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적십자회비의 ‘재발견’

  •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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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2-26  |  수정 2015-12-26 07:25  |  발행일 2015-12-26 제2면
메르스 자가격리자에 구호 물품 제공…감염 확산 막는데 일조
경북, 적십자회비의 ‘재발견’
지난 9월 영천 화학물질 유출사고 당시 경북적십자사 봉사원들이 긴급 구호활동을 펴고 있다.
<경북적십자사 제공>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적십자회비, 1년에 한 번이면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전할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해 전국이 공포에 휩싸였을 당시 메르스 의심환자로 자가격리된 A씨(34)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자가격리자로 분류된 이유도 있었지만 생활에 필요한 물품과 음식을 원활히 조달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자가격리자에 대한 매뉴얼은 없었고 방역당국의 허술한 지원 체계가 언론을 통해 드러났다. A씨뿐만 아니라 그 당시 메르스 의심환자로 자가격리됐던 수천명의 국민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에 경북적십자사는 6~7월 두 달간 경북도내 자가격리자를 위해 쌀·라면 등의 구호물품을 배부했다. 또 각종 보건안전 캠페인을 통해 메르스 감염 예방과 추가 확진자 발생을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자가격리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후속 조치로 경북지역의 메르스 확산을 막는데 일조했다.

경북적십자사는 메르스처럼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쌀과 부식, 취사용구, 세면도구와 같은 생활필수품을 무상으로 전하는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홀몸 어르신,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생활필수품을 제공하고 정기적으로 찾아가 보살피고 있다.

이밖에 산불·홍수 등 재난으로 이재민이 된 사람들을 찾아 구호품을 전하고, 그들의 아픔을 보살피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이종하 경북적십자사 사무처장은 “이러한 모든 활동은 경북도민들이 십시일반으로 1년에 한 번 내는 적십자회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1일부터 국내 14개 시·도에서 ‘2016년도 적십자회비 집중모금’을 시작했다. 경북과 대구에서도 모금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이번 적십자회비 모금부터는 국민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나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몇 가지 제도를 개선했다. 우선 세대당 적십자 회비를 1만원으로 단일화했다. 저출산 및 고령화로 인해 적십자회비 참여 대상도 25세 이상 75세 미만의 세대주로 조정했다.

강보영 경북적십자사 회장은 “올 한 해 적십자사의 모든 구호활동은 도민들이 내준 적십자회비 덕분에 가능했다”며 “내년에도 도민들이 내주는 귀한 적십자회비로 어려운 이웃들을 도울 수 있도록 적십자회비 모금에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구미=조규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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