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젠 초일류 야구다 .3·끝] 2016년 미리 가본 대구 수성구 연호동 홈구장

  • 이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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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8-11   |  발행일 2014-08-11 제26면   |  수정 2014-08-11
메이저리그 구장에 온 듯, 상상 그 이상입니다
다이아몬드형으로 설계된 구장, 그라운드부터 관중석까지 명품
불법 노점상·암표상도 없고 자전거 타고 오면 입장료 할인
야구장 주변 호수·트레킹 코스…비시즌에도 시민들의 안식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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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시즌부터 선보일 프로야구 삼성의 새로운 홈구장 조감도와 각종 시설. 북구 고성동 시민운동장 시대를 마감하고 수성구 연호동 시대를 맞은 삼성은 이곳에서 또다시 한국 프로야구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삼성 제공>

2016년 3월25일 오후 7시 대구시 수성구 연호동 신축 대구구장. 다음날 열리는 프로야구 삼성의 홈 개막전에 앞서 야구장 일대가 축제의 도가니에 빠졌다.

삼성팬과 지역민이 자발적으로 준비한 폭죽이 여기저기서 아름다운 불꽃쇼를 연출하며 밤하늘을 환하게 수놓았다. 또 시민들이 삼성의 새로운 홈구장 탄생을 축하하는 내용을 적은 플래카드가 야구장 곳곳에 붙어있었다.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살아있는 대구야구의 전설 이승엽을 비롯해 선수별 팬클럽이 걸어 놓은 포스터도 인상적이다.

드디어 개막일인 26일, 대구 프로야구의 새날이 밝았다. 신축구장은 다이아몬드형으로 설계됐다. 홈플레이트에서 1·2·3루, 마운드, 내·외야에 이르기까지 마치 미국 메이저리그 구장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외야 좌·우로 전광판이 각각 1대씩 웅장하게 세워져 있었다.

◆새로운 야구문화를 리드하다

이날 개막전은 오후 2시로 예정돼 있지만 관중은 이른 아침부터 야구장으로 모였다. 일부는 자가용을 타고 달구벌대로를 거쳐 왔지만 대부분은 지하철을 타고 2호선 대공원역에서 내려 차분하게 입장했다. 예전 같으면 야구장 주위가 불법 노점상과 암표상이 즐비해 어수선한 분위기였을테지만 신축구장 주위에는 더 이상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또 주차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일도 없었다. 신축구장 주위로 조성된 1천대 규모의 주차장엔 일찌감치 차량이 꽉 들어찼다.

눈에 띄는 건 자전거 주차장. 달구벌대로에는 올초 국내 최초로 자전거 전용도로 공사가 마무리됐다. 차보다 자전거가 야구장에 접근하기가 한결 수월해진 느낌이다. 삼성은 자전거를 타고 야구장에 입장하는 고객에게 입장료 할인 혜택을 줬다. 이미 타 지역 홈구장처럼 신축구장도 내부 설계부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탄소 제로’ 종합 파크로 변모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는 고령층 팬이나 인터넷 판매용 티켓이 매진될 경우를 대비해 삼성이 1만여 석을 선착순 당일 판매용으로 배정해 놓았지만 매표소 주변은 오히려 한산한 모습이다. 스마트폰으로 단 10초 만에 즉석에서 표를 구매하는가 하면, 무인 매표기에서 간단한 신분 절차만 확인하면 표가 발권됐기 때문이다.

◆지역·자연 속으로 야구장이 들어오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도 있듯 먹거리도 팬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햄버거와 치킨 등 패스트푸드점부터 대구·경북의 농산물과 특산물을 가공·활용한 먹거리까지 다양한 메뉴가 팬들의 식욕을 채워줬다. 삼성은 대구시와 협의를 거쳐 야구장 내 입점 업체 비율의 90%를 지역 소재 기업으로 한정했다. 지역팬의 소비로 발생하는 수익은 고스란히 지역에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다.

야구장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도심에 위치한 옛 대구구장(북구 고성동)이 콘크리트로 치장된 인공 장치물이라면 신축구장은 산과 호수, 동·식물 등과 함께 자연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야구장을 둘러싼 산은 승리의 함성과 패배의 탄식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메아리치는 듯했다. 마치 모든 것을 감싸안은 어머니의 품처럼 말이다.

경기가 없는 비시즌에도 야구장은 대구시민들의 안식처가 된다. 야구장 주변에 조성된 호수와 트레킹 코스를 통해 시민들은 마음 편히 운동과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특히 야구장에는 삼성의 태동부터 현재까지 ‘역사와 에피소드’를 담은 야구박물관이 설치돼 방문 코스로 인기가 높다. 박물관은 원래 경산볼파크에 있던 것을 신축구장으로 옮겨 놓은 것. 야구인재 사관학교인 BB아크까지 연계된 네트워크가 신축구장에 마련됐다.

◆대통령과 삼성전자의 시구·시타

개막전 시작 30분 전. 야구장 분위기는 관중의 환호성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그동안 신축구장 시대를 손꼽아 기다려온 팬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건설된 새 대구구장은 대구·경북민들의 자랑거리이자 자존심이 됐다.

아니나 다를까. 이날 개막전에는 특별한 인물이 초대됐다. 바로 대구 출신의 박근혜 대통령이 시구를 위해 마운드에 올라선 것. 시타는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맡았다. 화이트 컬러 바탕에 블루 스트라이프가 조화를 이룬 삼성 새 유니폼을 입은 박 대통령은 환한 미소로 관중석을 향해 손짓하며 고향을 향한 애정을 나타냈다. 드디어 시구 순간. 와인드업한 박 대통령이 공을 던지자 포수 진갑용의 글러브 미트에 긴 포물선을 그리며 한가운데 정확하게 꽂혔다. 이 부회장의 방망이는 삼성과 대구의 윈윈을 향해 힘차게 돌아갔다.

그리고 “플레이볼!”

삼성과 대구팬들이 초일류 야구를 지향하며 염원해온 신축구장의 탄생을 전세계에 알리는 신호가 울렸다.

이창남기자 argus6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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