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호순의 정신세계] 신경전달 물질과 정신 약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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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4-05 07:53  |  수정 2016-04-05 07:53  |  발행일 2016-04-05 제19면
[곽호순의 정신세계] 신경전달 물질과 정신 약물
<곽호순병원 원장>

뇌를 이루고 있는 가장 작은 단위의 세포를 ‘뉴런’이라고 한다. 뉴런은 수많은 팔을 가지고 있는데 이 팔을 이용하여 다른 뉴런과 많은 정보를 주고받는다. 이것이 바로 뉴런의 신호전달 방법이고 이때 생화학적인 물질을 사용한다. 이 생화학적인 물질을 우리는 ‘신경전달물질’이라 부른다. 이 신경전달 물질들이 인간의 마음을 조절한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도파민은 생각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신경전달 물질이다. 이 도파민이 과다 활성화되면 생각의 혼란이 오고 그 혼란이 심해지면 바로 망상 같은 심각한 사고장애가 오는 것으로 이론되어 있다. 도파민은 또한 쾌락이나 즐거움을 느끼는 신경전달 물질이기도 하다. 우리가 걱정하는 심한 사고장애인 조현병은 바로 도파민의 과잉활동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렇다면 이 도파민의 활성을 억제 할 수 있는 물질이 있다면? 바로 조현병의 치료제가 될 것이다. 지금 많은 항정신병 약물은 바로 이 도파민의 활성을 억제시키는 방법으로 조현병을 치료한다.

세로토닌은 기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 물질로 알려져 있다. 뉴런 간의 관계에서 세로토닌의 활성이 적으면 우울증이 온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것의 활성을 높여 줄 수 있다면 우울한 기분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이것이 바로 항우울제의 역할이다. 항우울제는 바로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막아주는 방법으로 활성을 높여서 우울을 치료하고자 하는 약물이다.

가바(GABA)는 불안을 억제하는 신경전달 물질이다. 가바가 적으면 불안이 나타난다. 불안은 초조감, 긴장감, 걱정, 불면증 같은 증상을 동반한다. 그래서 가바의 활성을 높여주는 약물은 바로 불안을 치료하는 약이 될 수 있다. 흔히 진정제 혹은 신경안정제라 불리는 수많은 항불안제가 바로 가바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수면을 도와주는 약물도 이런 기전을 이용한다. 아마 정신약물 중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고 또 오남용의 위험성이 가장 높은 약물이 바로 이 항불안제일 것이다. 그만큼 불안에 고통받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은 기억과 학습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신경전달 물질이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바로 이 아세틸콜린이라는 물질이 적게 활동하는 병이기도 하다. 뉴런 간의 아세틸콜린의 활성을 높여주면 기억력이나 학습능력이 좋아질 것이다. 만약 이런 약물이 있다면 그것은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바로 공부 잘하는 약이 될 것이므로. 학생이라면 누구나 이 약을 먹으려 들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은 아세틸콜린의 활성을 높여주는 약은 없다. 현재 사용하는 치매치료제인 인지 기능 개선제는 아세틸콜린이 적게 분해되도록 작동한다. 아직은 치료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정신 약물은 과학이다. 아무렇게나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약마다 작동 기전이 있는 뇌 과학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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