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만성기침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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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17  |  수정 2015-11-17 08:11  |  발행일 2015-11-17 제21면
기침은 폐를 지키는 ‘파수견’…원인 찾아 제거해야
[전문의에게 듣는다] 만성기침

기침과 객담은 호흡곤란, 흉통과 함께 가장 흔하고 중요한 호흡기 증상이다. 기침과 객담, 혹은 호흡기 분비물은 호흡기의 방어기제이자 정상적인 호흡기를 유지하기 위한 생리 반응이다. 질환이 지나치게 심하면 일상 활동에도 지장을 초래하므로 치료가 필요하다. 각 질환에 따라 특성이 있어 원인 진단이나 병의 경과에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기침은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호기반응으로 기도의 과도한 분비물이나 이물질을 제거한다. 또 이물질이 하기도로 흡인되는 것을 방지하며, 이미 생성된 가래를 제거하는 중요한 방어기전으로 작용한다.

[전문의에게 듣는다] 만성기침
동산병원 호흡기내과 최원일 교수

기침은 기관, 기관지에 널리 분포돼 있는 기침 수용체를 통한 감각신경이 뇌의 기침중추를 자극해 늑간 근육들과 횡경막근 등의 호흡근, 기관지 평활근 등이 수축하는 것이다. 기침 수용체는 특히 후두, 기관, 기관분기부에 많이 분포하고 있어 이곳이 자극되면 심한 기침을 유발한다.

기침하는 기간에 따라 3주 이내는 급성 기침, 3주 이후부터 두 달까지는 아급성 기침, 두 달 이상은 만성 기침으로 분류할 수 있다.

급성 기침은 감기, 알레르기성 비염, 급성 세균성 부비동염, 만성폐쇄성질환의 악화가, 아급성 기침은 감염 후 기침, 백일해, 아급성 세균성 부비동염, 기관지 천식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만성 기침은 비루증후군, 기관지 천식, 위식도 역류증, 만성기관지염, ACE(angitensin-converting enzyme) 억제제, 호산구성 기관지염 등을 흔한 원인으로 들 수 있다.

기침 환자는 문진이 중요한데, 일반적으로 다음의 내용을 확인한다. △기침이 급성으로 시작된 것인가 △가래가 있는 기침을 하는가 △다른 증상(발열, 흉통, 속쓰림, 신물이 올라오는 등)을 동반하는지 △생활환경,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 △알레르기성 질환의 병력이나 현증 여부 △상기도의 일부인 귀, 코, 목 부위의 다른 질환 유무 등이다.

만성 기침과 관련된 질병은 크게 흡연자와 비흡연자로 구분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흡연자는 만성 기관지염이 가장 흔한 원인이고, 비흡연자는 코 뒤로 넘어가는 콧물(후비루), 천식, 위식도 역류 등의 원인이 대부분이다.

만성 기관지염은 하루 한 갑씩 20년 이상 흡연을 하는 경우 주로 발생한다. 후비루는 비흡연자의 흔한 만성 기침 원인으로 콧물, 목 안의 가래 배출곤란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천식도 반복된 천명음(쌕쌕거림), 흉부 불편감, 호흡곤란이 동반되며 야간에 기침이 심하다. 위식도역류도 만성기침의 흔한 원인이며 속이 쓰리거나 신물이 올라오는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또한 혈압약인 ACE 억제제를 사용하는 경우 기침을 유발할 수 있다. 이외에도 기관지 확장증, 호산구성 기관지염 또한 만성 기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폐 실질에 이상을 일으키는 모든 폐질환에서 만성 기침이 유발될 수 있으며 고령의 흡연자는 폐암을, 2주 이상의 기침에는 폐결핵의 가능성도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

기침이 심한 경우에는 저혈압, 의식소실, 두통, 위식도 역류, 탈장, 요실금, 갈비뼈 손상, 근육 손상, 후두 손상, 수술부위의 손상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기침은 ‘폐를 지키는 파수견’으로 기관지 이물이나 과다 객담을 배출하기 위한 생리적 방어기제이므로 단순히 기침을 억제하려는 시도보다는 기침이 발생하는 원인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위식도 역류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확진 검사를 시행하기 전에 경험적으로 4주 정도 프로톤펌프 억제제와 같은 항역류 치료를 먼저 시도해 볼 수도 있다. 만성 기관지염의 경우 금연과 기관지 확장제를 사용하면 대부분 증상이 나아지며, 후비루에는 항히스타민 제제와 흡입용 비충혈 제거제 등이 사용된다. 천식이 의심되는 경우에도 항염증제와 기관지 확장제를 사용해 경과를 보기도 한다.

기침 자체에 대한 치료는 대부분 불필요하나 기침으로 인한 기관지 경련이나 증상의 악화로 환자가 휴식이 필요한 경우 흔히 말하는 기침약인 진해제를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기침약은 기침 반사를 줄여 기침 그 자체를 억제하는 것일 뿐, 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3주 이상 기침이 오래가는 경우라면 병원을 찾아 증상을 자세히 확인하고 신체진찰과 함께 적절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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