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후에 자주 더부룩하거나 불편하면 기능성 소화불량”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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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10  |  수정 2016-05-10 08:00  |  발행일 2016-05-10 제21면
[전문의에게 듣는다] 기능성 위장관질환
“식후에 자주 더부룩하거나 불편하면 기능성 소화불량”
계명대 동산병원 소화기내과 박경식 교수

검사해도 원인을 알 수 없고 종류도 다양
잦은 설사·복통 있으면 ‘과민성 장증후군’
스트레스 받으면 악화…무기력증 등 동반
내시경 검사로 기질적 질환 우선 확인을


일반적으로 질환은 기질적 질환과 기능성 질환으로 분류된다. 기질적 질환은 대체적으로 육안 소견이나 각종 검사를 통해 분명한 원인을 알 수 있는 질환인 반면, 기능성 질환에서는 뚜렷한 원인을 규명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기능성위장관질환은 오심, 구토, 복통, 소화불량 등 다양한 소화관 관련 증상이 뚜렷한 기질적 원인 없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매우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대표적인 질환이 기능성 소화불량과 과민성 장증후군이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식후불편감증후군과 심와부동통증후군으로 나뉜다.

식후불편감증후군은 정상적인 식사 후에 불편감이나 조기 포만감이 적어도 1주일에 수차례 있으면서 이 증상을 설명할 만한 다른 기질적 질환이 없는 경우 진단한다.

심와부는 흉골 바로 아래쪽 명치 부위인데 심와부동통증후군의 경우 심와부 통증이나 열감이 적어도 주 1회 이상 간헐적으로 있고, 이는 다른 위장관 기능성질환의 범주에 들지 않아야 하고 통증이 심와부 외의 다른 부위로 퍼지지 않아야 한다. 우리나라처럼 위암의 유병률이 높고 내시경 비용이 저렴한 경우 우선적으로 내시경을 시행해서 위암이나 위궤양 등의 기질적 질환을 감별하는 것이 좋다.

40세 이상에서 2년마다 시행하는 국가암 검진에도 내시경 검사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반드시 시행받기를 권한다.

“식후에 자주 더부룩하거나 불편하면 기능성 소화불량”

기능성 소화불량에 비해 과민성 장증후군은 배변과 관련 있는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기능성 위장관질환이다. 장에 염증· 궤양 또는 종양 등 육안으로 관찰되는 이상 소견 없이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은 있지만, 대변을 보고 나면 좋아지거나 변비나 설사 등 배변 횟수의 변화나 대변 굳기의 변화가 동반되어 발생하는 장의 만성적인 기능 장애를 의미한다.

이외에도 대변에 미끈미끈한 거품 같은 점액이 나오거나, 변비와 설사의 반복, 먹지 않아도 배부른 것 같고 가스가 찬 느낌, 대변을 볼 때 힘이 많이 든다거나, 갑자기 대변이 심하게 보고 싶다거나 하면 일단 의심해볼 수 있다.

이런 증상들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악화되며 소화관 증상 외에도 무기력, 불면, 근육통, 빈뇨 및 급박뇨, 야간뇨증, 잔뇨감, 구취감, 조기 포만감, 성교통 등이 잘 동반된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특정한 내과 질환이라기보다는 정신 상태와 내장 기능의 부조합에 의해 발생하는 증상들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어려서부터 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왔거나 특정한 음식물 섭취 후 심한 장염에 걸려서 고생하였거나 특정한 음식 복용 후 소화 장애로 고생한 경험이 있는 사람의 장은 신경계나 호르몬계를 통해 작은 자극에도 과도한 반응을 보이는 민감한 상태가 된다. 이후에도 비슷한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면 장 운동이 과도하게 증가하거나 장을 지배하는 신경이 쉽게 자극을 받아 증상이 생긴다.

진단은 기질적 질환들을 배제하고 직장 내시경 검사 또는 대장 내시경 검사, 혈액검사, 분변검사, 갑상선 기능검사 등을 공통적으로 시행한다. 증상에 따라 직장항문 기능검사, 대변 배양검사 등 몇 가지 추가적인 검사를 하게 된다.

특히 50세 이후에 처음 증상이 발생한 경우나 증상이 점점 심해지는 경우,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 체중감소가 있는 경우, 배변 시 출혈이 있는 경우, 기름기가 둥둥 뜨는 대변을 보는 경우 등은 기질적 소화관 장애가 있을 가능성이 훨씬 크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환자들은 자신의 증상이 암이나 기타 심각한 질환이라는 잘못된 확신을 갖고 불안해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문가를 찾아 심각한 기질적 질환이 없음을 확인하는 순간 증상이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흔히 있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스트레스 상황과 밀접하기 때문에 가급적 스트레스 상황을 피하고,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어떤 상황에 반응할 때 조금 더 여유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특정 음식물 섭취라든가 기타 증상이 나타나는 상황 전후를 기록하면 증상을 유발하는 상황 자체를 회피함으로써 발생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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