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고 푹 쉬어도 무기력, 갑상선은 정상이라는데…“그러면, 副腎(부신)을 의심하라”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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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2-17  |  수정 2015-02-17 08:03  |  발행일 2015-02-17 제20면
잘 자고 푹 쉬어도 무기력, 갑상선은 정상이라는데…“그러면, 副腎(부신)을 의심하라”

외국에 있는 지인들과 휴대폰으로 영상통화를 하고, 원하는 외국 제품을 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직접 구매하는 세상이다. 우리의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최근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미생’처럼 현대인의 생활은 많은 스트레스로 인해 ‘완생’이 되지 않은 미완성의 삶을 이루고 있다. 특히 우리 몸에서 ‘부신’이라는 기관 혹은 장기는 스트레스와 매우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 실제 부신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조차도 부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부신이 하는 일은…
전해질·혈압·혈당 등 조절 호르몬 분비
상처·질병·정신적 스트레스에도 반응
신체가 적응하도록 도와 면역력 유지

부신 호르몬 이상땐…
코르티솔 호르몬 과잉땐 ‘쿠싱증후군’
성기능감퇴·골다공증·당뇨 등 동반
코르티솔 비정상적 생성땐 ‘부신 피로’
전신쇠약·체중감소·우울·구토 유발


◆ 인체 균형잡는 부신 호르몬

잘 자고 푹 쉬어도 무기력, 갑상선은 정상이라는데…“그러면, 副腎(부신)을 의심하라”

부신은 큰 포도알 크기의 작은 내분비선으로 오른쪽 부신은 작은 피라미드 모양이고, 왼쪽은 반달모양이며, 허리 등쪽에 위치한 양쪽 콩팥(신장) 위에 각각 하나씩 위치해 있다. 대동맥, 대정맥 등의 주요 혈관과 가까이 있어 혈액으로부터 전달되는 호르몬에 신속하게 반응한다.

이 부신은 우리 몸의 전해질, 혈압, 스트레스, 혈당, 성분화 등의 조절을 하는 여러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러한 호르몬의 분비 조절은 머리 안에 위치한 뇌하수체에서 전달하는 호르몬에 의해 반응하게 된다. 부신 혹은 부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역할과 기능은 워낙 다양하고 복잡해서 한 번에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일명 ‘스트레스 분비선’으로 알려져 있어 상처, 질병, 혹은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대해 원활하게 대처해 몸이 스트레스에 잘 적응해 살아남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유명한 코르티솔은 주로 다발층에서 분비되어 혈당조절, 항염증효과, 면역반응 조절, 심혈관계 조율, 스트레스 반응 정상화 등의 기능을 한다. 알도스테론은 사구층에서 분비되어 나트륨, 칼륨, 체액 등과 혈압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부신 피질 호르몬 관련질환 중 코르티솔이 과잉분비되어 발생하는 ‘쿠싱증후군’과 코르티솔이 제대로 생성되지 않는 ‘부신기능저하’가 대표적이다. 쿠싱증후군은 보름달모양 얼굴을 띠게 되며 뒷목에 볼록하게 지방이 축적되어 버팔로혹, 몸통은 비대하나 팔다리는 가늘어지는 중심성 비만, 붉은 얼굴, 얇은 피부와 피부 반상 출혈과 함께 복부 혹은 둔부에 살트임 등의 특징이 나타날 수 있다. 성기능감퇴, 골다공증, 다모증, 여드름, 고혈압, 당뇨, 우울증이 동반될 수 있고, 여성들은 월경 장애가 있을 수 있다. 이유없이 체중이 증가하고 얼굴모양이 달덩이처럼 둥글게 변하면서 혈압이 높아지거나 혈당 이상이 생기면 쿠싱증후군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 원인없는 무기력증

쿠싱증후군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부신종양에 대한 수술적 치료 혹은 약물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 일단 의심이 된다면 내분비대사내과 전문클리닉을 찾아, 호르몬 기능 검사와 함께 진단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코르티솔의 분비가 저하되는 부신기능부전(혹은 저하증)은 부신 피질의 파괴에 의한 일차성과 뇌하수체의 기능 저하로 인한 이차성으로 분류된다.

최근에는 경한 부신기능저하와 관련된 증상을 ‘부신 피로’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무기력증, 전신쇠약, 식욕 저하, 체중감소, 기립성 저혈압, 오심, 구토, 우울감, 피부가 검게 변하며 입 점막 주위의 색소과다침착을 보일 수 있다. 간혹 수술, 외상이나 감염 등으로 인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부신기능의 저하가 갑자기 악화되어 심한 구토와 복통, 저혈압이나 혼수상태가 올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이 부신의 결핵이었으나, 최근에는 피부 및 알레르기 질환이나 관절 질환으로 인해 스테로이드 약물 복용이나 주사 치료가 흔해지면서 이로 인한 부신기능저하도 흔하게 볼 수 있다.

부신 기능의 진단은 혈액검사를 통한 호르몬 기능 검사와 함께 필요시 복부의 부신을 확인하는 CT촬영을 하게 되며, 원인 질환에 따라 적절한 치료와 스테로이드 보충을 받아야 한다. 특히 부신피질기능이 떨어져 있는 환자는 외상, 감염, 수술 등과 같이 급성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적절하게 스테로이드 투입량을 늘려야 하므로 전문가와의 상의가 필수적이다.

부신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은 일반적인 건강 원칙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고른 영양 보충, 규칙적인 운동, 적당한 휴식, 스트레스에 대한 건강한 정신자세를 지니는 정도의 안정적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앞서 언급한 특이한 증상이 뚜렷한 원인 없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 내분비대사내과 전문클리닉에서 코르티솔을 포함한 부신 피질 호르몬 기능에 관련된 선별 검사를 받아보기를 권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계명대 동산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조호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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