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여성호르몬과 관련 질병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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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8-18  |  수정 2015-08-18 07:54  |  발행일 2015-08-18 제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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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 듣는다] 여성호르몬과 관련 질병

사춘기를 통해 여성으로의 발육을 이끌고 여성으로의 특징을 짓는 것이 여성호르몬의 역할이다. 따라서 여성호르몬 이상이 있다면 사춘기 청소년에서는 성조숙증 또는 사춘기 지연, 가임기 여성에서는 월경 불순·무월경·난임을 일으킬 수 있고 갱년기와 폐경기를 거치면서 여러 증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전문의에게 듣는다] 여성호르몬과 관련 질병
계명대 동산병원 산부인과 박준철 교수

예전에 비해 초경의 연령이 점점 일러지고는 있으나, 8세 이전에 유방 발달이나 월경이 있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 그 원인을 밝히는 검사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반대로 13세가 되도록 유방 발달이 없거나, 15세가 지나도 초경을 하지 않는다면 지연 사춘기에 대한 산부인과적 검진을 받도록 하여야 한다.


8세 前 생리 시작 땐 성조숙증 의심
15세 지나도 초경 안하면 검진해야
건강문제 외 자존감·학업에도 영향

3개월 이상 생리 거르면 꼭 검진을
여드름·털 급증하고 생리불순이면
다낭성 난소증후군 의심 치료해야

안면홍조나 열감 동반한 무월경 땐
조기 난소부전·폐경 호르몬 검사를
방치하면 골밀도 소실로 골절 위험


간혹 ‘곧 시작하겠지’ 하는 막연한 기다림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기도 한다.

사춘기 발달이 늦어지는 경우 건강상의 문제뿐 아니라 자존감이 감소하고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여 사회적으로 격리되거나 학업 성취도 역시 감소할 수 있다. 따라서 사춘기 청소년이라 하여 산부인과 방문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매달 월경을 한다는 것은 가임기 여성으로서 임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여성호르몬을 비롯한 여러 호르몬의 복잡한 조절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정작 월경을 하는 많은 여성들은 무엇이 정상 월경이고 어떤 경우 비정상 월경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월경 이상이란 월경 양이 많거나 월경 기간이 길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월경 주기가 불규칙한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3개월 이상 월경이 없거나 일년에 9회 미만의 월경을 하는 경우 부인과적 검진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이차성 무월경 또는 희발 월경은 과도한 스트레스나 다이어트에 의해 유발될 수 있으나, 다낭성 난소증후군이나 조기 난소부전과 같은 중대한 질환이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은 여성이 월경 불순과 함께 여드름이 증가하고 콧수염이 나거나 가슴 또는 배에 털이 많아지는 등의 변화가 있다면 다낭성 난소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으며, 체중이 증가할 경우 악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다낭성 난소증후군 환자는 반복유산, 자궁내막암, 당뇨, 동맥경화 등의 질환 발병이 증가하므로 세심한 관리와 치료를 필요로 한다. 또한 안면홍조나 열감을 동반한 무월경의 경우 조기 난소부전 또는 조기 폐경을 의심하여 호르몬 검사를 해보아야 한다. 젊은 여성이 무월경을 치료하지 않는 경우 골밀도의 소실로 인하여 장기적 골절 위험이 증가하므로 적절한 호르몬 치료가 필수적이다.

여성은 폐경을 맞으면서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큰 변화를 겪게 된다.

갱년기의 주된 증상으로는 월경불순, 안면홍조, 열감, 손발저림, 관절통, 불면증, 감정기복, 우울증 등 신체 전반에 걸쳐 내외적으로 나타난다. 폐경 이후 질 건조감이나 소양감으로 잠자리하기가 불편해지고, 요실금이나 빈뇨와 같은 비뇨기계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또한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위험이 증가한다. 고령에 고관절이나 척추에 골절이 발생하게 되면, 활동의 제한으로 인해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질 뿐 아니라 감염이나 심폐질환의 위험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

한국 여성 평균수명이 80세를 넘는 요즘은 여성이 인생의 3분의 1을 폐경 상태로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노년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갱년기에 대해 세심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2002년 WHI 연구에서 유방암 위험도가 알려진 이후 호르몬 치료만 하면 유방암이 발병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후속 연구에서 에스트로겐 단독 복용시 7년까지, 에스트로겐 프로제스테론 병합 요법시에는 5년까지는 유방암 발병률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는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히 오래 사는 것에 관심을 가질 때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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