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업체 <주>테크엔…국내 최고 기술력 자랑

  • 박광일
  • |
  • 입력 2015-08-18  |  수정 2015-08-18 09:19  |  발행일 2015-08-18 제18면
광효율·수명 30%씩 획기적으로 개선…세계적 수준 ‘LED 방열 특허’

LED(Light Emitting Diode)는 빛을 내는 반도체다. 반도체에 전압을 가할 때 생기는 발광현상을 이용한 광원(光原)이다. 기존의 백열등이나 형광등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높아 차세대 조명용 광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런 LED 분야에 있어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업체가 우리 지역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대구시 달성군에 있는 <주>테크엔은 LED 조명 전문기업이다. 직원 수 40여명의 작은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과 해외 유명기업이 먼저 찾아올 정도로 LED 조명 분야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 이영섭 대표(56)는 LED 분야의 핵심기술 하나로 올해 ‘대한민국 엔지니어상’(1월20일)과 ‘전기문화 산업포장’(5월20일), ‘IR 52 장영실상’(7월22일) 등 국내 기술 분야의 각종 상을 휩쓸었다. 특히 장영실상은 국내 최고 권위의 산업기술인상이다. 대구지역 중소기업인으로는 첫 수상이다.

◆ 세계 최고 수준의 LED 방열기술 특허

대구업체 테크엔…국내 최고 기술력 자랑
테크엔이 경남 창녕군 낙동강 고수부지에 시공한 LED 태양광 가로등의 모습. <테크엔 제공>

테크엔은 세계적인 수준의 LED 방열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LED 조명은 낮은 전력 소비율과 긴 수명 등 기존의 다른 조명 제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 많지만, 유독 취약한 부분이 있다. 바로 발열이다. LED는 발광소자인 동시에 발열소자이기 때문에 빛이 생성되는 동시에 열도 발생한다.


열 빼는 방열기술이 업계 최대관건
‘은나노 임플란트 연결구조’ 특허 개발
기존제품比 열저항 계수 20%에 불과
장영실상 수상…대구 中企人 첫 쾌거

발열 낮춰 조명 수명도 2만시간 연장
크기 슬림해 타사比 3배 이상 가벼워
日기업 특허 50억에 사겠다는 제안도


이 열을 제때 바깥으로 빼주지 않으면 LED 칩은 물론이고 주변 회로에도 영향을 미쳐 제품의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LED 조명 분야에 있어 최우선 과제는 열을 바깥으로 내보내는 방열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영섭 대표는 ‘LED 은나노 방열칩 임플란트 연결구조’라는 이름의 획기적인 LED 방열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LED 칩이 부착된 PCB(인쇄회로기판) 중앙에 구멍을 뚫은 뒤 열전도성이 우수한 은 또는 동 소재로 만든 핀을 삽입해 PCB 뒷면에 달린 방열판으로 열을 신속하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적용한 LED 조명등 모듈(25W)의 경우 열저항 계수가 8K/W(캘빈/와트)로 기존 방열판 기술(36.7K/W) 대비 17~20%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방열 효과가 우수했다. 또한 광효율이 30% 이상 향상되고, 에너지 소비도 30% 이상 절약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술은 올해 3월 특허로 등록됐다. 이 밖에도 현재 보유하고 있는 특허가 10여개나 된다.

이 대표는 “그동안 PCB 뒷면에 방열판을 붙여 열을 식히는 단순한 기술을 보편적으로 사용해 왔지만, PCB와 방열판 중간에 부착된 고무판에서 열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던 중 열전도성이 높은 핀을 PCB에 삽입해 열을 효과적으로 배출하는 기술을 고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대기업서 잇단 러브콜…특허 판매 제안도

테크엔은 이 기술을 활용한 LED 실내조명등과 LED 보안등·LED 가로등·태양광 LED 가로등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테크엔 제품의 특징은 자체 방열기술을 적용해 LED 조명 제품의 광효율과 수명을 기존 제품보다 각각 30% 이상씩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점이다.

또 발열을 낮춤으로써 LED 조명등의 수명도 기존 3만시간에서 5만시간으로 늘어났다. 방열을 위한 추가 장치를 달 필요가 없다보니 제품의 크기도 슬림하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 가로등을 예로 들면 기존 메탈가로등은 10㎏, 타사 LED 가로등은 12~20㎏ 수준이지만, 테크엔의 LED 가로등은 무게가 5.5㎏에 불과하다.

대구업체 테크엔…국내 최고 기술력 자랑
테크엔의 가로등. <테크엔 제공>

이처럼 품질과 기술력이 뛰어나다 보니 국내외 대기업이 앞다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이노텍 등 대기업의 기술제휴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전세계 LED 시장 점유율 1위인 일본의 니치아에서 방열기술 특허를 50억원에 사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결국 이 대표가 제안을 거절하긴 했지만, 그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3년 89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 매출액 11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매출액 2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회사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2011년 기업부설연구소를 세웠으며, 2013년에는 제2공장을 준공했다. 내년에는 대구국가산업단지에 신사옥을 지어 입주할 예정이다.

이영섭 대표는 “LED 분야는 지역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을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국내 LED 광산업계의 강소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광일기자 park85@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