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대장종양의 내시경 치료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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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1-11  |  수정 2014-11-11 08:22  |  발행일 2014-11-11 제21면
샘종 크기·개수따라 시술 후 추적검사해야
[전문의에게 듣는다] 대장종양의 내시경 치료
대장암은 선종 혹은 샘종으로 불리는 암 전 단계의 종양에서 시작해 7~10년 정도의 시간을 거쳐 암으로 진행되는 만큼 대장내시경 등 정기건강검진을 통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김은수 교수가 대장내 종양을 제거하고 있다.

국가 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까지 생존 시 암에 걸릴 확률은 36.2%로 3명 중 1명에서 암에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것은 10년 전과 비교해 대장암의 발생률이 현저하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남성의 경우 1999년에 위암, 폐암, 간암에 이어 4위를 차지하던 대장암은 2009년에는 위암에 이어 2위로 올랐고, 특히 여성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위암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러한 변화는 아마도 서구화된 생활 습관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샘종 방치땐 7∼10년후 암으로 발병 가능성
천공·출혈 등 합병증, 병변 클수록 빈도 높아
가족력 없어도 만 50세부터는 내시경검진을

 


◆ 대장암 예방 최선은 내시경

[전문의에게 듣는다] 대장종양의 내시경 치료
계명대 동산병원 소화기내과 김은수 교수
계명대 동산병원 김은수 교수(소화기내과)는 “대장암의 발생과정은 다른 암과는 달리 특이한 점이 있다. 대부분의 대장암은 처음부터 암세포로 시작하는 것이 아닌 선종 혹은 샘종이라고 불리는 암 전 단계의 종양에서 시작해 7~10년 정도의 시간을 거쳐 암으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적절한 내시경 검진을 통해 전암성 단계인 샘종을 제거하면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실제로 미국 국가폴립연구(U.S. National Polyp Study)에 의하면 대장 샘종으로 진단받은 1천418명에 대해 내시경치료로 샘종을 제거했더니 대장암 발생률이 76~90%까지 감소했다. 결국 샘종-암종 발화과정을 뒷받침할 뿐만 아니라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

국내 대장샘종의 유병률은 대장내시경 검진 성인 5명 중 1명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하고, 크기가 작은 샘종은 대부분 암으로 발전하지 않은 채 유지되고 일부는 자연 소멸된다. 대장샘종중 일부만 암으로 발전한다.

국내 진료 지침에는 대장암 가족력이 없어도 만 50세부터는 대장내시경 검진을 권유하고 있다.

암과의 연관성은 샘종의 모양과 크기가 매우 중요하다. 샘종의 모양은 목의 유무에 따라 크게 유경성과 무경성으로 나뉜다. 암은 목이 없고(무경성) 편평한 모양의 샘종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샘종은 크기에 비례해 암이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샘종의 크기에 따라 암조직을 포함할 가능성은 2㎝ 이상에서는 20~50% 정도이다.

대장의 한 부분에서 샘종이 발견되면 다른 부위에서도 발견될 가능성이 높고, 다발성 샘종이나 크기 1㎝ 이상 샘종이 있었던 환자는 없는 환자에 비해 암 발생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대장내시경 건수가 늘면서 샘종과 조기대장암 등 대장종양의 발생률 또한 증가하고 있다. 김 교수는 “대장벽은 제일 안쪽으로부터 점막층, 점막하층, 고유근층 그리고 장막층으로 이뤄지는데 조기대장암은 암세포가 점막하층 이내까지 침범한 경우를 일컫는다”며 “대장종양에 있어 내시경 치료의 적응증은 전암성 병변인 모든 샘종, 점막층에 국한된 대장암, 그리고 점막하층 일부를 침범한 대장암”이라고 말했다.


◆ 크기 따라 수술법 달라

대장암의 경우 주위 림프절 절제를 비롯해 암조직이 포함된 대장의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가 원칙이다.

대장내시경 검사 중 발견되는 0.5㎝ 이하의 작은 용종은 조직검사 시에 사용하는 겸자를 이용해 어렵지 않게 제거할 수 있다. 반면 크기가 클 경우 내시경 점막절제술을 시행하게 된다. 최근에는 내시경 점막하박리술이 개발돼 크기에 관계없이 종양을 내시경적으로 일괄절제할 수 있다.

내시경 절제술 시행 시에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은 천공과 출혈이 각각 0.2%, 1%로 보고되었고, 병변의 크기가 클수록 빈도는 증가한다. 위종양을 절제할 때 사용하는 방법과 동일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대장에서의 내시경 절제는 위에서와는 달리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점이다.

첫째 이유는 해부학적으로 대장은 위와는 달리 고정되어 있지 않아 흐느적거리면서 내시경 삽입 시에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내시경을 다루기가 쉽지 않다. 둘째, 대장벽은 주름이 많아 병변이 이 주름 위에 얹혀 있을 경우에는 제거하기 어렵다. 셋째, 대장벽은 위벽에 비해 얇기 때문에 시술 중에 천공의 위험성이 크다. 넷째, 대장 내에 존재하는 분변은 병변 제거 후에 생기는 상처 부위에 염증을 일으키기 쉽다.

따라서 대장종양을 내시경으로 제거하기 위해서는 높은 숙련도를 필요로 한다. 일반적으로 크기 1㎝ 내외의 병변의 경우에는 외래에서 간단하게 제거할 수 있으나, 2㎝ 이상의 큰 병변의 경우 시술 후에 출혈 및 천공 등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4~7일 정도 경과를 지켜보기 위해 입원을 권유한다.

김 교수는 “대장샘종 환자는 추가적인 샘종 발생 및 대장암의 위험도가 일반인에 비해 높기 때문에 시술 후 추적 감시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추적 대장내시경의 기간은 다음과 같다. 1㎝ 미만 크기의 1~2개 정도로 진단된 샘종일 경우 절제 후 보통 5년 후에 추적검사를 권유한다. 1㎝ 이상 크기의 3~10개의 샘종의 경우는 제거 후 보통 3년 후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유한다. 조기대장암, 큰 무경성 샘종, 또는 10개 이상의 많은 수의 샘종을 제거했을 경우에는 의사의 판단 및 환자의 상태에 따라 검사 간격을 줄이도록 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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