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140] 로얄 코펜하겐(ROYAL COPENHAG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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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04  |  수정 2014-10-04 07:35  |  발행일 2014-10-04 제14면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140] 로얄 코펜하겐(ROYAL COPENHAGEN)

최근 국내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실용성을 갖춘 미니멀리즘이 새로운 트렌드로 대두되면서 북유럽 디자인 열풍이 생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길고도 혹독한 겨울과 어두운 날씨 영향으로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었던 덴마크·스웨덴 등의 북유럽 국가들은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절제된 디자인 양식을 발전시켜 왔다. 더불어 유럽 전통의 장인정신이 더해져 세대를 이어 물려쓸 만큼 견고하고 튼튼한 제품을 통해 다수의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탄생하기도 하였다.

덴마크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도자기, ‘로얄 코펜하겐’은 이러한 북유럽의 풍부하고 실용적인 가치를 추구하며 오랜 역사를 이어온 대표적인 브랜드다. 덴마크에서 로얄 코펜하겐은 하나의 브랜드를 넘어 국가를 상징하는 문화유산이자 자부심으로 현재까지도 덴마크 왕실의 공식적인 행사에 사용되며, 세계 최고의 도자기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240여년의 기나긴 역사를 가진 로얄 코펜하겐은 도자기 그릇이 귀하던 시기인 1775년 덴마크 왕실과 줄리안 마리 여왕의 후원을 받아 ‘왕실 도자기 공장’이라는 이름으로 최초의 설립을 이룬다.

18세기 유럽에는 금·은·주석 등의 금속 재질 식기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아시아를 통해 수입된 하얗고 매끈한 표면의 도자기는 ‘하얀 금’이라 부르며 귀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당시 자기를 생산하는 기법은 중국만의 비밀로 유지되고 있었기에 우수한 품질의 자기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기를 원했던 덴마크에서는 거듭된 실험을 통해 자기 생산에 성공하게 된다.

덴마크의 왕실 도자기 공장은 약 100년간 왕족에 의해 운영되어 오다가 1868년 민영화되었지만 여전히 덴마크 왕실의 이름과 특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다 1882년부터 1884년까지 알루미나 도기 공장과 합병되어 코펜하겐의 교외에 위치한 프레데릭스베르의 새 부지로 이전하게 된다.

로얄 코펜하겐은 설립부터 오늘날까지 200여명의 페인터가 1천197번의 붓질이 필요한 핸드 페인팅을 재현하고 있다. 뛰어난 장인이 만든 전통적인 품질로 덴마크는 물론 세계에서 최고의 명성을 얻게 된다. 페인터들에게는 특별한 재능과 인내심을 요구하기 때문에 많은 도자기 회사가 핸드페인팅에 의한 도자기 생산을 포기했지만 로얄 코펜하겐은 오늘날까지 핸드 페인팅을 고수하고 있다.

로얄 코펜하겐의 대표적인 시리즈는 최고급 라인인 ‘플로라 다니카(Flora Danica)’와 ‘블루 플루티드 플레인(Blue Fluted Plain)’을 꼽는다.

플로라 다니카는 1790년 러시아의 여제 에카테리나 2세에게 선물용으로 보내기 위해 처음 제작되었다. 덴마크에서 자생하는 2천600여 종의 식물을 그려 넣는 방대한 프로젝트인 이 제품은 오버글레이즈 채색 기법의 가장 뛰어난 예술성을 보여주는 한 예로, 로얄 코펜하겐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이 제품은 숙련된 장인들의 상당량의 작업에 따른 결과물로, 수많은 손을 거쳐 완성되며 오늘날도 뛰어난 공예술의 걸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1885년에는 화가이자 건축가였던 아놀드 크로드가 로얄 코펜하겐의 아트디렉터로 활동하며 블루 플루티드 플레인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임무를 맡게 된다. 그는 유약 아래에 그림을 그리는 언더글레이즈 기법을 발전시켜 풍경을 묘사하고 자연주의적인 채색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 새로운 자기는 1889년 파리에서 열린 만국 박람회에서 전시되었고 그후 몇 년간 언더글레이즈 기법으로 채색된 자기의 생산은 로얄 코펜하겐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하였다.

로얄 코펜하겐은 ‘에브리데이 럭셔리’라는 슬로건과 함께 200여년간 다져온 역사 위에 새로운 전통을 만들며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프리밸런스·메지스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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