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인터뷰] 대구 FC ‘브라질 용병’ 조나탄

  • 조진범 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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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0-17   |  발행일 2015-10-17 제22면   |  수정 2015-10-17
“팀플레이를 하다보니 득점 많아…어느 팀에 가든 전설이 되고 싶어”
[Y인터뷰] 대구 FC ‘브라질 용병’ 조나탄
대구FC의 브라질 용병 조나탄이 대구스타디움 보조구장에서 활짝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다소 힘들게(?) 만났다. 처음 인터뷰 요청에 대구FC 프런트가 난색을 표했다. 뜻밖이었다. ‘K리그 챌린지 최고의 용병을 왜 숨기려고 하지’ 궁금증은 금방 풀렸다. 요즘 난리란다. 조나탄에 눈독 들이는 클래식팀이 한 둘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내년에도 조나탄을 붙잡아야 하는 대구FC로선 부담일 수밖에 없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몸값이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대구FC의 심정은 이해되지만, 조나탄은 숨긴다고 숨겨지는 선수가 아니다. 현재 득점랭킹 선두를 달리고 있다. 33경기에 출전해 23골을 터뜨렸다. 2위 서울 이랜드의 주민규보다 4골이나 앞서 있다. 당연히 주목도가 높다. 조나탄은 용병과 국내 선수를 통틀어 출전시간도 가장 많다. 무려 3천109분에 이른다. 공격포인트도 28포인트로 가장 많고, 슈팅도 145개로 압도적이다. 14골을 넣은 지난해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조나탄이다. 조나탄의 활약에 힘입어 대구FC는 챌린지 선두를 질주 중이다. 조나탄은 대구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잘생긴 외모와 탄탄한 실력을 갖춰 ‘대구 호날두’로 불린다. 지난 12일 한국축구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대구FC 조광래 사장의 허락을 받고 ‘브라질 용병’ 조나탄을 마주했다. 인터뷰는 대구FC 홈구장인 대구스타디움 인근의 육상진흥센터에서 이뤄졌다. 조나탄의 한국어 실력은 ‘안녕하세요’ 정도의 간단한 인사만 가능한 수준이었다. 조나탄의 모국인 브라질은 포르투갈어를 사용한다. 프로선수 출신인 대구FC의 통역담당 이종현씨(28)가 인터뷰를 도와줬다.

◇득점 랭킹 선두 비결은
감독님 조언으로 테크닉 향상
올핸 팀위주로 움직이다보니
동료들 도움으로 골 많이 넣어

◇‘대구 호날두’ 별명 얻어
선수생활하면서 가장 큰 관심
운동장에서 더 좋은 모습으로
대구팬 사랑에 보답하고 싶어

-대구에서의 생활이 2년째다. 불편하지 않나.

“한국에 처음 왔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서로에 대한 존중과 예의다. 그리고 치안이 너무 좋다. 만약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울 수 있다면 한국에서 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대구 호날두’라는 별명이 마음에 드나.

“선수 생활을 하면서 지금처럼 큰 응원과 사랑,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다. 팬들이 대구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는 별명을 지어줬는데, 운동장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호날두를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만, 내 자신과 헷갈려하지 않는다.”

조나탄은 호날두와 정말 닮았다고 하자, “얼굴 말이냐, 실력 말이냐” 고 물었다. “일단 얼굴이 닮았다”는 말에 “고맙다”며 씩 웃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시즌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광래 사장님이 개인적인 지도를 많이 해줬다. 또 지난해에는 동계훈련을 하지 못했고, 올해는 동계훈련에 참여했다. 팀도 지난해보다 많이 강해졌다. 좋은 움직임이나 득점이 동료들의 도움으로 이뤄졌다.”

-기술적인 부분도 많이 향상된 것 같다.

“지난해 14골을 넣었지만 테크닉에 대해서는 만족하지 못했다. 재계약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테크닉을 늘려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도움으로 많이 향상될 수 있었다.”

