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대중교통 ‘양극화’로 내달린다

  • 2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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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2-30  |  수정 2014-12-30 08:51  |  발행일 2014-12-30 제3면
형편 좋은 지자체는 확대···소형 승합차 벽지 운행도
재정자립도 낮은 군지역, 지원금 마련못해 발동동
경북지역 대중교통 ‘양극화’로 내달린다
한쪽선 무선충전식 전기버스까지 도입하고
경북지역 대중교통 ‘양극화’로 내달린다
다른쪽은 적자때문에 노선폐지 위기 몰리고

서민의 발인 노선버스 운행이 ‘부익부 빈익빈’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경북에서 재정 형편이 상대적으로 나은 시(市) 단위 지역에선 대중교통 지원을 늘리는 반면, 살림살이가 열악한 군(郡) 지역은 단축 운행이 불가피한 처지에 놓였다.

◆ 포항·경산 등 교통‘부익부’

포항시는 내년에 신규예산 9천만원을 들여 시내버스가 운행되지 않는 지역과 농어촌 벽지노선에 ‘수요응답형 교통체계(DRT·Demand Responsive Transit)’를 도입한다.

DRT는 시내버스를 대신해 소형 승합차(16인승)를 운행하는 신개념 교통서비스다. 포항시는 북구 죽장면 내 시내버스 노선이 없는 자연부락 3곳을 대상으로 DRT를 시범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또 DRT 시범운영의 성과를 파악해 2016년부턴 포항시내 대중교통 소외지역 전체로 DRT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포항시의 재정자립도는 경북도내 일선 시·군 중에서는 비교적 높은 33.1%이다. 재정자립도는 지방세 등 자체 수입이 전체 소요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경산시도 29일부터 대중교통 소외지역 주민과 학생들의 등·하굣길 편의를 위해 시내버스 노선을 조정한다.

남산면 구경리와 용성면 미산2리엔 처음으로 시내버스(용성1번)를 운행한다. 진량읍 속초리·대원리·신제리 일원의 경우, 진량읍 소재지까지 드나드는 911번 시내버스(하루 편도 1회)를 투입한다.

809번 시내버스는 운행시간과 노선을 늘린다. 기존 백천동에서 오후 8시35분에 출발해 영대역에서 오후 9시에 종료하던 것을 하양까지 연장해 오후 9시35분까지 운행한다. 학생들의 통학 편의를 위한 조치다.

또 990번과 압량 1번 버스를 투입해 진량황제아파트에서 자인 방면 노선(하루 편도 2회)을 신설한다. 대경대·경북자동차고·경산여자상업고 학생들이 혜택을 보게 된다. 경산시의 재정립도는 22.6%다.

구미시는 지난 9월 1천500만원의 예산으로 시내버스가 운행되지 않거나 운행 횟수가 부족했던 농촌지역 3개 노선을 보완했다. 내년엔 산동면 백현1리 마을에 버스노선을 추가해 운행할 계획이다.

구미시는 올해 적자노선(62개)에 대해 19억7천만원의 손실보상금을 지원했다. 내년에는 13억원을 들여 무선충전식 전기버스(2대)를 늘리는 한편, 5억3천만원의 예산으로 버스정보시스템(BIS)을 확대 구축한다. 구미시의 재정자립도는 37.7%다.

◆ 고령·울진 교통은 ‘빈익빈’

이에 반해 고령군은 새해 1월1일부터 대구를 오가는 유일한 노선버스(606번)의 운행을 전면 중단할 처지에 놓였다.

고령군은 “606번을 운영하는 버스업체가 연간 3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면서 최근 대구~고령 간 노선에 대한 여객자동차운송사업면허를 반납했다”고 설명했다.

고령군 관계자는 “일단 해당 버스업체를 상대로 설득을 하고 있다. 문제는 돈인데 추가로 지원할 예산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고령군의 재정자립도는 8.2%에 불과하다.

울진군의회는 최근 내년도 시내버스 적자노선 손실보상금과 버스 구입비 등 9억7천만원을 삭감했다. 당초 총지원액(16억500만원)의 60%에 이르는 금액이다.

울진군의회는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민원만 늘어나고 있다”고 예산 삭감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시내버스 준공영제 TF를 구성, 표준운송원가 및 버스업체의 회계 투명성 등을 면밀히 따져볼 방침이다. 울진군의 재정자립도 역시 9.2%에 그치고 있다.

청도군의 경우, 지난 2월 대구~경산~청도 간 시외버스 노선을 단축 운행했다. 버스업체의 적자를 보전해 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대구 남부정류장에서 경산을 지나 풍각터미널을 거쳐 풍각면 화산리, 각북면까지 운행하던 노선이 풍각터미널로 종착지가 단축되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지금은 시내버스운행 시간대를 재조정하는 등 풍각터미널~화산리·각북면 노선을 연결했지만, 언제 또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로 남아있다. 청도군도 6.5%의 재정자립도로 그야말로 어려운 살림살이다. 2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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