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원장의 약초 산책 - 자화지정] 씹다버린 꽃을 감았더니 동생의 아픈 손가락이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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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3-08 08:13  |  수정 2016-03-08 08:13  |  발행일 2016-03-08 제21면
[박종현 원장의 약초 산책 - 자화지정] 씹다버린 꽃을 감았더니 동생의 아픈 손가락이 나았다



제비꽃을 자화지정(紫花地丁)이라 하는데, 제비가 돌아오는 삼월 삼짇날 자색 꽃이 핀다. 꽃송이 뒤에 튀어나온 꿀주머니가 오랑캐 뒷머리와 닮아 오랑캐꽃이라고도 부른다. 못 같은 줄기가 땅에 박힌 듯하여 자화지정이라고도 한다. 꽃이 노란 민들레는 황화지정이다. 상형문자인 정(丁)자는 못(釘)의 모양이며, 줄기 위에 잎이 무성한 초목의 형상으로도 해석된다. 자화지정의 새순은 나물과 튀김으로 식용하며, 꽃은 설탕에 절여 차로도 음용한다.

옛날 어느 고을에 걸인 형제가 살았다. 낮에는 구걸을 하고 밤에는 산속 빈집에서 지냈다. 어느 날 동생이 생인손을 앓았다. 손가락 끝이 욱신거리면서 쑤시고 벌겋게 부어올랐다. 손톱 옆은 곪아터져 심하게 아팠다. 형은 동생을 데리고 약방을 찾았다. 그러나 약방주인은 형제의 남루한 행색을 보고는 문전박대했다. 몇 군데 약방을 더 찾았으나 마찬가지였다.

할 수 없이 빈집으로 돌아오면서 풀밭에 주저앉아 한숨지었다. 마침 주위에는 자색 꽃들이 만발했고 형은 꽃을 따서 입에 넣었다. 씹어보니 맛이 씁쓸해서 손바닥에 뱉어냈다. 그때 동생이 손가락이 불타는 것 같다고 소리쳤다. 형이 주위를 둘러보니 물도 없고 해서 우선 뱉어낸 꽃잎으로 동생의 손가락을 감싸주었다. 얼마 후 신기하게도 동생이 편안해 하면서 통증이 사라졌다고 했다. 형은 꽃잎에 약효가 있음을 눈치채고 그 풀을 뽑아 빈집으로 돌아왔다. 꽃잎은 으깨어 손가락에 붙이고 풀은 달여서 동생에게 먹였다. 며칠 뒤 동생의 생인손은 씻은 듯이 나았고, 그 풀을 자화지정이라 이름 지었다. 형제는 구걸을 그만두고 생인손을 앓는 많은 사람을 치료해주면서 살았다. 자화지정은 소염 배농작용이 있어 화농성 질환에 유효하다. 더불어 해열, 해독, 항균, 진통작용이 있다. 종기나 부스럼 치료와 피부의 발진, 발적, 발열증상에 쓴다. 맛은 쓰고 성질은 차다. <제생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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