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타파 위해 사업다각화…동종中企에는 치명타 우려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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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8-04  |  수정 2014-08-04 07:10  |  발행일 2014-08-04 제1면
기존시장 질서 교란
무분별 확장 경계론

지역 중소기업들이 사업다각화를 통해 지속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업다각화 노력이 또 다른 업계의 위기로 변질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구경북지역 최대 워터젯 전문업체인 대구워터젯은 최근 새로운 사업아이템을 준비 중이다. 유기용제를 사용하는 일반 페인트 대신 연마제 가루가 첨가된 무기용제 성분 페인트 제작에 나서려는 것. 기존의 워터젯 기계를 이용한 절단가공업과는 전혀 다른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는 셈이다.

이유진 대표는 “워터젯 사업은 성장할 수 있는 폭이 언젠가는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양한 수익사업을 조금씩 준비해나가야 하는 입장”이라며 “불이 잘 붙고 페인트 균열의 원인이 되는 유기용제 페인트와 달리 무기용제 페인트는 내열성이 강해 오래 사용 가능한 장점이 있다. 아직 사업화되지 않은 영역인 만큼 수익성도 높다고 판단해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염색산업단지에 위치한 한 폴리에스터 전문 섬유업체는 얼마 전부터 나일론 품목까지 취급하기 시작했다. 염료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며 채산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스포츠, 아웃도어용 원단의 수요가 높은 나일론으로 방향을 넓힌 것.

이 회사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몇 개 업체가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분위기는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지역 중소기업들이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에다 환율하락까지 겹쳐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중소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보다 3포인트 내린 69에 그쳤고, 5월(79)과 비교하면 10포인트나 하락했다. 환율하락으로 뿌리산업인 자동차부품과 섬유업계의 수출은 이미 큰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지역 경제계 일부에서는 사업다각화에 대한 우려를 내놓고 있다.

지역에서 20년째 제조업체를 운영 중인 A대표는 “경기침체는 몇 년 주기로 계속 있어 왔다. 그때마다 중소기업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고, 다른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등의 노력으로 이를 극복해 왔다”며 “단, 새로운 아이템으로 회사 영역을 넓혀가는 건 적극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기존 시장이 형성된 곳에 숟가락만 얹으려는 식의 행보는 시장 질서를 어지럽힐 수 있어 무분별한 확장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영기자 jy259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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