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동 인쇄골목 끝내 재개발 추진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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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08  |  수정 2014-10-08 07:15  |  발행일 2014-10-08 제2면
성서 인쇄밸리 생기며 하향세
명륜지구 주민 3분의 2 동의
80년 전통 역사 뒤안길로 …
남산동 인쇄골목 끝내 재개발 추진

도시 주거환경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장기간 표류하던 대구시 중구 남산인쇄골목에 최근 재개발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지난 80여년간 지역의 명물거리로 자리 잡아온 인쇄골목 중 상당부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중구청은 7일 계산오거리와 남문시장 입구 사이 도로 500m를 중심으로 형성된 남산인쇄골목 중, 동편에 위치한 ‘명륜지구’(남산동 437번지 일원·면적 4만8천330㎡)에 대해 주택 정비구역 지정을 대구시에 신청했다.

이곳은 2006년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 기본계획 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이 지연됐다. 최근 정비구역지정 신청에 대해 주민들이 법적요건인 3분의2 이상 동의(69.4%·291명 중 202명)함에 따라 후속 행정 절차를 밟고 있는 것.

대구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조합 설립 등의 절차를 거치면, 80여년간 터를 잡아온 남산동 인쇄골목에는 지상 25층 14개동(1천144세대·연면적 16만6천413㎡) 대규모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

윤대구 중구청 건축주택과장은 “명륜구역의 노후된 주택을 정비하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나섰으며, 해당 지역 인쇄업자들도 동의해 최근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남산인쇄골목은 활판 인쇄소가 모여들기 시작한 1930년대 말부터 형성됐다. 6·25전쟁을 계기로 서울 및 수도권 인쇄업체가 몰려오면서 전국적 명성을 얻었다. 대구 도심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과 수십 년 동안 인쇄 기획, 가공 등으로 분업화된 업소가 모여들면서 집중효과는 극대화됐다. 최대 전성기를 맞았던 1980년대에는 1천여개 업소가 성업을 이루기도 했다.

반면, 인터넷과 모바일의 발달로 인쇄매체의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주문량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2006년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기본계획 구역 지정’ 이후 대체부지로 성서산업단지에 ‘대구출판인쇄정보밸리’가 형성되면서 상당수가 이전해 현재는 533개 업체가 남아 있다.

일대 인쇄업자들은 대부분 재개발에 대해서 긍정적인 입장이다. 이곳 번영회격인 대구 인쇄정보협의회 박찬력 회장은 “재개발 구역에 포함되지 않은 인쇄업체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인쇄업계가 최근 하락세를 띠고 있어, 재개발로 인해 공장을 옮기는 것에 대해 별 거부감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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