안에 인삼, 찹쌀, 마늘 등을 넣고 뚝배기에 바글바글 끓여 내는 ‘전통 삼계탕’과 전복 등 해산물이 들어가는 해물삼계탕, 누룽지삼계탕, 들깨삼계탕, 된장삼계탕, 카레삼계탕, 반계탕, 닭가슴삼계탕 등 퓨전 삼계탕이 있다.

우리 지역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다른 집과 차별화된 맛과 조리법으로 인기몰이 하는 특색 있는 닭요리 맛집 세 곳을 소개해 본다.

◆ 큰나무집(궁중약백숙)

‘궁중약백숙’으로 전국에 명성을 날리는 집이다. 전래되는 중국의 궁중비법에 의해 조리된다. 맛과 향이 다른 특허 받은 유황 먹인 장닭을 쓴다. 토종닭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아미노산과 육질 그대로다. 불포화 지방산과 고소한 맛으로 우리 입맛을 사로잡는 올레인산과 필수 아미노산이 함유된 닭 자체만으로도 명품이다.

비교적 껍질이 얇고 지방이 적다. 육질이 쫄깃쫄깃하다. 장닭을 잘 다듬어 통째로 압력밥솥에 넣고 인삼·대추·생강을 기본으로 당귀, 천궁 등 별도의 24가지 한약재를 추가해 약효가 고기의 조직 속으로 충분히 스며들게 삶아낸 다음 손님상에 내기 전 찹쌀, 율무, 녹두, 찰수수, 흑임자, 호두, 은행, 잣 등을 넣어 다시 끓여낸다. 약재를 넣고 끓여 자칫 특유의 냄새 때문에 거부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약재 냄새는 전혀 나지 않는다. 식어도 기름기가 별로 감지되지 않는다. 맛도 담백하면서 깔끔해 여성에게 인기가 더 좋다. 퍽퍽할 것 같은 가슴살까지 닭다리살처럼 쫀득하다.

고기를 먹고 나면 압력밥솥째로 준비된 죽이 나온다. 죽은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지만 입맛을 잃기 쉬운 초여름 보양식으로도 그만이다.

잘게 썬 호두 등 견과류 씹히는 감촉이 고소한 맛을 더한다. 이 집의 별미 중 별미는 사각 스테인리스강 그릇에 담아내는 백김치다.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백김치를 2개월 정도 저온숙성시켜 낸다. 연하게 젓갈이 들어갔지만 담백하다. 배추의 아삭함과 깊은 맛이 우러나는 국물 맛은 상큼한 사이다맛이다. 자연을 닮은 짜지 않은 장아찌도 일품이다.

▶예약전화: (053)793-2000
▶위 치: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우록길 24
▶영업시간: 오전 10시30분~밤 9시
▶휴 무: 없음
▶주차시설: 자체


◆ 연화정(삼계탕)

걸쭉한 국물에 영계 한 마리에 인삼까지 품은 삼계탕. 외국인 접대에 부담 없는 메뉴다. 본연의 맛에 충실한 전통적인 삼계탕집이다. 이 집 삼계탕 한 그릇을 들고 나면 왠지 건강해지는 것 같고 한여름 무더위도 겁나지 않는다.

48일 정도 자란 키토산을 먹인 무항생제 인증 약닭만 쓴다. 국물이 너무 걸쭉하지 않고 중간 정도다. 영계를 잘 손질하여 인삼, 찹쌀, 마늘, 대추 등을 배 속에 채워 넣고 얌전하게 다리를 서로 끼운 다음 깊은 맛을 내기 위해 한꺼번에 큰 솥에 50~60마리의 닭이 푹 잠기도록 물을 붓고 센 불로 끓이다가 한소끔 끓으면 불을 줄여 국물이 충분히 우러나게 푹 무르도록 삶는다. 뼈가 쑥쑥 빠져나올 정도로 부들부들하게 삶겼다. 손님상에 낼 때는 먹는 내내 식지 않도록 뚝배기에 한 번 더 바글바글 끓여 낸다. 국물 맛이 입에 착착 달라붙지만 오히려 시원하다는 느낌이 든다. 영계의 육질은 쫀득하다. 퍽퍽할 것 같은 가슴살까지도 쫄깃하다. 토실한 닭다리의 하얀 속살은 제법 닭의 살 맛이 난다.

10년 넘은 간수를 뺀 천일소금을 쓰지만 소금 간을 적게 하는 편이다. 소금 간을 앞세우면 고유의 맛이 줄어들고 고소한 맛이 덜하다고 한다. 큼직한 전복을 넣은 전복 삼계도 이 집의 인기메뉴다.

▶예약전화: (053)384-9982
▶위 치: 대구 북구 유통단지로 8길 21-19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
▶휴 무: 없음
▶주차시설: 가게 앞 공영주차장 무료


◆ 감나무집(해신탕)

주옥같은 식재료가 어우러진 해신탕 전문점이다. 탱글탱글 씹히는 맛의 문어 한 마리, 담백하면서 촉촉한 가리비와 바지락, 오돌오돌한 식감의 오동통한 전복, 백합의 하얀 속살은 쫀득하다. 달달한 맛의 새우, 육질이 쫄깃한 닭은 구수한 맛이다. 한 그릇에 산과 들 그리고 바다를 죄다 모아놓은 것 같다. 바다의 신만 먹는다는 해신탕이다.

압력밥솥에 황기, 둥굴레, 엄나무, 당귀 등 15가지 약재로 육수를 빚는다. 토종닭만 쓴다. 토종닭인 우리맛닭은 국립축산과학원에서 15년에 걸쳐 옛날 문헌에 나오는 맛에 가장 가깝게 연구 복원한 닭이다.

닭과 오리 중 하나를 선택하면 나머지 곁재료는 비슷하게 매칭된다. 닭을 1차로 푹 고아 국물과 함께 바닥이 넓은 냄비에 담고, 수족관에 살아 있는 해산물을 넣고 테이블에서 한소끔 더 끓여 예쁘게 손질하여 접시에 가지런히 담아낸다. 보기만 해도 보양이 절로 되는 기분이다.

조리과정에 간을 전혀 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재료 자체에서 약간의 간이 되기 때문이다. 백숙과 수족관에 살아 있는 싱싱한 해산물의 만남이다. 살짝 익힌 해산물, 그리고 구수한 국물과 닭을 먼저 먹는다. 남은 국물에 해바라기씨·호박씨·찹쌀·녹두를 넣어 만든 죽도 별미다. 현대적 감각의 실내외 분위기에 개별실과 입식과 좌식이 골고루 갖춰져 있는 집이다.

▶예약전화: (053)756-7755
▶위 치: 대구 수성구 동대구로80길 24
▶영업시간: 오전 11시50분~밤 9시50분
▶휴 무: 없음
▶주차시설: 자체

음식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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