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취업의 正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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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7-27  |  수정 2015-07-27 08:05  |  발행일 2015-07-27 제23면
[문화산책] 취업의 正道

요즈음 대학가에서는 졸업생의 취업률을 유지하거나 높이기 위해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수도권은 지방 학생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지만 지방학생의 경우 취업의 문이 정말 좁다.

대학들이 교육부에서 재정지원을 받으려면 여러 정량지표 관리가 중요하다. 이들 중 가장 중요한 지표의 하나가 취업률이다. 전문대학의 경우 2014년도 2월 졸업생의 취업률을 2015년 6월, 9월, 12월의 3번에 걸쳐 취업 동향을 조사한 뒤 12월이 되어서야 취업한 졸업생을 세분화하여 각기 상황을 조합하는 등 복잡한 산출 방식을 통하여 최종 집계를 낸다. 이를 토대로 대학을 4등급으로 나누어 지원을 중단하거나 퇴출시키는 잣대로 활용한다.

그러니 대학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살아남기 위하여 취업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학과는 학문의 중요성과는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정리하고 있고, 교육부는 이를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중장기인력수급전망’(2013~2023년)에 따르면 대학교수는 2013년 7만3천400명에서 2023년 6만3천200명으로 줄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2013년 기준으로는 13.9%가 없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지금이라도 취업중심의 대학개혁, 즉 수요자중심의 대학개혁을 제고하지 않으면 학문의 황폐화와 지식의 편파는 후일 부메랑이 되어 우리에게 되돌릴 수 없는 재앙을 예고하게 될 것이다.

학문에 따라 졸업과 함께 사회가 즉시 요구하는 보편적인 직업도 있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난 뒤 충분히 자신의 전공을 연마하고 난 뒤에 직업을 가져야 하는 학문도 많다. 그러나 대학은 과거와 같이 취업에 난항을 겪는 학과를 대학에 둔다는 것은 곧 대학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여기고 소위 ‘순간인기 유행학과’만 남기고 대거 정리에 돌입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학과를 살리고자 학생의 적성에 대한 고려는 뒤로한 채 취업만을 목표로 삼다보니 학생은 자기 성찰을 할 틈도 갖지 못하고 시간에 쫓기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할 겨를도 없이 그저 연봉을 좀 준다는 회사가 있으면 자의반 타의반으로 일단 입사를 하고 본다. 그러다 1년쯤 뒤 졸업생이 잘 있는지 전화를 해보면 그만두었다는 슬픈 소식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과연 취업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양동엽 <대구공업대 교수·도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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