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낚시시대] 서해 광어 다운샷 낚시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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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8-15   |  발행일 2014-08-15 제39면   |  수정 2014-08-15
낚싯대가 휙휙 릴을 감자 초릿대가 쿡쿡 처박힌다 이건 100% 광어다
[김동욱의 낚시시대] 서해 광어 다운샷 낚시
이날 외연열도의 변도 주변 광어의 활성도는 좋지 않았지만 심심치 않을 만큼 낚였다.
[김동욱의 낚시시대] 서해 광어 다운샷 낚시
무창포에서 출항한 에이스호가 연도 부근에 첫 포인트를 잡았다.
[김동욱의 낚시시대] 서해 광어 다운샷 낚시
장영수씨는 빨간색 이와시 웜으로 씨알 좋은 광어 손맛을 봤다.
[김동욱의 낚시시대] 서해 광어 다운샷 낚시
바늘을 꿴 이와시 웜. 배에서 등 쪽으로 바늘자리가 뚫려 있어 채비가 간편하다. 웜 등에 난 작은 돌기는 바늘 끝을 감싸고 있어 밑걸림이 그만큼 적다.
[김동욱의 낚시시대] 서해 광어 다운샷 낚시
연도 부속섬 변도 부근에서 60㎝급 광어를 낚아올린 박범수 한조무역 대표. 이번에 새로 개발한 광어 다운샷용 웜 ‘이와시’가 제대로 먹혔다.

‘광어 다운샷 열풍’이 작년만 못하다는 소리가 들린다. 지난해 폭발적인 조황을 선보였던 서해 광어 다운샷낚시가 올해는 한풀 꺾였다는 말까지 나온다. 근해의 광어 자원이 급감하면서 어쩌면 한 번쯤은 겪어야 할 일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인천 남항이나 연안부두에서 출항하는 광어 다운샷 낚싯배는 인근 무의도 자월도를 지나 3시간씩 나간다고 한다.

채비가 간단하고 낚시방법이 까다롭지 않은 광어 다운샷낚시. 이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국민낚시 장르가 되고 있다. 그런데 광어가 낚이지 않는다면? 그 인기는 금방 시들해질 수 있다.

◆아이디어가 낚시장르를 풍성하게 한다

광어 다운샷 열풍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은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 인천 옹진군낚시연합회는 매년 광어치어를 방류하고, 서해 각 항구의 낚싯배 선장들은 새로운 포인트를 개발하기 위해 애를 쓴다. 한조무역(대표 박범수)도 매년 새로운 광어 웜을 개발하면서 붐을 조성하는 업체다. 한조무역은 지난해 광어 치어를 본떠 만든 마마 광어웜을 소개한 데 이어 올해는 아이디어가 번쩍이는 광어 다운샷용 섀드 웜을 개발 출시했다. 마마웜 후속 시리즈로 출시한 ‘이와시(청어, 멸치)’는 겉보기에는 다른 광어 다운샷 용 섀드웜과 다를 바 없으나 자세히 뜯어보면 꽤 다양한 기능이 숨어있다.

지난 7월30일 나는 박범수 한조무역 대표와 함께 이와시 실전 테스트를 겸한 광어 다운샷 출조를 했다. 우리가 무창포 에이스호에 오른 시각은 오전 6시. 50여분을 달려 맨 처음 도착한 곳은 외연열도의 변도(똥섬) 주변이었다. 초썰물이 막 시작될 시각. 채비를 내리자 30m 정도 내려간 봉돌이 딱딱한 뻘바닥에 쿡 박히는 느낌이 온다. 밑걸림은 거의 없다. 그리고 입질도 선뜻 들어오지 않는다.

광어 다운샷낚시는 첫 채비를 내렸을 때 반응을 보면 그날 조황을 대충 알 수 있다. 성격이 포악하고 먹성이 강한 광어는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먹잇감을 가만두지 않는다. 채비가 일으키는 사니질의 흙탕을 보면 바로 공격을 한다. 봉돌이 바닥에 닿고 여러 번 고패질을 해도 입질이 없다는 건 포인트 부근에 광어 개체수가 적다는 걸 뜻한다. 고주상 선장은 변도를 반 바퀴 돌아 다른 포인트에서 신호를 보낸다. 다시 채비 투척. 이번에는 다르다. 뱃머리에 있던 박 대표가 입질을 받았다. 낚싯대가 휘면서 릴을 감을 때마다 초릿대가 쿡쿡 처박힌다. 이건 100% 광어다. 30m 바닥에서 올리는 거라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게다가 마수걸이 아닌가. 천천히 릴을 감자 곧 수면에 시커먼 게 떠오른다. 역시 광어다. 광어는 고 선장이 대준 뜰채 속으로 여지없이 들어간다.