-올해 유난히 골을 많이 넣고 있다. 골 결정력이 높아진 이유는.

“지난해와 달라진 부분이 팀적으로 많이 움직인다. 개인적인 부분을 배제하고 팀으로 움직이는데 포커스를 맞췄다. 수비를 할 때도 내려와서 하다 보니까 역습 찬스에서 여유있는 볼을 받을 수 있었다. 동료들과 함께 플레이를 하다 보니 득점을 많이 할 수 있었다.”

-동료가 페널티킥을 찰 때 그라운드에서 기도하는 모습을 봤다. 기억하나.

“경남전이었다. 페널티킥을 실축한 다음 페널티킥을 또 하나 만들었고, 노병준 선수에게 맡겨졌다. 책임감 때문에 기도를 했다. 그런데 노병준 선수마저 실축했다. 책임감과 무게감이 경기를 하는 내내 짓눌렀다. 다행히 골을 넣어 이겼다. 그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었다.”

조나탄의 ‘기도’는 지난 5월2일 벌어진 경남FC전에서 일어났다. 당시 대구FC는 조나탄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다.

-골을 많이 넣다보니 상대 팀으로부터 견제를 많이 받는 것 같은데 어떻게 대비하나.

“나의 플레이 스타일을 상대팀이 알고 있기 때문에 항상 똑같은 선수가 되면 안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같은 스타일의 게임을 하면 안된다. 항상 발전하고 변화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한다.”

-조광래 사장이나 이영진 감독에게 조언받는 게 있다면.

“사장님이나 감독님이 팀으로서, 하나로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주신다. 수비를 열심히 하다보면 더 많은 찬스가 올 것이라고 조언하셨다. 그 말을 듣고 수비를 많이 했던 부분이 득점으로 연결된 것 같다. 수비가담을 많이 하면 상대 수비라인과 나 사이에 공간이 넓어진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평가해달라.

“스스로 생각하기에 강점은 슈팅이다. 역습 상황에서 힘, 스피드를 활용해 돌파하는 것도 자신있다. 고쳐야 할 것이 있다면 기술적인 부분이다. 공을 어떻게 받고, 연계플레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금 더 좋아져야 한다.”

-올시즌 목표와 축구인생의 최종목표를 말해달라.

“우선 올해 우승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개인적인 목표도 우승이다. 또 한국에서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어느 팀에 가든 역사로 남고 싶다. 전설이 되고 싶다. 꼭 돈을 많이 버는 게 아니라, 어디를 가든 팀에서 성실했다고 사람들이 기억해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 조나탄
생년월일 1990년 3월29일
혈액형 모름
여자친구 없음(대구 여자친구가 생길 뻔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안됐음)
별명 대구 호날두
취미 비디오 게임
종교 가톨릭
신체사이즈 키 184㎝, 몸무게 74㎏
좋아하는
한국 음식
팥빙수(처음 먹었을 때 ‘뭐 이런 아이스크림이 다 있지’라고 생각했는데, 맛있게 먹음)
싫어하는 
한국 음식
없음 
새로운 것 경험하는 것을 좋아함
성격 차분한 스타일
외모(100점 만점 기준)  60점
결혼은 언제 축구선수에서 은퇴하면
재산 1호
좋아하는
한국 노래
김진호의 ‘가족사진’(스토리를 들어서 너무 좋아하게 됐음)
일어나자마자 하는 일 강아지(포메라니안) 확인
자기 전에 하는 일 기도
한달 용돈 30만원 정도
하루 수면은 10시간(오전 훈련 없을 때)
축구철학 축구는 인생이다(어렸을 때부터 축구 이외는 생각해본 적이 없음)
선수생활은 언제까지 다리가 안된다고 외칠 때까지
징크스 없음
특이한 습관 손톱 깨무는 것
대구에서 즐겨찾는 곳은 동성로(옷 살 곳이 많아서)
닮고 싶은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존경하는 선수지만, 브라질의 호나우두를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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