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경영은 썩는다” 中企 CEO, 다시 배움터로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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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6-06  |  수정 2014-06-06 09:34  |  발행일 2014-06-06 제15면
경기침체 따른 위기감, 제품만으로 승부 어려워…시대흐름 맞춰 변화 노력
인문학 등 기업에 접목 “직원 간 소통 늘고 매출에도 긍정적 영향”
“고인 경영은 썩는다” 中企 CEO, 다시 배움터로

김화동 <주>CDC뉴매틱 대표는 지난해부터 영남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해 오고 있다. 약 30년간 CEO로서 연매출 200억원에 달할 만큼 기업을 성장시켰지만 그는 늘 조금씩 경영에 변화를 줘 왔다. 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수록 시대상황에 따라 경영방식을 달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김 대표는 “경영이라는 것이 단순히 해오던 것을 답습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더라. 인사조직이라든지 회계, 마케팅도 학문적으로 접근하다보니 부족한 부분이 굉장히 많은 걸 알게 되면서 최근엔 다른 교육 과정들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중소기업 대표들이 다시금 배움의 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성서5차산업단지에 위치한 성신금속의 곽한 대표도 올 3월부터 매주 CEO전문교육기관인 IGM세계경영연구원에 다니고 있다. 이곳에서 경영학을 비롯한 인문학 강의를 들으며 직원들과의 소통방식이나 현장경영에 대한 부분을 재정립하고 있다. 그는 이미 2009년 영남대 경영학과에 입학해 작년에 졸업했을 만큼 교육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안경규 <주>에이스이노텍 대표 등 많은 CEO들이 최근 대학과 교육프로그램 등을 통해 경영지식을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은 아예 지난 2월부터 매달 입주업체 대표와 임직원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의를 진행해 오고 있다.

변화는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강의를 통해 배운 내용을 기업에 접목시키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 성신금속은 최근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직원들과 매일 업무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이전엔 직원회의 등을 통해 현장을 관리하고 명령을 전달하는 데 그쳤지만 수시로 소통을 시도하면서 기업을 더 꼼꼼히 챙기게 됐다. 덕분에 매출 또한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중소기업 CEO들이 교육에 뛰어드는 것은 업계에 대한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기침체와 맞물려 단순히 제품만으로 승부를 보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이재훈 영남대(경영학) 교수는 “과거엔 산업자체가 성장세였기 때문에 열심히 제품만 만들면 됐던 반면 요즘은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이 매우 다양해졌다. 즉 시대흐름에 맞춰 변화에 적응하지 않고는 살아남기가 힘들어졌다”며 “이를 절감하게 된 기업 대표들이 스스로 내·외부 환경에 귀를 기울이고 의식의 변화를 가져가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영기자 jy259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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