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만 따르는 게 미워서"…5세 아들 살해 母 검거

  • 입력 2015-09-14 00:00  |  수정 2015-09-14 15:23  |  발행일 2015-09-14 제1면
범행 은폐 시도…"육아 스트레스 등으로 우울증 앓았다" 주장

 만 5살 난 아들을 살해한 후 '자다가 숨졌다'며 장례까지 치르려던 비정한 어머니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남양주경찰서는 14일 자신의 어린 아들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A(38·여)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0일 오후 3시 15분께 남양주시내 자신의 집에서 아들 B(5)군의 손과 입을 결박하고 욕조 물에 집어넣어 익사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아들의 옷을 갈아입힌 뒤 방에 눕히고 현장을 정리하는 등 범행을 은폐까지 했다.
 숨진 B군을 처음 발견한 건 B군의 누나로, 10대 초반인 누나는 그날 오후 "동생이 방에서 자는데 숨을 안 쉰다며" A씨에게 이를 알리고 아버지에게도 전화했다. 집근처 직장에서 근무하던 아버지가 놀라 집에 와서 119 구조대에 신고했다.


 A씨는 처음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잠을 자던 중 사망했다"고 거짓으로 진술했다. 그러다가 "혼자 욕조에서 놀다가 익사한 것 같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B군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사인은 '익사'로 나왔다. 구타 흔적 등 외상은 없었다.


 오락가락한 진술과 석연치 않은 사망 경위를 수상히 여긴 경찰은 A씨가 살인 용의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주변을 탐문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집 근처 폐쇄회로(CC)TV에서 아이를 강제로 끌고 가는 A씨의 모습이 포착됐고 A씨의 집에서는 아들의 사진을 고의로 훼손한 흔적도 발견됐다. 집에서는 결박할 때 쓰인 것으로 보이는 테이프도 나왔다.


 경찰은 태연히 아들의 장례를 치르려던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추궁했다.


 결국 A씨는 "아들이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은 남편만 따르는 등 미워서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A씨는 2~3년 전부터 우울증 약을 복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편이 가정을 돌보지 않고 혼자 아이를 키우느라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을 앓게 됐다고 주장했다.


 현재 A씨는 아들을 사랑했다면서 범행을 뉘우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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