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낚시시대] 여름 배스낚시 핫 테크닉, 버징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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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08   |  발행일 2016-07-08 제40면   |  수정 2016-07-08
“마름 그늘서 쉬며 먹잇감 노리는 배스를 자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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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현씨는 프로그를 사용하다 섀드웜으로 바꿨다. 배스가 꼬리만 물고 늘어지자 다시 쇼트테일 웜으로 교체해 첫 배스를 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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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밥 사이를 뚫고 나와 노싱커를 공격하는 배스. 여름 한낮에 즐기는 버징은 체력 소모가 심하고 여러모로 고된 낚시다. 하지만 이런 호쾌한 공격을 눈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게 버징의 큰 매력이다. 작은 사진은 버징에 주로 쓰이는 채비들. 왼쪽부터 프로그, 섀드테일 웜 노싱커 리그, 쇼트테일 웜 노싱커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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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름밭을 향해 노싱커 채비를 캐스팅하는 임동현(왼쪽)·박선민씨. 버징은 한여름 무더위와 정면승부 하는 이열치열의 터프한 낚시다.

여름 배스낚시, 톱워터 낚시가 여름밤을 주름잡는 낚시라면 낮에는 뭐니 뭐니 해도 ‘버징(Buzzing)’이다. 버징은 부처꽃과에 딸린 한해살이풀인 마름이나 개구리밥 등의 부유 수초로 덮인 수면을 루어로 ‘긁어서’ 배스의 공격을 유도하는 것이다. 찌는 듯한 더위와 정면으로 맞서는 이열치열 낚시다. 하드베이트(Hard bait·단단한 플라스틱 재료나 금속, 철사를 이용해 만든 루어. 소프트베이트보다 무겁고 물속 저항을 많이 받기 때문에 힘이 좋은 미디엄~미디엄헤비 베이트캐스팅 낚싯대를 많이 사용함) 톱워터 낚시에 비해 액션과 운용이 단순하다. 그러나 버징도 자세히 뜯어보면 적지 않은 이야깃거리가 숨어 있다. 루어낚시 전문꾼 임동현·박선민씨와 함께 전북 곡성 옥과천에서 버징의 테크닉과 팁을 알아봤다.

‘루어’ 전문 2人과 곡성 옥과천서 채비
사람보다 더 직사광선에 예민한 배스
더위 피난처 나무밑·수초속이 포인트

수초에 루어 마찰로 진동·소음 일으켜
배스의 공격 유도 ‘韓 개발 기법’ 버징
프로그 사용땐 긴 비거리·넓은 탐색 가능


◆버징의 의미와 유래

한여름 따가운 햇살과 자외선이 부담스럽기는 배스도 마찬가지. 오히려 사람보다 더 예민하게 직사광선에 반응하는 게 배스다. 그래서 배스는 한여름 낮에는 햇빛을 피할 수 있는 바위틈이나 나무 밑, 그리고 수초 속으로 숨는다.

한국의 저수지에 흔히 자생하는 마름은 배스에게 훌륭한 더위 피난처다. 그런데 배스가 더위를 피하기 위해 숨는 여러 은신처 중에서도 도보로 접근하기 가장 쉬운 곳이 바로 마름밭이다. 마름밭은 연안에 가깝고, 규모가 작은 저수지에 주로 자라기 때문이다. 이런 연안 가까운 곳의 수초밭 표면을 노싱커 채비나 프로그로 긁어 진동과 소음을 발생시켜 수초 밑에 숨은 배스의 공격을 유도하는 기법이 버징이다.

버즈(Buzz)는 윙윙거리는 소리, 삐익~ 하고 울리는 전기 벨소리를 일컫는다. 그 밖에도 여러 의미가 있지만 가장 널리 쓰이는 뜻은 바로 진동 소리다. 하지만 엄밀히 단어의 의미를 따져 보면 버즈와 버징은 서로의 뜻이 맞지는 않는다. 오히려 버즈베이트를 운용하는 낚시가 버징에 가깝다. 그러나 버즈베이트 낚시를 ‘톱워터 낚시’라 부르는 꾼들은 많아도, 버징이라 부르는 꾼들은 적다.

수면을 덮은 수초대에 루어를 마찰시켜 소리와 파동을 만들어 내는 게 버징의 주요 액션이다. 액션의 형태를 영어단어로 묘사한다면 버징 낚시는 버징이 아닌 ‘스크래칭(Scratching)’ 또는 ‘스크래핑(Scraping)’이 맞다.

