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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오 뮤지엄에 전시된 인도 작가 수보드 굽타의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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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최고의 풍광을 자랑하는 용눈이 오름에서 본 오름군의 풍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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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토착자본으로 만들어진 일출랜드 출입구 포토존. |
제주도는 워낙 다양한 콘텐츠가 숨어 있어 체계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중구난방 관광’이 되고 만다. 80년대까지만 해도 다들 제주공항 근처에 있는 용두암 앞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다음에는 서귀포 중문단지, 천지연·천제연·정방폭포를 보고 목석원이나 성읍민속마을을 찾았다. 신혼부부는 성산일출봉 근처 유채밭과 승마장에서 기념촬영 후 선물용 귤을 사면 제주관광 끝이었다.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제주도엔 테마관광지가 우후죽순 형성된다. 각종 박물관, 기념관 등이 소낙비처럼 들이쳤다. 가령 1999년 영화배우 신영균이 사재를 들여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 박물관인 ‘신영박물관’ 같은 것이다. 2002년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에 세워진 일출랜드, 2005년 생겨난 두모악 갤러리(사진작가 김영갑을 추모하는 기념관 및 갤러리) 등이 2차 관광지다.
3차 관광지는 관광의 자장권에서 벗어난다. 1·2차 관광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기만의 레저 철학과 공유될 수 있는 곳을 ‘주문자생산방식’으로 골라간다. 이 단계부터는 관광이 아니라 ‘여행’이다. ‘걷기여행’이 더해진다.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 준 게 있다. 제주올레(21개 코스 완비)와 오름(제주에만 존재하는 기생화산으로 360여개로 추산) 투어다. 1차관광 시절에는 거들떠보지 않던 공간이다. 알칼리 계열의 이 두 포인트를 더욱 유목민스럽게 해준 것이 있다. 육지에서의 삶이 재미없어 제주도로 망명 온 괴짜 사장들이 무지갯빛 꿈을 펼쳐가고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축으로 한 ‘게스트하우스 투어’다. 제주 관광의 대미는 몸국, 고기국수, 자리물회, 고사리육개장, 빙떡, 근고기, 보말성게국, 오메기떡을 축으로 한 푸드 투어다. 이게 5차 제주도관광이다.
▶일출랜드
아트센터·민속촌·조각거리 등 갖춰
▶아라리오 뮤지엄
앤디 워홀 등 세계적 작가 작품 전시
▶아트트릭 뮤지엄
관람객이 명화 속 들어가 있는 느낌
이제 제주도 틈새 관광지를 찾아 JUMP!
◆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 일출랜드
일출랜드. 순수한 제주 토착자본에 의해 조성된 제주도 유일의 관광지. 수변공원, 민속촌, 선인장 온실, 제주 현무암 정원, 조각의 거리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제주도 최대 문화예술 체험 공간인 2천100㎡(700평) 크기의 아트센터에 가면 감물염색, 칠보공예, 도자기 체험 등도 할 수 있다.
동선도 철저하게 관람객 위주로 짰다. 관람을 마칠 때까지 바닥에 그어놓은 관람선만 보고 걸어가면 된다. 관람선 중심으로 설계를 했기 때문이다.
하절기 명물인 하귤주스를 마셨다. 씁쓸달콤한 맛이 인상적이다. 이곳에는 팽나무, 담팔수, 토종동백 등 제주도 고유 식생과 이색 야자수와 선인장 등 모두 550여종의 식물이 있다.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흰 눈속에서 흰색, 분홍색, 빨간색 꽃이 피는 동백을 즐길 수 있다. 2월말부터 4월까지는 9천900㎡ 넓이에 심긴 노란색 유채꽃, 3월부터 6월까지는 20여만 그루의 철쭉, 5월 말부터는 여름에만 나는 하귤을 맛볼 수 있다. 운치도 있고 풍광도 좋아 SBS ‘런닝맨’ 촬영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문 입구에 서면 인공 폭포의 물줄기와 기암괴석, 야자수 등이 수문장처럼 도열해 있다. 특히 아열대 산책로를 거닐면 워싱턴야자, 부티아야자(브라질야자), 카나리아야자 등이 군락을 이뤄 열대림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일출랜드의 대표적 상징은 ‘천 가지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동굴’이라는 뜻을 가진 ‘미천굴’. 1천700m의 용암동굴로 웅장한 모습을 자랑한다. 현재는 365m만 공개한다. 동굴 입구가 운치 있어 작품 사진 촬영 포인트로 사랑받는다.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 1010, (064)782-7654, 입장료는 성인 9천원/청소년 6천원/어린이 5천원.
◆ 아라리오 뮤지엄
제주도는 이제 신건축물의 성지 같은 곳이다. 조민석 건축가가 손댄 다음의 본사 사옥인 다음 스페이스닷원, 차 박물관 티스톤, 화장품 회사가 운영하는 카페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 등이다. 승효상은 추사 김정희의 유배지에 세워진 제주 추사관(2010)과 제주시 도심의 보오메꾸뜨르 호텔(2007)을 디자인했다. 안도 다다오는 섭지코지의 리조트 휘닉스 아일랜드 안에 미술관 지니어스 로사이(2008), 전망대 글라스 하우스(2008)를 선보였다. 이 리조트에는 스위스 출신의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클럽하우스 아고라(2009)도 있다.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본태박물관(2012)도 안도 다다오의 작품. 재일 한국인 건축가 이타미 준은 포도호텔(2001), 핀크스 뮤지엄 바람-돌-물(2006), 두손미술관(2006), 방주교회(2009) 등을 피워냈다. 그런데 지난해 제주해변공연장 바로 옆 구도심으로 불리는 탑동에 명물 뮤지엄이 탄생했다.