[김동욱의 낚시시대] 서해 광어 다운샷 낚시

◆이와시 웜, 초보자도 쉽게 채비

마수걸이치고는 씨알이 꽤 좋다. 눈짐작으로 60㎝는 훌쩍 넘는다. 이때까지 배 위에 있던 나머지 17명의 꾼은 전혀 입질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바닥에 광어가 있다는 게 확인된 이상 새로운 기대도 피어난다. 나도 잠시 카메라를 내려놓고 얼른 다운샷 채비를 서둘렀다. 박 대표가 쓴 이와시 웜은 검정색에 가까운 어두운 컬러. 나도 똑같은 색으로 바늘에 웜을 끼운다. 섀드웜의 대가리에 바늘을 꽂아 바로 밑으로 빼내고 바늘을 반 바퀴 돌려 배 쪽에서 등 쪽으로 빼낸다. 그런데, 어라…. 바늘의 축 길이 정도에 해당하는 이와시 웜의 배와 등 쪽이 세로로 길게 뚫려있다. ‘아~, 이런 생각을 다 하다니….’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말은 이와시 웜에도 해당한다. 실리콘 통짜로 된 일반 섀드웜은 바늘을 꿸 때 바늘 축 길이를 계산해서 배에서 등 쪽으로 찔러 넣듯 꿰어야 한다. 초보자들은 이게 잘 안 된다. 꿰다 보면 웜이 구부러지거나 삐뚤어지기 십상이다. 이렇게 되어서는 절대 광어의 입질을 받지 못한다.

그런데 이와시 웜은 어떻게 바늘을 꿰어도 자연스럽게 웜의 모양이 잡히게 돼 있는 것이다. 웜 결속의 속도가 빠를 뿐 아니라 물속에서의 움직임도 자연스러워 광어의 시야에 확실히 어필할 수 있다.

이와시 웜을 꿴 후 나도 채비를 내렸다. 한두 번 고패질. 반응이 없다. 꼬리부분을 빨간 웜으로 교체. 웜을 바꾸는 데 망설임이 없다. 그만큼 이와시 웜의 바늘 꿰기가 쉽고 편하다. 다시 채비를 내렸다. 주르륵 내려가서 바닥에 탁 닿았는데…. ‘투둑’하더니 묵직한 입질이 확 낚아챈다. 걸렸다. 천천히 릴링. 수면에 올라온 놈은 역시 광어다. 이번 씨알은 50㎝ 정도.

에이스호는 계속 포인트를 이동했다. 설풍서에서 오전낚시를 마무리하고 오후 물돌이 시각에 맞춰 횡견도로 들어갔다. 포인트 이동이 잦다는 건 한 곳에 있는 광어 무리의 크기가 그만큼 작다는 걸 뜻한다. 박 대표는 옮기는 포인트마다 한두 마리씩은 낚아낸다. 이와시 웜 테스트를 위해 함께 배에 오른 전문꾼 장영수씨도 비슷하게 마릿수를 올린다.

이와시 웜은 색깔별로 10종류. 나는 가능한 한 여러 번 색깔을 바꿔가며 채비를 내렸다. 오전에는 어두운 계열이 잘 먹혔고, 오후에는 밝고 현란한 색깔의 웜에 반응이 좋았다.

우리가 다시 무창포항으로 돌아왔을 때는 오후 5시. 항 입구의 프로낚시에서 낚은 광어를 손질해 횟감용으로 포를 떴다. 서울로 올라오니 밤 10시가 다 됐다. 올라오는 동안 아이스박스에서 4~5시간 정도 잘 숙성된 광어회는 늦여름 밤 소주 한 잔과 잘 어울렸다.

월간낚시21 기자 <블로그 penandpower.blog.me>

▨취재협조=한조무역 031-756-1691 hanjo.co.kr·무창포 프로낚시 010-2060-8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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