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이 주최한 ‘아동학대 대책 심포지엄’이 21일 경북대 법학관 모의법정에서 열리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
이른바 ‘칠곡계모 의붓딸 치사 사건’을 계기로 21일 경북대 법학관 모의법정에서 대검찰청 주최로 아동학대 대책 심포지엄이 열려 주목받았다.
그동안 수사당국이 소홀히 했던 피해아동 진술확보를 위한 ‘영상녹화조사’와 함께 조사 과정에서의 피해아동 보호방안 등이 집중 논의됐다.
발제자로 나선 대구지검 형사제3부 최성겸 검사는 “사건의 경중을 불문하고, 초동수사단계에서부터 피해아동의 진술은 반드시 영상녹화조사 형태로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검사는 칠곡계모 사건을 담당했다.
최 검사는 “영상녹화 조사를 거쳐야만 사건이 법정에까지 갔을 때 피해아동이 법원에 출석하지 않아도 되고, 학대 부모 등이 피해아동에게 진술번복을 강요, 교사하는 일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로 송치되는 사건 대부분이 피해아동으로부터 자세한 진술확보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주변 성인들로부터 아동피해 사실을 청취한 다음 진술서만 첨부하고, 정작 피해아동 조사는 생략하는 형태를 지적한 것이다. 설사 아동진술을 청취해도 간단한 수사보고서 형태로만 정리한 탓에 피의자가 법원에서 혐의를 부인하면 증거로 채택되기 힘들다.
최 검사는 또 칠곡계모사건 때 가해자로 지목된 친부(親父)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피해아동과 동거한 상황을 언급하며, 중대 아동범죄의 경우 피해아동을 신속히 가해자와 격리시켜 적절한 전문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정운선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진술녹화에 거부감이 있다면 녹음이라도 해야 한다”며 “조사과정에서 신체적 상해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마음의 상처에 대한 평가와 조언까지도 필요하다면 의사들이 나서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들을 도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동환 대구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은 “검찰이 가해자에 대한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시, 우리가 개입하거나 사후관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이 같은 상황에선 신체손상 외에도 정서적 학대 부분을 간과하기가 쉽다”며 유관기관 간의 긴밀한 핫라인 구축 필요성을 역설했다.
심포지엄에는 최종원 대구지검 1차장검사, 김문재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원장을 비롯해 대구시, 대구경찰청, 경북경찰청 관계자 120명이 참가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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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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