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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체 대표를 주축으로 의사와 교수, 공무원, 변호사 등이 활동 중인 ‘대구독서포럼’이 지난달 26일 대구테크노파크 강당에서 연‘저자와의 만남’. 이날 행사에는 ‘행복의 기원’을 쓴 서은국 연세대 교수가 초청됐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
우리나라 기업 최고경영자들은 한 달 평균 1~2권의 책을 읽는다. 서구 선진국 CEO들은 한 달에 3~4권의 책을 읽는다. 잭 웰치 GE 전 회장,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등 당대 최고의 자리에 오른 기업인들은 틈 날 때마다 책을 읽었다.
‘대구독서포럼’은 책읽는 CEO들의 독서모임이다. 2005년 대구에서 탄생했으며 CEO의 폭넓은 지식과 교양 함양, 독서문화 정착을 목적으로 한다. 설립 초기에는 경영자 중심으로 운영됐다. 최근에는 의사와 교수, 공무원, 변호사, 회계사 등 보다 다양한 직업군에 문호를 개방했다. 특히 부부가 함께 참여하는 것을 권장해 부부회원이 유난히 많다.
지난달 26일 오후 7시, 대구테크노파크 강당에서 열린 포럼에는 60여명의 회원이 참석했다. 일찍 온 회원들은 서로 안부를 전하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식사를 하지 못한 회원이 간단한 떡과 간식으로 허기를 달래고 있었다. 조용히 책을 펴고 독서하는 회원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이날 ‘행복의 기원’을 쓴 연세대 심리학과 서은국 교수가 초청돼 ‘참된 행복의 본질은 무엇이며,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회원들과 질의 응답을 나눴다.
엄달현 대구독서포럼 회장(대창공업사 대표)은 “‘책을 읽는 사람이 성공한다’ ‘어려운 때일수록 책을 읽어라’는 말은 참으로 명언이다. 최고 경영자의 지적 수준은 그 기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바쁜 일상에서 틈틈이 짬을 내 차근차근 한 권씩 책을 읽고 있다. 다양한 저자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그들로부터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는 것은 큰 즐거움 중의 하나”라고 밝혔다.
독서포럼은 현재 사단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모임을 태동시킨 전진문 전 대가대 교수가 상임이사로 있다. 박홍락 <주>샘터정보기술 대표이사, 김익환 변호사, 김징균 세강병원장, 박종대 <주>동성중공업 총괄 CEO, 윤태열 <주>남경엔지니어링 대표, 조만현 동우CM 회장, 최영욱 세명병원 이사장 등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6개월 단위로 책을 선정하고, 격주로 저자를 초청해 함께 책을 읽고 있다.
지난해 10월 선정된 책은 △백영훈의 ‘조국 근대화의 언덕’ △정규재의 ‘닥치고 진실’ △허제의 ‘3D프린터의 모든 것’ △계환의 ‘중국불교’ △장경호의 ‘종자, 세계를 지배하다’ △송복의 ‘류성룡, 나라를 다시 만들때가 되었나이다’ △엄창석의 ‘빨간 염소들의 거리’ 등으로 문학과 예술, 역사와 세계사 등 전 분야를 망라한다. 독서포럼은 이 책들을 오는 3월까지 차례로 읽어나갈 예정이다.
책을 읽는 모임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책을 나누고 독서문화를 확산시키는 역할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회원들은 ‘나의 노래, 우리들의 이야기’의 저자인 가수 윤형주를 초청해 지난해 ‘시민무료초청특강’을 가진 것을 비롯해 다문화가족도서관과 아시아아프리카교육난민후원회, 베트남 등에 도서를 기증했다.
전진문 대구독서포럼 상임이사는 “국내외 경기침체로 우리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어려운 때일수록 함께 책을 읽고, 부족함을 극복한다면 좀 더 밝은 미래가 우리앞에 찾아올 것”이라며 “앞으로도 좋은 책을 선택해 ‘저자와의 만남’을 기획하는 등 대구의 경영자와 일반 시민에게 유익한 독서프로그램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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