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의 뮤지컬 & 시어터] 셰익스피어의 희곡 ‘템페스트’vs 영국 뮤지컬 ‘리턴 투 더 포비든 플래닛’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5-05-22   |  발행일 2015-05-22 제36면   |  수정 2015-05-22
[김성태의 뮤지컬 & 시어터] 셰익스피어의 희곡 ‘템페스트’vs 영국 뮤지컬 ‘리턴 투 더 포비든 플래닛’

셰익스피어 말년의 희곡 ‘템페스트(The Tempest)’는 그가 쓴 37편의 희곡 중에서도 그의 철학을 가장 잘 반영했다는 평이다. 대사 역시 너무도 아름답고 심오해 번역가들은 고심해야 했다.

밀라노의 대공 프로스페로는 마술 연마에만 힘쓰다가 동생 안토니오와 나폴리 왕 알론소의 계략에 의해 쫓겨나고 만다. 어린 딸 미란다와 함께 망망대해에 버려졌던 그는 천신만고 끝에 외딴 섬에 도착해 그곳에 살던 괴물 캘리반과 공기의 정령 에어리얼을 하인으로 데리고 산다. 세월이 흐른 어느 날, 프로스페로는 안토니오와 알론소 일행이 탄 배가 근처를 지나가는 것을 보고 폭풍을 일으켜서 섬으로 유인한다. 프로스페로가 복수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러나 그는 알론소의 아들 페르디난드와 자신의 딸 미란다가 사랑에 빠지자 모두를 용서하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마술 책마저 버린다.

이렇게 흥미진진한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는 전 세계 수많은 극단에 의해 연극화됐다. 그중에는 상당히 변형된 작품도 있는데, 한국의 극단 ‘목화’(대표 오태석)는 이 작품의 무대를 유럽에서부터 한반도의 신라와 가락국으로 절묘하게 옮겨와 세계인의 갈채를 받았다. 에든버러 페스티벌이나 포항국제바다연극제에서도 멋지게 공연하였다. ‘템페스트’는 또한 많은 영화와 TV극으로도 제작되었다.

2010년 줄리 테이머가 감독하고 헬렌 미렌이 주연한 동명의 영화가 그 예다. 프레드 윌콕스 감독의 1956년작 영화 ‘포비든 플래닛’은 이 작품의 무대를 우주로 옮겨 우주의 외딴 행성에 버려진 마법사 부녀를 탄생시켰다.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딸의 누드 수영 장면은 관객의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여기서 세계적 코미디언 레슬리 닐슨이 우주선 선장으로 출연하였다. 로봇이 등장하여 재미를 더하는데, 이런 로봇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2014)나 리들리 스콧 감독의 ‘프로메테우스’(2012)에서도 볼 수 있다.

기원 후 4만년의 우주를 배경으로 해 로제 바댕이 감독하고 제인 폰다가 주연한 영화 ‘바바렐라’(1967)는 체코에서 뮤지컬로 제작된 바 있다. 영화 ‘포비든 플래닛’ 역시 뮤지컬로 제작됐다. 89년 영국에서 초연돼 이듬해 올리비에 상까지 획득한 뮤지컬 ‘리턴 투 더 포비든 플래닛’은 셰익스피어 희곡 ‘템페스트’의 시간과 공간을 미래와 우주로 확장해서 비틀어 보이는 ‘로큰롤 뮤지컬’이다. 뮤지컬 ‘리턴 투 더 포비든 플래닛’의 묘미는 엘비스 프레슬리, 비치보이스, 클리프 리처드, 스티븐 울프 등 1950~60년대의 인기 가수와 그룹들의 로큰롤 히트곡이 공연 내내 관객을 즐겁게 해주는 데 있다. 귀에 익은 곡도 많고 로봇도 등장한다.

이 뮤지컬은 2002년 10월 우리나라 극단 루트원(대표 최호)에 의해 ‘포비든 플래닛’이라는 제목으로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 적이 있다. 남경주와 김성기, 박기영 등이 라이브 밴드와 함께 출연했다. 2015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이 뮤지컬의 영국 오리지널 버전이 대구를 찾게 돼 기대가 크다. 문화평론가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위클리포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