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공유경제

  • 김기오
  • |
  • 입력 2015-01-19   |  발행일 2015-01-19 제31면   |  수정 2015-01-19
[자유성] 공유경제

“족발 함께 시켜 드실 분?”

비용을 반씩 부담하는 소비 형태가 젊은층 1인 가구나 학생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하프셰어로, 작은 의미의 공유경제(Sharing Economy)다. 혼자 먹기 부담스러운 양의 족발·피자·치킨 같은 음식을 함께 주문하는 것은 물론 쿠폰을 나눠 쓰거나 생활용품을 공동 구입한다.

나누는 것은 소소한 소비에 그치지 않는다. 한 집에 생면부지인 여러 사람이 살며 새로운 인연을 맺는다. 승용차는 주택가나 환승 쉬운 곳에서 필요한 시간만큼만 돌아가며 사용한다. 하우스셰어링이나 카셰어링은 비즈니스의 하나로 발전했다. 셰어하우스는 새로운 1인 주거시설 상품으로, 임대 전문업체도 30여 곳에 이른다. 개인 업체까지 보태면 수는 훨씬 늘어날 것이다. 카셰어링 회사 쏘카는 지난해 누적 이용건수 약 52만 건, 하루 평균 2천500~3천건꼴이다. 한옥 공유 서비스 기업인 ‘코자자’, 주차 공간을 공유하는 ‘모두의 주차장’, 명품가방을 공유하는 ‘코럭스’, 필요한 공구를 서로 빌려 쓰는 ‘여민동락 공구 도서관’도 공유 비즈니스의 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에 공유경제에 대한 관심을 폭발적으로 확산시킨 것은 우버택시다. 미국 운송 네트워크 회사 우버(Uber)는 고용 혹은 공유 차량 운전사와 승객을 모바일 앱으로 중계한다. 우버택시는 여러 나라에서 불법 논란을 일으키고 기존 업계의 저항을 받으면서 몸값을 천정부지로 높였다. 에어비앤비(Airbnb)는 세계 최대 숙박공유 서비스다. 방·집·별장 등 사람이 지낼 수 있는 모든 공간이 대상이다. 등록된 방은 190여개국 3만1천여 도시에 60만개나 된다. 2013년 한국에도 진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월가에 떠도는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가치는 50조원을 웃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2025년 전세계 공유경제 시장 규모가 400조원으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미·유럽에서 공유경제는 이미 대중화의 길을 걷고 있다. 국내는 걸음마 단계지만 확산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개인주의와 사유(私有)의 시대, 모바일·온라인과 결합한 역설적 이단아 공유경제의 끝은 어디일까. 김기오 주말섹션부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