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에게 듣는다] 어린이 흉터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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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5-26  |  수정 2015-05-26 07:57  |  발행일 2015-05-26 제21면
“흉터 수술은 어릴 때보다 성장이 끝난 후 하세요”
[전문가에게 듣는다] 어린이 흉터
■ 손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성형외과 교수

어린이는 어른에 비해 피부가 연약하고, 위험에 처했을 때 적절히 대처하는 능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쉽게 상처를 입는다. 가볍게 긁힌 찰과상 즉, 피부의 맨 위층인 표피 정도까지 상처를 입은 경우에는 기본적인 응급 처치 요령과 간단한 치료방법만 알고 있으면 집에서도 흉터 없이 잘 낫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상처에서 피가 나고 하얀 진피가 보이면 상처가 조금 깊다고 판단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어린이-어른 수술 결과 차이 없지만
성장에 따른 신체변화 최우선 고려를
얼굴주위·관절부위는 즉시 수술해야

상처 생겼을 때 소독 등 초기치료 중요
식염수나 흐르는 수돗물로 씻어내야
딱딱한 흉터 1년 지나야 부드러워져

◆소독과 드레싱은 기본

상처가 생겼을 때 응급처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계명대 동산병원 성형외과 손대구 교수는 “생리식염수로 상처를 닦아내거나 씻어내면 가장 좋겠지만, 생리식염수가 없는 경우에는 먼저 깨끗한 수돗물로 상처와 상처 주위를 씻어내어도 문제가 없다”며 “샤워기를 이용해 상처에 묻은 이물질이나 죽은 조직 등을 말끔히 제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화상을 입었다면 차가운 물을 이용하고 이외의 상처에는 미지근한 물이 환자에게 더 편하다. 소독할 목적으로 알코올이나 강한 포다딘용액 등의 사용은 오히려 상처에 좋지 않다. 화상으로 생긴 물집은 터뜨리지 않고 그냥 두는 것이 좋다. 물집이 벗겨지고 나면 매일 드레싱을 갈아야 하는데, 화상이 깊지 않으면 물집 가장자리에 작은 창을 내어 물만 제거하고 그대로 둘 수도 있기 때문이다. 씻은 후에는 고운 면 수건 등으로 상처 위를 꼭꼭 눌러 물기를 제거해야 한다.

상처부위에 세균감염이 없도록 했다면 다음은 새로운 살이 잘 돋아나도록 상처를 촉촉하게 습윤환경이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항생제 연고나 각종 드레싱 제품이다.

대표적인 것이 스펀지같이 생긴 폼(foam) 드레싱 종류다. 깨끗하게 씻어내고 거즈로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상처 위에 폼 드레싱을 얹고 잘 고정해 준다. 대부분 하루에 한 번씩 교체하면 되지만 진물이 많이 나는 경우에는 상처가 짓무르지 않도록 드레싱이 축축해지기 전에 갈아줘야 한다.

이렇게 치료해도 2~3일이 지나면 오히려 상처가 붓고, 주위까지 벌겋게 되고, 약간 아프기도 한다. 이를 상처가 곪아 가는 감염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것은 감염이 아니라 상처 치유의 정상적인 과정 중의 하나인 염증 과정이다. 4~5일째가 되면 부기가 가라앉고 상처의 가장자리에서 새로운 표피가 자라나오게 되는데 이 과정을 상피화기라고 한다. 다음은 증식단계로 5~7일에 시작해 2~3주간 지속되며 상처는 육아조직(붉은 살)이라는 새로운 살로 채워진다. 다음은 성숙단계로 15일에 시작해 약 1년간 지속된다.

[전문가에게 듣는다] 어린이 흉터
어린이 흉터의 경우 생리식염수나 깨끗한 수돗물로 상처 주변을 씻어내는 등 추가적인 세균감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연고 등을 발라 피부를 안정시킨 후 가까운 병원을 찾아야만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다.

◆연고 등 발라 흉터 예방

상처는 다 나았는데 새살이 튀어 오르는 경우도 있다. 이는 표피와 진피의 일부분이 벗겨지거나(찰과상) 죽은(2도 화상) 경우, 약 10일에서 2주 정도가 되면 상피로 완전히 덮이게 된다.

이럴 때는 별로 흉터를 남기지 않는다. 그러나 진피의 깊은 부분까지 상처를 입은 경우 깊이에 따라 3~4주 치유기간이 필요하다. 완전히 상피로 덮이는데 3주 이상이 소요된 경우 처음에는 아주 잘 나은 것 같이 보여, 앞으로 흉터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하면 믿지 않는 분이 많다. 그러나 2개월째 접어들어 성숙단계가 활발히 진행되면 흉터가 붉게 튀어 오르게 된다. 3~4개월을 정점으로 6개월쯤 되면 흉터는 점점 낮아지고 색깔도 연해진다. 그러나 딱딱한 흉터가 부드러워지려면 1년이 지나야 한다.

흉터를 예방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손 교수는 “흉터가 생겼다면 치료과정의 문제라기보다 애초에 상처가 깊었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처가 낫는데 2주 이상 시간이 걸린 경우 성숙단계로 접어드는 15일 정도부터 흉터를 완화하는 흉터연고나, 실리콘젤시트를 덮어 흉터가 튀어 오르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새살은 자외선을 받으면 검어지기 때문에 자외선차단 크림을 2시간 간격으로 발라줘야 한다”고 말했다.

갖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흉터가 생긴 경우에는 나이에 관계없이 일단은 딱딱한 흉터가 성숙해져 부드러워질 때까지 1년간 기다리는 것이 좋다. 아주 어린 신생아나 노인을 제외하고 어린이와 어른의 흉터수술 결과는 별 차이가 없다. 다만 어린이에서 고려할 것은 성장에 따른 신체의 변화다.

흉터가 얼굴 주위 혹은 관절 부위에 있어 성장기 해부학적 구조물에 변형이 오거나 너무 보기 흉해 성격발달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되면 즉시 수술해 주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굳이 어릴 때 수술하기보다는 좀 기다렸다가 성장이 끝난 후 수술하는 것이 무난하다. 흉터수술로 흉터가 감쪽같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수술함으로써 많이 좋아질 수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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