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트 서덜랜드 지음/ 이세진 옮김/교양인/ 484쪽/ 2만원 |
의사가 환자의 병을 오진하고, 야전사령관이 멍청한 전투 계획을 고집한다. 공무원은 나태와 이기심을 조장하는 비합리적인 시스템에 젖어 공금을 아무렇게나 운용한다. 왜 사람들은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잘못된 결정을 되풀이하는 것일까.
책은 똑똑한 사람들이 왜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지를 ‘죄수의 딜레마’부터 자기 기만의 심리를 입증한 보거스 파이프라인 실험, 스탠퍼드대학의 악명 높은 감옥실험까지 100가지 놀라운 심리실험으로 밝혀낸다.
비합리적인 믿음과 행동은 아주 보편적이다. 도박꾼이나 광신자만 그런 게 아니라 인재를 선발하는 면접관이나 의사, 엔지니어처럼 고도로 훈련받은 전문가들도 곧잘 통계의 함정에 빠지거나 인과관계를 착각해 터무니없는 실수를 저지른다. 책은 비합리적 판단, 선택, 행동이 너무나 널리 퍼져있음을 갖가지 심리실험을 통해 명쾌하게 보여준다. 나아가 사람들이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저지르는 오류와 그 오류를 작동시키는 원인도 자세하게 담아낸다.
영국의 실험심리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방대한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인간이 왜 비합리적으로 행동하는지, 비합리성이 개인과 사회에 끼치는 해악은 무엇이고 비합리적 행동을 예방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설득력있게 제시한다. 인간의 사고방식에 관한 근거 없는 믿음과 가정들을 낱낱이 해체하고 좀 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수 있도록 방향을 알려준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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