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포토에세이] ‘올드카’ 낭만

  • 황인무
  • |
  • 입력 2014-12-06  |  수정 2014-12-06 09:22  |  발행일 2014-12-06 제3면
포니·스텔라·티코·갤로퍼… 시절을 거스른 국민 애마들
털털털… 추억이 달린다
[y포토에세이] ‘올드카’ 낭만
안동환씨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1989년식 스텔라와 85년식 포니, 90년식 코란도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y포토에세이] ‘올드카’ 낭만
김진호씨가 보유 중인 티코를 차량정비용 리프트에 올려 점검하고 있다.
[y포토에세이] ‘올드카’ 낭만
[y포토에세이] ‘올드카’ 낭만
리스토어 작업이 완료된 갤로퍼 차량의 내외부 모습.
[y포토에세이] ‘올드카’ 낭만
금영민씨(위)와 김진호씨가 각각 보유중인 그랜저와 티코를 타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첨단 기능과 세련된 디자인의 자동차가 하루가 멀다고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남과 다른 차별성과 희소성을 갈구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시동을 걸면 털털거리는 엔진 소리가 나고, 핸들은 두 손으로 가까스로 돌려야 하며, 손으로 직접 손잡이를 돌려 창문을 열어야 하는 ‘올드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자동차 누적 등록 대수 2천400만대 시대가 되기까지 수많은 모델이 생기고 사라졌다. 어떤 차는 ‘국민차’라는 칭호를 얻었지만 어떤 모델은 악평만 받고 흔적 없이 사라졌다.

대형차를 선호하던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에 1991년 국내 첫 경차로 등장한 ‘티코’는 정부의 등록세 인하, 통행료 50% 감면 등의 혜택에 힘입어 소형차 붐을 일으켰다. 대구시 서구에서 정비공장을 운영을 하는 김진호씨(52·대구시 달서구 감삼동)는 10여년 동안 3대의 티코를 폐차했지만 여전히 1991년식 티코를 업무용으로 이용하고 있다. 김씨는 “파워 핸들이 아니라서 두 손으로 힘들게 핸들을 돌려야 하지만 앙증맞은 크기 때문에 주차가 편해 업무용으로 최고”라고 말했다.

전륜구동 방식의 고급 승용차인 1989년식 그랜저를 보유하고 있는 금영민씨(46·대구시 동구 효목동)는 몇 년 전 당숙이 차량을 바꾸면서 그랜저를 물려받았다. 수동변속기라 연비가 좋아 주말 나들이용으로 이용한다는 금씨는 “연식이 25년이나 됐지만 아무 문제 없이 도심을 누비고 있다. 가끔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보고 카메라 세례를 받을 때도 있는데 그때마다 뿌듯하다”고 귀띔했다.

대구시 달서구 남대구 중고차매매단지에서 자동차매매업을 하는 안동환씨(42·대구시 달서구 파호동)는 1985년식 포니와 89년식 스텔라, 90년식 코란도를 보유하고 있다. 옛것에 대한 향수에 이끌려 한 대, 두 대 모으기 시작했다는 안씨는 여건이 되면 전시실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몇 년 전 김천시 지례 골짜기에서 89년식 스텔라를 가져오던 중 길 중간에서 차가 멈춰섰지만 다른 운전자들이 스텔라를 보고 신기한 듯 사진도 찍고 차를 함께 밀어줬다고 했다. 안씨는 “20년 이상 된 노후차량은 현행 검사기준을 맞추기가 힘들다”며 올드카를 편하게 보유할 수 있는 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리스토어 차량이 마니아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리스토어 차량은 오래된 아날로그적인 모델이지만 소장 가치가 있는 차량을 현대식으로 재구성해 실용적으로 바꾼 자동차다. 내외부는 물론 엔진계통 등을 복원하기 때문에 1천만~2천만원 정도의 큰 비용이 들어가지만 마니아들은 리스토어 비용으로 지갑을 여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심지어 인기 리스토어 업체는 내년 말까지 선주문이 들어와 있어 1년 넘게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임태준 자동차 10년타기 착한정비센터 대구경북지부장은 “오래된 자동차는 내구성이 떨어져 교체시기가 8~10년 사이로 짧지만, 최근 자동차는 소모품만 잘 관리하면 20년 넘게 타는 것도 가능하다. 해외 수출차량의 증가로 자동차가 노후화되더라도 부품은 원활하게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드카는 해외에서 역사가 깃든 유물처럼 프리미엄이 붙어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도 ‘골동품’ 또는 ‘폐차될 차’라는 낙후된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옛것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고, 튜닝산업이 활성화 된다면 올드카가 클래식한 이미지로 희소가치를 인정받는 날도 머지 않을 듯하다.

글·사진=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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