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은 없다’ 지역본사 프랜차이즈] 미식주 CEO 이경숙

  • 이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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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3-12   |  발행일 2016-03-12 제12면   |  수정 2016-03-12
본사대표가 직접 투자가맹점 안정성 높였다
본사만 배불리는 업계 관행 탈피
모범 점주에 타지점 지분 주기도
새벽시장 등 100여곳 매장 관리
대구 달성군의 소스제조시설서
전국에 하루 평균 2.5∼3t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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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식주의 프랜차이즈 브랜드 ‘새벽을 여는 시장 사람들’ 전경과 내부 모습. 성실함과 활력이 느껴지는 시장의 모습을 재현해 편안하고 재밌는 인테리어로 꾸며졌다. <미식주 제공>
지난 9일 밤, 대구시 동구 신천동에 위치한 ‘새벽을 여는 시장 사람들’을 찾았다. 직장인과 대학생 등 다양한 계층이 삼삼오오 모여 이 업소의 테이블을 채우고 있었다. 옛 시장을 떠올리게 하는 장식물과 벽화, 조명이 편안하고 재미있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올해 새로 내놓은 ‘문어튀김·떡볶이’ 메뉴를 주문했다는 신모씨(40)는 “회·숙회 등 해산물부터 퓨전포차요리, 튀김, 탕요리 등 메뉴가 다양해 직장동료나 가족과도 오기에 부담이 없다”며 “대구지역 어디에서든 찾아볼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새벽을 여는 시장 사람들’(이하 새벽시장)은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주>미식주의 대표 브랜드다. 다(多)브랜드 전략으로 새벽시장뿐 아니라 소주호프 또친, 단홍갈비, 생삼겹살 전문점 꽃바람솔내음, 육회 샤부샤부 전문점 육앤샤, 밥장인 돼지찌개 등 6개 브랜드와 제휴해 컨설팅, 소스 제조를 맡고 있다.

미식주는 2012년 설립된 이후 전국에 새벽시장 60여곳과 제휴 브랜드 40여곳의 매장을 관리하고 있다. 2015년 본사를 대구 동구에서 달성군 다사읍 세천리로 옮기면서 소스제조시설을 구비했고, 하루 평균 2.5~3t의 소스를 만들어 전국 매장에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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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미식주 본사에서 만난 이경숙 CEO(55)는 이같은 소스제조시설을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입구에 준비된 위생가운과 모자, 신발 덮개를 착용하고, 두개의 문을 차례로 열고 들어가자 깔끔하게 정돈된 제조시설이 눈에 들어왔다. 냉동창고에는 60여종의 소스가 상자에 담겨 납품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재우 미식주 경영지원팀 부장은 “매장마다 사용량을 분석해 보관기간이 20일을 넘지 않도록 한다”며 “직접 제조하다보니 점주에게 저렴하고 좋은 품질의 소스를 제공할 수 있고, 이는 경쟁력과 직결된다. 가맹관리팀과의 소통·협업이 잘 이뤄져 점주의 건의사항도 바로 반영되도록 한다”고 말했다.

미식주의 경영철학은 ‘뭉치면 산다’다. 본사와 가맹점의 협동조합 체제로 쌓은 두터운 신뢰가 프랜차이즈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는 원동력이 됐다는 것.

이는 흔히 ‘본사만 배불린다’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관행을 탈피한 것이다. 가맹점주가 업소를 잘 운영한다고 평가되면 다른 가게의 지분을 주기도 한다. 점주 모두 회사 주주로 주인 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 CEO는 “프랜차이즈의 주인이라는 마인드를 심어주다보니, 이직 등 인력 이탈이 사라지고 자산관리의 안정성이 더해진다. 또 본사 대표도 자본금 일부를 직접 투자해 신뢰성과 자신감을 주고, 리스크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CEO는 11년간 프랜차이즈업에 종사하면서 탁월한 영업 수완으로 전국에 이미 정평이 나 있다. 대구의 한 섬유공장에서 근무하다 서부정류장 인근의 ‘청송얼음막걸리’를 인수했고, 우연찮은 기회로 전라·광주 지사권을 확보하면서 연고없는 호남지역으로 가게 됐다. 6개월간 고전했지만 그만의 친화력으로 3개월 만에 전라·광주지역에만 매장 40여개를 확장했고, 유명 인사로 떠올랐다.

그는 이후 룸식 소주방인 ‘꾼노리’ 브랜드를 만들어 전국에 매장을 퍼뜨렸고, 마침내 2012년 5월 부산에서 포차 브랜드인 새벽시장을 시작했다. 대구 태생의 이 CEO는 3개월 뒤 대구로 본사를 이전했고, 16개월 만인 2013년 말까지 전국에 30여개의 매장을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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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CEO는 무엇보다도 점주로서 준비된 마인드를 강조했다. 프랜차이즈의 핵심 키워드 중 입지조건과 브랜드는 본사의 상권분석, 조언으로 보완될 수 있지만 점주 마인드는 본인이 직접 실천으로 옮기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이 CEO는 “가끔 ‘본사가 다 해줄 것’이라는 마음으로 상담하러 오는 이들을 보면 안타깝다. 또 자본금이 저렴한 것만 찾다보면 실패로 이어지기 쉽다”고 했다.

새벽시장 창업비용(점포 임차비용, 별도 공사비용 제외)은 매장면적 133㎡ 기준으로 9천여만원이다. 이 CEO는 “한동안 외식업체에서 포차가 유행하다 한순간에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엄격한 품질관리로 살아남았다. 매년 분기별로 끊임없이 메뉴를 개발, 교체하는 등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프랜차이즈 전문 업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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