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이방인 번역 오류 바로잡다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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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3-19   |  발행일 2016-03-19 제16면   |  수정 2016-03-19
소설 이방인 번역 오류 바로잡다
카뮈로부터 온 편지//이정서 지음/ 새움/ 372쪽/ 1만4천200원

표절파문이 지난해 한국문단을 들썩이게 한 것에 이어 이번에는 번역 오류 문제가 제기됐다. 최근 발표된 장편소설 ‘카뮈로부터 온 편지’의 저자 이정서는 소설 형식을 빌려 한국인이 알고 있는 카뮈의 소설이 최초의 번역 오류로 인해 잘못 전달됐음을 폭로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의 독자들은 카뮈의 대표작 ‘이방인’에서 뫼르소의 살해동기가 ‘태양빛이 너무 찬란해 총을 쐈다’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저자의 견해는 뫼르소는 강렬한 태양 때문이 아니라 아랍인의 칼날에 비친 햇빛이 위협적이어서 정당방위로 첫 발을 쏜 것이라는 입장이다.

저자는 “뫼르소가 총을 쏜 가장 큰 이유는 ‘눈을 찌르는’ 칼날 때문인 것이다. 그 번쩍이는 칼을 든 사람은 앞에서 친구(레몽)를 잔인하게 찔렀던 바로 그 위험한 사내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 바로 정당방위인 것이다”(208쪽)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미 2014년에 ‘이방인’의 오역을 지적하며 새로운 번역서를 내놓아 학계에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에는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의 시공간적·존칭 개념을 바로잡아 차별화된 번역을 선보였다. 그가 기성문단이 가진 오류를 지적하는 것은 그리 녹록지 않은 작업이었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책을 발간하기까지 힘이 되어 준 SNS 친구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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