침체된 문화·상업·숙박시설을 사들여 걸출한 현대미술품의 전시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주>아라리오 김창일 회장. 세계 200대 컬렉터 명단에 올라 이름을 날리고 있는 그는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탑동바이크숍·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을 구축해 이들을 하나로 묶는 ‘아라리오 뮤지엄 로드’를 구축했다. 탑동시네마-탑동바이크숍과 동문모텔Ⅰ-Ⅱ는 각기 이웃이고 탑동과 동문의 전시장은 걸어서 10여분 거리다.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는 지하 1층, 지상 5층 건물에 100개국 작가 21명의 작품 72점이 전시돼 있다.
중국작가 장환의 거대한 인체형상의 작품 ‘영웅 No.2’부터 인도 작가 수보드 굽타의 ‘배가 싣고 있는 것을 강은 알지 못한다’, 독일 신표현주의의 거장 지그 마르 폴케의 5m에 달하는 대형 페인팅 4점이 웅장함으로 눈길을 끈다. 또 우고 로디노네, 코헤이 나와, 앤디 워홀 등의 작품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눈길이 많이 가는 작품은 수보드 굽타의 방주처럼 생긴 목선이다. 탑동시네마의 2개 층에 걸쳐 설치된 ‘배가 싣고 있는 것은 강은 알지 못한다’라는 이름의 대형 배 설치작품은 총 길이가 20m를 넘는다. 배 안에는 의자, 테이블, 침대, 고기잡이 그물, 자전거 등 시시콜콜한 세간살이가 잔뜩 실려 있다. 뮤지엄 루프톱카페에서 제주 바다를 보며 한라봉라테를 마셔보라.
탑동시네마 5층에서는 추상화가 윤명로씨의 ‘정신의 흔적’전이 열린다. 바로 옆 탑동바이크숍으로 가면 스티로폼 표면에 사진을 이어붙인 ‘사진조각가’ 권오상 개인전이 진행된다. 아라리오탑동시네마 (064)720-8201, 오전 10시~오후 7시, 연중무휴. www.arariomuseum. org
◆ 트릭아트뮤지엄
여행의 추억은 역시 ‘사진’이 말해준다.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에 있는 트릭아트뮤지엄. 여기오면 희귀한 기념사진을 건질 수 있다. 고흐의 자화상, 다빈치의 모나리자, 밀레의 만종 등 명화 속 주인공이 된 사진을 건질 수 있다. 평면의 그림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입체감을 더해 관객이 직접 명화 속에 들어가 체험사진을 찍게 하는 박물관이다. 트릭아트는 과학적 화법과 특수도료를 사용하며, 평면의 그림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입체적으로 그린 그림을 말한다. 20년 전 일본 겐즈 가즈무네가 창시했다. 명화패러디, 아쿠아리움, 이집트 어드벤처, 애니멀, 공룡 어드벤처, 착시 등 실내 6개의 테마존에 90여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야외에는 트릭아트 사파리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아이들 기념사진 찍기에 딱 좋다.
로비로 나오면 다양한 젤리와 캔디류를 맛볼 수 있다. (064)787-8774, 오전 9시~ 오후 7시, 입장료는 성인 8천원/청소년 7천원/어린이 6천원이다.
글·사진=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 제주도 관광…황금TIP
제주관광협회와 제주도에서 대박 할인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황금버스’ 프로젝트다. 잘 활용하면 적잖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일단 제주공항 종합관광안내소로 가서 황금버스 리플릿을 확보해 노선 및 타는 시각, 제휴업체 정보를 확인하라. 시티투어의 시작은 제주웰컴센터(제주시 선덕로 23, 064-740-6000, www.ijto.or.kr). 관광안내소가 있어 조언을 들을 수도 있으며 PC와 카페도 이용할 수 있다. 넥슨컴퓨터박물관과 제주 난타 공연, 삼성혈과 제주러브랜드 등 주요 관광지의 입장료 할인은 물론 중앙로 지하상가, 서문시장의 맛집, 바오젠거리와 칠성로 및 중앙로의 음식점과 카페, 의류 매장 등에서 다양한 혜택과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홀가분한 버스투어를 원한다면 제주공항 1층, 제주은행 옆 CJ 대한통운에서 운영하는 유료 수하물 보관소를 이용해 보라. 수하물 크기에 따라 6시간 기준 3천~7천원.
▶출발장소: 제주웰컴센터 앞(각 코스 승강장에서도 승·하차 가능)▶운행시간: 오전 8시~오후 8시40분(막차 오후 7시 출발)▶운행 간격: 1시간▶이용요금: 어른 1만2천원, 소인 및 청소년 1만원
■ 제주관광 ‘핫 세일’
오는 31일까지 항공, 숙박업, 여행업, 골프장업, 외식업, 렌터카업, 기념품 업종 등 참여 업체의 300여개 상품이 최대 64% 할인된다. 다음 및 네이버 홍보 배너창을 통해 ‘하이제주(hijeju.or.kr)’ 이벤트 페이지에 접속 후 이용쿠폰을 내려받거나 구입 핫세일 기간 공항 및 부두 안내소 경품 추첨함에 응모한 관광객을 9월4일 추첨해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 쏘나타 승용차 1대 등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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