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환의 별난집 별난맛] 대구 달서구 연빈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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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13   |  발행일 2015-03-13 제41면   |  수정 2015-03-13
연 위주 식단…웰빙을 넘어 몸·마음까지 행복해지는 힐링 음식
[박진환의 별난집 별난맛]  대구 달서구 연빈재

자연을 닮은 건강한 음식이 있는 곳이다. 연을 위주로 한 채식위주 식단이다. 식당이라기보다는 요리연구가들에 의해 귀한 음식과 차를 체험할 수 있는 자그마한 공간이다.

연은 대구의 특산물이며 전국 생산량의 34%로 제1의 생산기반을 가지고 있다. 연은 요즘 뜨는 대표적인 웰빙음식으로 천연방부제로 사용할 만큼 효능이 많다.

이 집은 모든 요리에 연뿌리·연꽃·연자·연잎을 발효시킨 원액을 조미료를 대신하여 맛을 낸다. ‘송이와 궁중연잎밥’(2만5천원)의 연잎밥은 쌀을 연잎차로 우린 물에 2시간 불리고 다시 2시간 끓여 고두밥을 지은 뒤 밤, 대추 등 15가지 곡물과 연꽃 우린 차인 맛내기 물을 넣어 연잎에 싸서 2시간 쪄 손님상에 낸다. 연잎 밥을 짓는 데 무려 8시간이나 걸린다.

곁들여 내는 송이의 맛과 향이 가득 밴 송이국도 시원함이 있는 자연 그대로의 맛이다. 국물요리 맛을 낼 때 흔히 쓰는 멸치를 쓰지 않고 뿌리채소 등 30여가지를 달여 만든 맛국물을 기본으로 맛을 내서인지 감칠맛이 있다. 밑반찬도 가짓수는 많지 않지만 특별함이 있다. 생선이나 고기는 일절 없다. 녹차와 무말랭이부터 아삭한 식감이 기분 좋은 연근, 연자 우린 물에 데친 곰취나물, 입안에 기분 좋은 감자향이 그대로 살아 있는 돼지감자, 순한 맛 장아찌에 콩과 밀로 만든 콩고기, 그리고 첫사랑 같은 짜릿함이 있는 이슬차와 국물김치 등 깔끔하고 조화로운 깊이가 있는 맛이다.

산송이명품죽(1만8천원), 산송이명품전(2만원), 점심메뉴로 자연식 연영양비빔밥(4천500원), 연쌀떡구이(4천500원) 등 이름부터 예사롭지가 않다. 순서대로 내는 시간전개형이 아니고 1인 1상 차림의 공간전개형으로 낸다. 연영양비빔밥은 연차 원액으로 밥을 짓고 봄동, 시금치, 봄상추, 냉이, 쑥 등을 녹차 기름으로 볶아 연효소콩고기를 갈아 넣고 녹차 기름으로 졸인 고추장에 비벼 먹는다. 입안에 각각 채소의 향내와 맛의 여운이 오래 남는다.

이집은 재료가 가지는 맛을 정확히 알고 있다. 이것저것 섞으면 맛이 충돌한다. 각각의 제철 재료가 가지는 원래의 맛과 영양을 그대로 간직한 채 심플하리만큼 깔끔하게 끌어내 직설적으로 전달하는 편이다. 흔히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고 하지만, 맛도 맛이지만 준비과정의 세월과 정성에 비해 착한 가격이다. 웰빙을 넘어 몸과 마음까지 행복해지는 힐링 음식으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특별함이 있어 귀한 손님 모셔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음식칼럼니스트

▶예약전화:(053)632-6900▶위치:대구 달서구 달구벌대로1530 삼정브리티시용산 상가 301동 133호(대로변 1층)▶영업시간:오전 11시 ~ 밤 10시

▶휴무:토·일요일▶주차시설:상가 전용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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