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뜸 ·약.(사진 위쪽부터) |
침 - 통증 부위 주변과 손발 경혈에 시술
뜸 - 온열적 자극 요법, 풍한습 제거 도움
약 - 염증 줄이는 역할, 약해진 조직 활력
문명의 발달로 인해 요즘은 사람들이 걸어서 이동하기보다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휴대폰 등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됐다. 최근 6개월 내 요통을 경험한 현대인은 인구의 40%에 달하며, 인구의 84%가 일생 중 요통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요통으로 고통받고 있다. 하지만 바쁜 삶을 사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요통이 발생해도 적절한 때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참을 수 없을 때까지 병을 키우다가 병원을 찾게 되는데, 이럴 경우 많은 환자들이 의사에게 수술을 권유받아 수술하게 된다.
척추 수술을 받은 환자 모두 수술 후 허리 통증의 깨끗한 완화, 일상 생활로의 완전한 복귀 등을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척추 수술이 시행된 후 실패율은 수술을 하는 시술자에 따라 다르지만, 수술이 성공적으로 행해졌더라도 대체로 수술한 환자의 8~40%는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장기간의 치료를 요하거나 합병증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리고 척추 수술을 하는 환자에서 허리와 다리 통증이 있었던 환자 중 46%는 허리의 통증이 수술 후 더 악화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본래 척추 수술의 주된 목적은 눌려있던 신경의 압박을 해소해 허리와 다리로 내려오는 통증을 제거하는 데 있다.
한의학에서 요추 추간판 탈출증과 척추관 협착증은 요각통의 범주에 속하는데, 요각통은 허리 및 하지에 나타나는 통증 및 방사통을 총칭한다. 동의보감에서는 요각통의 원인을 신장 기운이 부족한 상태에서 통증을 일으키는 풍한습(風寒濕)의 사기(邪氣)가 방광경(膀胱經)과 담경(膽經)에 침입한 것으로 보았다. 허리는 신장 기능이 나타나는 부위로 신장이 약해지고 근육이나 뼈가 약해지면서 허리에 통증이 나타나고 못 움직이게 된다. 더불어 수술을 통해 수술 부위의 주변 조직 손상도 병발하게 되어 더욱 약하게 된다. 수술을 하였다면 통증의 큰 원인인 추간판 탈출증이나 척추관 협착증은 없어졌으므로, 허리를 보강하고 강화시키는 것이 더 바람직한 치료법이다. 따라서 신장 기운을 보강하고(補腎) 근육과 뼈를 강화시키며(强筋骨) 더불어 통증을 일으키는 풍한습의 세가지 사기를 제거하는 것(祛風寒濕)에 더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신장·근골계 약해지면서 통증
수술환자 8∼40% 되레 합병증
통증 더 악화되는 경우도 많아
허리 수술 후 재활치료를 위하여 한방병원에 내원하게 되면 침, 쑥뜸, 한약, 봉약침 요법, 운동처방 등을 위주로 치료를 받게 된다. 침은 허리와 다리의 기혈순환을 도와주며 통증을 감소시킨다. 침 치료 방법에는 허리와 다리 통증이 있는 주변 경혈에 침을 놓는 근위취혈법과 통증이 있는 부위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는 손발의 경혈이나 요각통에 특효가 있는 특효혈에 침을 놓는 원위취혈법이 있다. 또한 심한 통증으로 움직임에 제한이 있는 경우에는 손발 경혈이나 특효혈에 침을 놓고 동작을 하면서 움직이게 하여 통증을 줄이고 근육을 풀어주는 동기요법도 사용할 수 있다. 뜸 치료는 온열적 자극 요법으로서 경락을 따뜻하게 하며, 통증의 원인이 되는 풍한습의 기운을 없애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한약은 수술 부위에 발생하는 손상을 회복시키고 통증의 원인이 되는 염증을 줄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수술로 인해 떨어진 원기도 보충해줄 수 있어 약해진 조직이나 몸의 전반적 활동력을 증강시킬 수 있다. 이는 한의학에 있는 몸이 허약할 때 보강을 목적으로 처방하는 보약과 같은 의미로, 허리 보약을 사용하는 것이다. 봉약침 요법은 꿀벌의 독을 정제하여 경혈에 주입하는, 항염증 효과가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은 치료법으로 초기에는 수술한 부위를 제외한 척추 후방의 근육이나 약해진 인대 등에 주사하여 조직을 자극시켜 강화를 도모하며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는 수술한 부위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척추수술 후 회복 단계와 환자의 체형을 고려한 적절한 운동과 방법들을 교육하여 재활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척추 수술은 예전에 비해 많은 발전을 하였으며, 수술의 결과가 예전에 비하여 향상되었다고 하더라도 수술 후 통증 환자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요추 추간판 탈출증이나 척추관 협착증에 대한 한방의 비수술적 치료의 좋은 효과에 대한 보고도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수술 후 악화 및 재발에 대한 좋은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으므로, 한방적인 치료도 고려해 보았으면 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대구한의대 한방병원 재활의학과 안희덕 교수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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