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146] 포터(POR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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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1-15  |  수정 2014-11-15 07:47  |  발행일 2014-11-15 제14면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146] 포터(PORTER)

오늘날 가방은 디자인과 색상을 중요시하는 패션 필수 아이템으로 인식되지만 가방 본연의 역할은 물건을 편리하게 운반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물건을 수납하고 운반하는 데 특화된 디자인, 그 기능을 극대화시킨 일본의 가방 브랜드 ‘포터(PORTER)’. 포터는 일본의 국민 가방 브랜드로 도쿄의 현대인이라면 5명 중 1명은 거의 포터 제품을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포터가 탄생된 곳은 일본의 ‘요시다 컴퍼니’이다. 창업자 ‘요시다 기치조’는 가방 장인이 되기 위해 어린 시절 도쿄로 상경하였고, 가방 공장에서 일하던 1923년, 간토대지진을 겪으며 천 조각을 이용해 짐을 옮겼던 경험을 통해 ‘가방은 무엇보다 물건을 운반하는 도구여야 한다’는 사업 모토를 확립하게 된다.

35년 요시다 기치조는 가방 회사를 설립하고 장인정신으로 완벽한 품질의 가방을 생산해 냈지만 이내 태평양 전쟁이 발발하면서 군으로 징집되고 수년간 나라를 떠나있게 된다. 여전히 가방에 대한 집념을 버리지 않았던 그는 고국으로 돌아온 직후 바로 일을 시작한다. 그는 품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방을 판매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제품만을 만들어 판매했고 그 결과 그의 가방은 날개 돋친 듯 판매되기 시작한다.

50년대 들어서면서 일본의 도시 인구가 집중되며 집이 좁아 물건을 보관할 곳이 줄어들었다는 점에 착안해 53년, 지퍼로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는 ‘엘리건트 백’을 출시하게 되었고, 곧 폭발적인 매출을 기록한다. 이후 꾸준한 성장을 바탕으로 62년 드디어 자체 가방 브랜드 포터가 탄생한다. 포터라는 이름은 ‘짐꾼’을 뜻하는 단어로 포터의 가방을 들고 세계를 누비고자 하는 요시다 기치조의 소망이 담겨 있다고 한다. 포터 브랜드의 전 직원은 창업자의 정신을 이어받아 가방 만드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간직한 채 물건을 담는 도구로서의 가방 제작에 집중하였다.

‘장인과 공생’은 포터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다. ‘한 스티치에 모든 열정을 유지하라’는 마음으로 가방을 만들며 최고의 품질을 위해 노력하였고 회사는 80여년의 역사를 이어간다. 유럽에는 한 세대가 넘어가는 가방 기업이 다수 있지만 아시아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 수많은 가방 제조업체가 가격 경쟁을 이유로 중국 생산으로 눈을 돌릴 때 포터는 ‘메이드 인 재팬’을 고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아한 점은 일본에서 가장 규모가 큰 가방 브랜드임에도 포터는 그들의 자체 공장이 없다. 이들은 도쿄 인근에 있는 가방 장인과 계약해 포터의 여러 제품을 탄생시키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우수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공방과의 파트너십을 우선시하여 높은 품질을 유지하며, 단순히 갑과 을의 계약관계가 아닌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한때 브랜드의 인기 상품인 탱커 시리즈의 수요가 급격이 높아졌을 때에도 포터는 생산량을 늘리지 않았다. 이 같은 결정을 한 이유 역시 가방을 만드는 장인의 컨디션과 제품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결단의 조치였다. 포터의 대표적인 아이템인 탱커 시리즈는 83년 당시 가방의 소재로는 잘 사용되지 않던 나일론을 선택해 관련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가볍고 수납공간이 다양한 이 제품은 무겁고 단단한 기존의 가죽 가방을 대체하며 포터의 창업정신을 가장 잘 반영한 아이템이었다.

오늘날 포터는 현대적인 디자인과 기술력, 기능성으로 무장한 제품으로 변하지 않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으며,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등을 시도해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프리밸런스·메지스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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