癌환자는 고기 먹지 말라고?…잘 먹어야 癌과 잘 싸웁니다!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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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03  |  수정 2015-11-03 08:13  |  발행일 2015-11-03 제20면
癌환자는 고기 먹지 말라고?…잘 먹어야 癌과 잘 싸웁니다!
癌환자는 고기 먹지 말라고?…잘 먹어야 癌과 잘 싸웁니다!
癌환자는 고기 먹지 말라고?…잘 먹어야 癌과 잘 싸웁니다!

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처음으로 의료진에게 묻는 질문은 “주로 무엇을 먹어야 암 치료에 도움이 됩니까”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먹는 것에 관심이 많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식이요법에 많은 기대를 한다. 실제로 신문에는 항암효과가 있다는 보조식품 광고가 연일 실리고 있다. 문구만 보면 그것만 먹더라도 당장 암이 나을 것처럼 현혹되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보조식품 및 생약 추출물들은 아직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며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된 것은 없다. 특히 어느 특정한 한 영양소나 식품만으로는 암을 치료할 수 없다. 치료 중 체력과 신체 기능을 최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암 치료에 가장 중요한 원칙이므로 음식을 제대로 알고 먹어야 한다.

안 먹어도 암세포는 무조건 자라
단백질·비타민 충분히 섭취해야

흰죽보다 고기·어패류죽을
과일·크래커·우유 등
간식으로 영양 보충도

암 환자는 항암식품 위주로만 먹어야 한다.

인진쑥, 상황버섯, 헛개나무, 누에, 강황, 마늘, 브로콜리, 녹차 등이 항암식품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환자들이 이러한 식품의 농축액 혹은 식품 자체를 과량 섭취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식품은 암세포 단계의 실험에서 효과를 입증하였거나 장기간으로 섭취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예방 효과가 있는 것이지 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암 예방 식단과 암 치료 중의 식단은 엄연히 다르다.

암 환자는 단것이나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암 세포가 단것과 고기를 매우 좋아해서 이것을 먹으면 빨리 자라기 때문에 절대로 먹으면 안된다는 말이 많다. 이것은 대사율이 높은 암세포를 인위적으로 키우거나 이를 이용한 검사를 일반인이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 생긴 오해 가운데 하나이다. 일반인들이 단 음식이나 육류를 과잉섭취한다면 성인병을 유발하게 되므로 당연히 건강을 위해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각종 치료를 앞둔 암 환자에게 해당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음식을 먹든 먹지 않든 무조건 암세포는 자라기 때문에 암 치료 중에는 정상세포의 손상을 막기 위해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필수적이다.

癌환자는 고기 먹지 말라고?…잘 먹어야 癌과 잘 싸웁니다!

특히 항암제를 투여받거나 방사선 치료 중인 환자는 적절한 식사량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인위적으로 식사를 조절하여 영양부족으로 치료가 연기되는 경우가 흔히 있다. 항암치료 등으로 입맛이 없어 식사량이 줄어들 경우, 식사 이외에 다양한 간식을 섭취하여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역 구토가 심하여 식사가 불가능할 때에는 크래커나 시원한 음료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죽을 먹을 때에는 흰죽보다는 고기나 어패류가 들어간 죽을 먹고 간식으로 미숫가루 등을 물보다 요구르트 혹은 우유에 타서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채소나 과일을 통해 다양한 비타민과 무기질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입맛이 없다면 새콤한 과일이 식욕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열량이 너무 부족할 시 열대 과일 혹은 포도 등과 같은 단맛이 많은 과일을 선택한다면 부족한 열량도 보충할 수 있다. 다만 과일을 너무 많이 섭취하게 되면 포만감 때문에 균형 잡힌 식사를 억제할 수 있으므로 되도록이면 간식으로 섭취하자. 채소나 과일에 포함된 미량 영양소에 대한 각각의 섭취 기준이 아직 명확하지 않으므로 농축제품이나 보조 식품으로 섭취하기보다는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자연 성분은 항암제보다 독성이 덜하다?

항암치료를 받으면 힘든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연 추출물이 덜 힘들고 몸에 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특히 보조식품이나 고농축액은 아직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받지 않거나 소위 ‘카더라’통신에 의해 알려진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것 중에는 공급자도 모르게 중금속이 고용량 함유되어 있는 것도 있고, 간독성 혹은 신독성을 유발하여 근본적인 치료가 지연되거나 돌이킬 수 없는 장기 부전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따라서 건강보조식품을 섭취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도록 한다.

암을 위한 식단에는 왕도가 없다.

암 진단을 받으면 누구나 암에 좋다는 음식을 권하거나 귀하게 구해서 전해준다. 환자 또한 암 치료에 좋다는 음식만 먹기 시작한다. 그러나 균형 잡힌 식사를 하지 않으면 오히려 몸은 한쪽으로만 영양 공급을 받아 더 나쁜 결과를 낳게 된다.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적절한 운동을 해 만들어진 건강한 신체는 암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좋은 무기가 되고, 강인한 정신력을 만들어 낸다.

결론적으로 암 환자에게 무조건 ‘좋다 카더라’ 하는 음식을 강요하기보다는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 건강한 식사를 권장하길 바란다. 어느 한 가지 음식이나 보조식품에 집착하기보다는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식재료를 본인의 입맛에 맞게 요리하여 균형 있게 먹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암 치료 효과로 보나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계명대 동산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진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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