그렇다면 왜 이런 엇박자가 생긴 걸까? 임동현씨에게 그 이유를 묻자 전혀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버징은 본고장(미국)에서 들어온 기법이 아니에요. 한국 배스꾼들이 개발한 기법이지요.”

버징은 한국의 필드 여건과 낚시 환경에 맞춘 기법이라는 거다. 그런데 대부분의 배스낚시 용어가 영어이다 보니, 단어의 의미가 약간 어긋남에도 불구하고 ‘콩글리시’식으로 이런 명칭이 붙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할 뿐이다.

“보팅이 주류인 미국의 낚시 환경에 비해 한국은 필드 규모가 작고 보팅 인프라도 충분치 않아서 워킹 낚시가 주류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저수지에 마름이 자라죠. 워킹으로 저수지에 자란 빽빽한 수초대를 공략하려다 보니 노싱커 채비를 수초 위에 캐스팅해서 수초 위를 긁는 낚시가 생긴 거죠.”

임씨의 설명이다.

보팅이라면 수초대에 바짝 근접해서 수초 구멍 사이로 채비를 집어넣을 수 있다. 그러나 워킹은 다르다. 움직일 수 있는 폭이 제한돼 있으므로 한 번의 캐스팅으로 넓은 범위를 탐색하는 게 효율적이다. 그래서 ‘캐스팅 후 수초 긁기’라는 패턴이 정립된 것이다.

◆톱워터 낚시와의 차이점

버징은 수면 근처에서 액션이 이루어진다. 시각적인 자극보다는 소리와 진동으로 배스를 자극해 공격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버징 역시 톱워터 낚시와 기본 개념이 같다. 이 기본 개념만 따지고 보면 버징은 톱워터 낚시의 범주 안에 포함시켜도 무방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버징과 톱워터 낚시는 구분해서 별개의 기법으로 취급하고 있다.

버징과 톱워터 낚시는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이 더 많다. 그러나 몇 가지 차이점을 짚어볼 수는 있다.

톱워터 낚시는 하드베이트 자체의 래틀음, 또는 포퍼의 머리 부분에서 발생하는 물보라 소리 등 하드베이트 자체의 구조로 소리와 진동을 발생시킨다. 그리고 스틱베이트 사용 시 ‘워킹 더 도그(Walking the dog)’라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버징은 루어와 수초의 마찰로 소리와 진동을 발생시킨다. 액션이 톱워터 낚시의 그것보다는 많이 단순하다. 그리고 톱워터 낚시는 밤에 유리하고, 버징은 낮에 유리한 기법이다.

◆버징에 적합한 포인트

버징의 주요 포인트는 수면이 마름이나 개구리밥 같은 부유 수초로 뒤덮인 곳이다. 그러나 마름으로 뒤덮인 곳이라고 해서 모두 버징에 적합한 곳은 아니다. 버징은 배스가 수면까지 수초를 비집고 올라와 루어를 공격해 줘야 하기 때문에 수초 사이에 빈 공간이 있는 곳이라야 한다. 만약 수초가 빈틈없이 빽빽하게 수면을 메운 포인트라면 버징보다는 펀칭이 효과적이다.

◆버징에 사용하는 루어

버징 하면 떠오르는 채비가 바로 섀드 웜 노싱커 채비다. 상당수의 꾼들이 섀드 웜을 ‘버징 전용 웜’으로 인식할 정도로 섀드 웜은 버징에 보편적으로 쓰인다. 때에 따라 다른 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섀드 웜을 사용할 때, 특히 배스가 꼬리 끝만 물 때에는 쇼트 테일 웜이 효과적이다. 단, 섀드 테일이든 쇼트 테일이든 두툼하고 무거운 웜을 써야 한다.

버징을 할 때 노싱커 채비를 가장 많이 쓰기는 하지만 아무리 무거운 웜을 쓴다 해도 비거리의 한계는 어쩔 수 없다. 워킹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멀리 캐스팅해야 할 때가 있는데 버징이라면 이때 프로그를 사용한다.

프로그는 버징에 사용하는 어떤 채비보다 긴 비거리를 자랑한다. 배스낚시용 프로그 제품이 따로 있다. 구입한 제품 그대로 쓰기보다는 쇠구슬을 안에 넣어 무게를 추가하거나 스커트를 꼬리에 다는 등 약간 개조를 해서 많이 쓴다. 프로그는 비거리가 길고 탐색 범위가 넓다는 장점이 있지만 노싱커에 비해 훅세트 확률이 떨어지는 게 흠이다.

월간낚시21 기자·penandpow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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