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캠페인 책읽는 도시 행복한 시민-독서 인문학모임을 찾아서 .6] 꿈꾸는마을도서관 도토리의 ‘주부독서모임’

  • 김은경 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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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6-10   |  발행일 2015-06-10 제2면   |  수정 2015-06-10
“혼자선 풀리지 않던 육아·가정문제…토론하며 상대방 입장 이해하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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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북구 주민들의 쉼터로 자리매김한 ‘꿈꾸는마을도서관 도토리’의 주부 독서모임 회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작은 도서관’의 역할이 날로 커지고 있다. 지자체가 설립한 공공도서관이 도서의 소장 및 시민들의 지식정보화를 위한 기관으로 의미를 가진다면, 개인 등이 운영하는 작은도서관은 주민밀착형 생활문화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다.

꿈꾸는마을도서관 도토리(대구시 북구 구암로 146)는 2005년부터 북구 주민들의 쉼터로 자리 잡은 작은도서관이다. 1만2천여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일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민들이 단순히 책을 빌려가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발의하고 참여하고 만들어가는 자치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 오후에는 도서관 인근에 거주하는 주부들이 책을 통해 육아와 가정문제를 논의하는 ‘독서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꿈꾸는 마을도서관 도토리의 독서모임을 찾았다. 30~40대 주부 5~6명이 동그마니 놓여있는 탁자에 둘러 앉아 남편과 아이들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있었다. 유일한 남성회원으로, 진행을 맡은 권종국씨는 “방송과 출판물로 잘 알려진 소아정신과 전문의 서천석씨의 ‘우리 아이 괜찮아요’라는 책을 텍스트로 지난 2월부터 매주 금요일 꾸준히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모임의 주제는 부부의 ‘서로 다른 양육관’이었다. 아내는 아이에게 골고루 먹어야 한다고 가르치는데, 남편은 아이가 좋아하는 것만 먹인다. 즉 아내는 아이에게 혼내고 잔소리하는 나쁜 엄마이고, 남편은 오냐오냐 하는 마음 좋은 아빠가 된 가정의 사례를 놓고 이야기를 전개했다.

주제가 던져지자 너도나도 의견을 쏟아냈다. ‘부부의 의견차이가 아이에게는 오히려 다양성을 접하는 좋은 기회’ ‘상대를 자기 쪽으로 끌고 오기 위해 부부가 취해야 할 자세’ 등 다양한 생각이 제시됐다. 또 ‘문제가 있으면 부부가 같이 즐거운 일을 찾아서 해보라’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는 다투는 모습을 보이지 말라’ 등 삶의 지혜가 돋보이는 조언이 더해졌다.

독서모임에 참여한 한 주부는 “혼자서는 풀리지 않던 문제들이 책을 읽고, 다양한 사람들과 얘기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풀리게 되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남편과 아이의 생각까지도 헤아릴 수 있게 된다”고 했다. 또 다른 주부는 “일주일에 한번, 독서모임을 하면서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엄마도 완성된 사람이 아니어서 자칫 아이에게 우월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데, 독서모임을 하면서 수시로 아이의 시각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연습을 하게 됐다”고 독서모임 참여 후의 소감을 전했다.

권 진행자는 “대개의 인문학 모임이 주로 저녁에 열리기 때문에 주부들이 참여하기 어려운데, 이 모임은 낮에 열리기 때문에 일반 가정 주부들이 편하게 참여할 수 있다. 매번 육아를 주제로 시작하지만, 자연스럽게 남편과 집안 이야기로 주제가 확장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독서모임을 하면서 조금 더 알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 조만간 ‘대화법’ 등을 주제로 모임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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