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할 30% 사실상 장악…이라크 무장단체 침략 ‘속도’

  • 입력 2014-06-13 00:00  |  수정 2014-06-13
남쪽으로 빠르게 세력 확장
수도 바그다드 인근 장악
정부, 의회 긴급회의 소집
정부 관할 30% 사실상 장악…이라크 무장단체 침략 ‘속도’

[두바이 연합뉴스] 이라크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가 이라크 북부 지역을 장악하고 남쪽으로 세력을 빠르게 확장하면서 내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알카에다에서 퇴출당한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는 10일(현지시각) 정부군과 교전 끝에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을 장악한 데 이어 하루 만인 11일 살라헤딘주의 티크리트까지 장악했다고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보도했다.

이로써 올해 초 ISIL의 수중에 넘어간 서부 안바르주 라마디 일부와 팔루자 전체에 이어 니네바주와 살라헤딘주에 이르기까지 ISIL이 이라크 중앙정부 관할 지역 가운데 30%를 사실상 장악했다.

키르쿠크 주 남부에서도 ISIL과 정부군의 교전이 벌어지는 등 4개 주에서 정부 군경과 ISIL의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ISIL이 최근에 장악한 티크리트는 북부 모술과 수도 바그다드의 중간 지점으로 ISIL의 통제력이 남쪽으로 급속히 확장되는 양상이다. ISIL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축복받은 침략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이라크 정부는 전날 무장세력에 저항하는 일반 시민에게 무기와 장비 지원을 약속하며 민병대 구성을 촉구한 데 이어 이날은 북부 쿠르드자치정부(KRG)에 협조를 요청했다.

시아파인 누리 알말리키 총리가 비상사태 선포를 위해 의회에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함에 따라 이라크 의회는 12일 긴급회의를 열고 비상사태 선포에 대한 동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ISIL이 모술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상자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전체 180만 명의 모술 인구 가운데 전날부터 피란길에 나선 주민이 50만 명에 달한다고 주요 외신은 전했다.

ISIL은 이라크 최대 정유시설이 있는 티크리트 인근 바이지에도 접근, 일부를 장악했다고 알자지라와 CNN 등이 현지 경찰을 인용해 보도했다. BBC방송은 그러나 정부군과 경찰 병력이 다시 집결하면서 ISIL이 잠시 바이지 외곽으로 물러나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정유 시설 외에 주요 유전이 남쪽에 몰려 있어 ISIL의 남하 속도와 내전화 여파에 따라 석유 생산과 세계 원유 거래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미국을 위시한 국제사회는 ISIL의 공격으로 위기에 몰린 이라크 정부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미 정부는 이라크 정부가 반군 세력에 대항할 수 있도록 추가 지원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말했다. 다만 “현재로선 이라크에 미군을 파견할 계획이 없다"며 구체적인 지원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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