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 인터뷰]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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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24   |  발행일 2015-01-24 제22면   |  수정 2015-01-24
“워킹맘·대디 지원센터 운영…맞벌이 양육고충 덜어주고 싶어”
◇워킹맘·워킹대디 센터
올해 3월부터 6곳 시범 도입, 야간·주말도 자녀교육 상담
◇공동 육아나눔터 확대
2017년까지 230곳으로 늘려, 아이 돌봄서비스 개선 방침
◇부성권 보호 정책
아빠의 달 지난해 10월 도입,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에 힘써
[Y 인터뷰]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최근 어린이집 교사의 아동폭행 사건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우리 사회의 큰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아프리카에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도 있다고 하는데, 미래세대를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문제는 결코 어느 한 가정의 일로 치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일한 여성 장관으로 지역구 국회의원이자 워킹맘인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21일 긴급히 공동육아나눔터를 찾아 학부모들을 만난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김 장관(44)은 “저도 자녀 2명을 키우는 워킹맘이라 아이를 키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다”며 “부모들의 양육 고충을 덜어줄 수 있도록 워킹맘·워킹대디 지원센터(가칭)를 3월부터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35세이던 2005년 17대 국회의원 당시 대기업에 다니는 권기석씨와 결혼해 남매를 두고 있다.


-최근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아동 폭행 문제가 전국민의 화두로 떠올랐다.

“‘어린이집’은 여성가족부의 업무는 아니지만 타 부처와 연계해 자녀양육 전반에 대해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워킹맘·워킹대디 지원센터 6곳을 열어 부모들이 양육시 겪는 여러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찾아가는 직장내 고충 상담 서비스, 자녀 양육 상담, 주말 생활 컨설팅 등이다. 직장에 다니는 부모가 이용할 수 있도록 야간과 주말에도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가 1대 1 매칭펀드 형식으로 예산을 조달할 계획이다. 또 현재 운영 중인 건강가정지원센터는 수요에 따라 프로그램을 개설하므로 이용 부모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다. 예컨대 직장맘의 경우 자녀를 급히 병원에 데려가야 하는 등 이동이 필요할 때 ‘긴급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녀교육에 아빠가 더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있는가.

“워킹대디를 위한 아빠의 달을 지난해 10월부터 도입해 남자도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아빠들이 한 달이라도 부성애의 불씨를 살린다면 세대 갈등을 없앨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엄마와 아빠가 같이 가야 한다는 뜻이다”

-공동육아나눔터가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면 이용하기 편리할 것 같다.

“현재 운영 중인 공동육아나눔터를 2017년까지 230곳으로 늘려 지난해(84곳)보다 3배가량 확충하고, 아이돌보미 수당도 올해 6천원(작년 5천500원)으로 인상해 아이돌봄 서비스도 개선할 방침이다. 앞으로 아파트 단지 등 이용이 보다 편리한 곳에 설치되기를 바라고 있다. 장소를 지자체가 제공하면 여성가족부는 공간 리모델링 및 장난감 등 최대한 지원하겠다.”

-저출산이 국가적 재앙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적령기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 같다.

“인구 증가를 억제할 당시 명확한 기준이 있었다.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는 식이었다. 현재 다둥이 카드, 다자녀 우선 입학이 있는데 기준이 다 다르다. 지금 출산율이 1.19명이니까 당분간 기준을 2명으로 해야 한다. 일정 수준이 되면 3명으로 늘리는 등 실천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고, 기준 인원을 넘으면 혜택을 동일하게 받도록 할 필요가 있다. 처음부터 자녀 3~4명을 기준으로 하면 따라가기도 힘들고 유인도 잘 안 된다. 아이 돌보미부터 어린이집과 유치원 추첨, 대학 등록금, 세제 지원까지 인센티브 설계도 전 부처가 함께하면 좋겠다. 인센티브 부여와 방해 요인 제거가 같이 가야 한다.

일·가정 양립은 부부 한쪽의 문제가 아니다. 아빠의 일·가정 양립도 중요하다. 이로 인해 회사에서 피해를 볼 것이라는 두려움을 없애 주는 게 중요하다. 부모휴직제가 있고 아빠의 달이란 인센티브까지 만들었는데도 시장 상황이 이를 못 받아들이면 더 강력한 아빠 쿼터제나 자동육아휴직제로 갈 수도 있다는 걸 기업이 알아야 한다.”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는 교육도 필요한 것 같은데.

“여성가족부는 가정 내 소통 및 관계를 돈독하게 하기 위해 예비부부부터 임신, 출산, 육아기와 노년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에 맞춘 가족교육을 실시한다. 전국 151개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통해 지역사회 중심으로 가족교육을 지원하고, 직접 교육에 참석하기 어려운 부부, 부모를 위해 EBS 등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가정폭력·성폭력·성희롱 의무교육 대상인 정부기관 등에 가족교육 프로그램을 포함시키는 등 가족교육을 점차 확대해 가면서 가정이 보다 화목하고 단단해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

-여성가족부의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은 상당한 호응을 얻는 것으로 안다.

“전국 140개 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출산·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 새로 출발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직업상담부터 직업교육훈련, 인턴십, 취업알선, 취업 후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새일센터가 그동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수적 확대를 이뤘다면 앞으로는 보다 질 좋은 일자리로의 연계와 경력유지 지원을 위한 질적 개선에 매진해 맞춤형 교육과 취업 연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다.

-다문화 가족들의 어려움을 해소할 대책은 어떤 것이 있나.

국내 다문화가족은 현재 약 80만명이고, 2020년에는 100만명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문화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상호 존중하는 문화를 형성해 우리 사회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상별·단계별 교육과 인식개선 노력이 모두 함께 가야 진정한 사회통합이 가능할 것이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Y 인터뷰]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지난 20일 서울 관악구 건강가정지원센터 공동육아나눔터를 찾아 워킹맘, 워킹대디의 현실적인 고충과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언을 듣고 정부의 지원방안도 설명하고 있다.

■ 김희정 장관은

김희정 장관은 출생지(부산)와 국회의원 지역구(부산 연제)로 보면 대구·경북과 직접적 연관은 없다. 그러나 뿌리는 대구·경북이다. 부친이 경주 양북면, 모친은 칠곡 출신이고, 남편 권기석씨의 고향도 의성, 시어머니는 안동 출신이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거쳐 1990년 중반 정당 당료로 정치권에 발을 내디딘 김 장관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국회입성에 성공했다. 이후 그에게는 최연소 국회의원, 최연소 기관장 등 ‘최연소’라는 꼬리표가 이름 뒤에 붙어다닌다. 특히 청와대 대변인과 한국인터넷진흥원 초대 원장,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의 여당 간사를 역임한 데 이어 지난해 7월16일 제4대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이로써 40대 초반에 당·정·청의 주요 포스트를 모두 섭렵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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