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김부겸 “대통령 돕겠다”

  • 최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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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5-24  |  수정 2014-05-24 10:29  |  발행일 2014-05-24 제4면
김부겸 “대통령이 여당, 시장이 야당 설득 땐 국책사업 성공”
권영진 “대선 땐 비난하더니 … 대통령, 대구 시민이 지켜야”

흥미롭다. 대구시장 선거에서 맞붙은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후보 모두 박근혜 대통령을 돕겠다고 말한다. 여야 후보가 동시에 ‘박근혜 마케팅’에 나선 모양새다. 권 후보는 전혀 이상할 게 없지만, 김 후보는 의외의 행보다.

김 후보는 권 후보 캠프의 인근 건물에 ‘박근혜 대통령, 김부겸 대구시장, 대구대박’이라는 현수막까지 내걸었다. 김 후보의 현수막을 신기하게 쳐다보는 시민도 생겨나고 있다. 한 시민은 “새누리당 후보는 변화와 혁신을 이야기하고, 야당 후보는 박 대통령을 앞세우고 있어 재미있다. 여·야 후보가 바뀐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최근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배출한 대구시가 야당 시장을 탄생시키는 것은 한국 정치의 판이 바뀌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여당을, 대구시장이 야당을 설득하면 대구의 대형 국책 사업을 해낼 수 있다”고 야당 대구시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후보의 ‘박근혜 마케팅’은 시민들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애정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구는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권 후보는 김 후보의 ‘박근혜 마케팅’을 강하게 비판한다.

권 후보는 서문시장 출정식을 통해 “(김 후보는) 지난 대선 때 박 대통령에 대해 ‘반칙후보’ ‘특권후보’ ‘불통후보’라고 해놓고 대구에서 시장을 하려니 박 대통령도 자기와 친하고 움직일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며 “시민을 속이는 것이고 정치 도의상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구 시민이 만든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압승해 박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고도 했다.

권 후보의 시민선대위 대변인인 김상훈 의원(서구)은 “대구현안과 관계된 국책 프로젝트의 사업예산 지원을 위해서는 새누리당 후보가 돼야 한다”며 “야당 후보가 시장이 되면 박 대통령도 맘 편하게 대화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비판 시각에 대해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그는 “실제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기 때문에 당당하다”며 “다만 선거 때라서 ‘느끼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80%의 시민이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구에서 ‘박 대통령과 좋은 관계’라고 말하는 게 그렇게 잘못된 일이냐”고 말했다.

최종무기자 ykjmf@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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