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data 세상 .2] ‘경신고 수능만점’ 검색 핫 키워드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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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10  |  수정 2015-01-10 07:31  |  발행일 2015-01-10 제3면
웹에선 ‘부모 직업’ 트위터에선 ‘대박’ 페북에선 ‘경신상업전수학교’
‘비결’‘집안’‘교사’ 연관단어 상위권…‘악명’‘치맛바람’‘물수능’ 등 부정적 시각도 엿보여
‘수성학군’ 전국 이슈 부각되며 ‘강남8학군’과 비교…집값도 주목 받으며 ‘경신고 효과’ 등장
[BIG data 세상 .2]  ‘경신고 수능만점’ 검색 핫 키워드

지난해 12월3일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인별 성적이 발표되자 한동안 누리꾼 사이에서는 ‘대구 경신고’가 화제가 됐다. 전국 29명의 만점자 중 경신고에서만 4명이 배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순위 1위를 차지하는 등 전국적 주목을 받았다.

그렇다면 누리꾼은 경신고 수능 만점과 관련해 어떤 것을 궁금해 했을까. 영남일보와 <주>더아이엠씨(대표 전채남)는 성적 발표일인 지난해 12월3~26일 포털사이트의 웹페이지와 SNS상에서 경신고 수능만점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빅데이터 분석을 진행했다. 데이터 수집 단어는 ‘경신고 수능만점’이었으며, 수집 범위는 웹의 경우 네이버, SNS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이었다. 수집·분석 도구로는 TextoM, UCINET 6, NodeXL이 쓰였으며 총 1만2천여건의 데이터가 수집됐다.

◆비결과 부모가 누군지 궁금해

분석 결과 누리꾼은 수능 만점자들의 교육방법이나 학부모의 직업 등 만점자와 관련한 배경을 궁금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나 블로그, 카페 등 가장 많은 데이터가 수집된 웹에서 경신고 수능만점과 연관된 단어는 1위는 ‘비결’이었다. 또 ‘지옥학습량’(7위), ‘교육열’(10위) 등 교육시스템에 대한 언급이 이어졌다.

누리꾼은 경신고 수능만점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공부해서 그 같은 결과를 얻었는지 ‘비결’을 궁금해했으며, 그 비결 가운데 하나로 학습량이나 대구지역의 교육열이 뒷받침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외에도 ‘부모’(2위)와 ‘교사’(5위)가 수능만점과 연관된 단어 상위권에 올랐다. 이 역시 누리꾼이 만점자의 배경에 대해 주목했다는 것을 뜻한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머리를 타고 났거나, 재력이 어느 정도 받침이 되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회자되는 만큼 부모의 직업 등과 관련한 것이 누리꾼의 궁금증을 자아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웹상에서 상위 빈도 50개 단어의 네트워크를 그린 결과, 수능만점자 4명 모두 ‘자연계열’이고 그중 2명은 동명이인이라는 점이 부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400점 만점을 받은 경신고 재학생은 이승민군과 또 다른 이승민군, 권대현군, 김정훈군으로 이승민이라는 이름이 2명이어서 웹상에서 더 큰 이슈가 됐다.

트위터에서는 1위가 ‘대박’으로 누리꾼이 만점자들을 부러워하며 경신고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위터내 연관 단어로 전멸(8위)이라는 단어가 나타났는데, 이는 강남 8학군에서 만점자를 배출하지 못한 것과 경신고를 비교한 것으로 해석된다.

페이스북에서 연관된 단어 1위는 다소 의외인 ‘전환’이었다. 이는 경신고 수능만점의 비결 중 2011년 자율형 사립고로의 전환을 언급한 것이며, 이번 수능결과를 통해서 대부분 자사고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의 경우 경신고의 전신인 ‘경신상업전수학교’(2위)가 언급되면서 학교의 역사까지 새롭게 조명받았다. 학교 역사에 대한 내용은 단순히 호기심에서 발생한 것이라기보다는 졸업자들이 애교심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페이스북 분석 결과 중에는 ‘악명’ ‘치맛바람’ 등도 있어 수능만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엿볼 수 있었다.

◆수성구·수성학군 전국적 이슈

이번 분석결과에 대해 더아이엠씨 측은 경신고 만점자들의 비결로 ‘학교 교육시스템으로 인한 높은 학습량’과 ‘교사 학부모들의 지원’을 꼽았다.

김찬우 더아이엠씨 연구원은 “빅데이터 분석 결과 경신고가 이러한 성과를 낸 것은 높은 학습량으로 대표되는 경신고의 학습 시스템으로 요약할 수 있다”라며 “또 만점자의 부모가 교사인 점이 주목받은 것으로 비춰봤을 때 부모가 자녀 교육에 대해 이해가 높은 것이 자녀의 성적을 높일 수 있는 요인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공교육 정책을 수립하는 대구시교육청이나 사교육 분야의 학원 등은 분석결과에서 별로 나타나지 않았다. 즉, 이번 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이라는 좋은 성적을 낸 것은 경신고의 교육시스템과 학생에 대한 부모의 지원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 할 수 있다.

이번 데이터 분석 결과 전국 최고의 교육열을 자랑하는 대구 수성구도 화제가 됐다. 수성구는 트위터에서 경신고 수능만점과 관련한 연관 단어 2위로 꼽혔으며, 페이스북에서도 3위를 기록했다. 누리꾼이 국내 교육의 중심지로 알려진 강남 8학군과 수성학군을 비교한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강남 8학군은 지난해 수능에서 만점자를 배출하지 못한 것과 달리 수성학군에서는 4명의 만점자가 나와 누리꾼에 지역 교육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게 됐다.

실제로 수성학군은 대구의 강남 8학군이라는 소리를 달고 다녔으며, 대구시내 다른 구·군에서도 자녀교육을 위해 수성구로 이사하는가 하면 위장전입까지 하는 일이 벌어질 정도로 ‘교육도시 대구’를 대표하고 있다. 이런 점이 이번 수능결과를 통해 한 번 더 전국적인 명성을 탄 셈이다.

대구에서 4명의 만점자가 배출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보니 지역 주민도 이를 자랑스럽게 느끼고 있었다.

대구지역으로 한정한 소셜네트워크에서 누리꾼이 언급한 단어로는 트위터내에서는 ‘명문(名門)’이, 페이스북에서는 ‘대박났네’가 많이 등장한 데서 잘 나타났다.

이번 만점 사실이 알려진 후 지역 사회와 교육계에 미친 영향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슈가 된 후 경신고 인근 지역의 집값이 주목받았으며, 실제 수성구 범어동 인근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경신고 효과’라는 단어도 발견됐다.

교육계는 영어의 ‘절대평가 변경’이 수능만점과 같이 언급됐다. 사실 절대평가는 지난 8월 황우여 교육부장관이 도입 계획을 발표한 후 4개월 만에 시행방침을 정했다. 이번 수능이 ‘물수능’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절대평가제가 안 된다는 누리꾼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인호 더아이엠씨 이사는 “전국적인 이슈를 만들어 내지 못했던 대구에서 오랜만에 ‘수성구’와 ‘수성학군’ 등 지역과 관련된 단어가 누리꾼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며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 수성학군이 전국 교육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이 요구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의 교육청이 네트워크에서 나타나지 않았고, 다른 학교도 언급되지 않는 것에 비춰봤을 때 교육청 및 타 학교와 협력해 수성학군을 강남 8학군에 버금가는 명품 학군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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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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