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키스탄 시각장애인 9명, 계명대 동산의료원서 수술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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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5-22  |  수정 2014-05-22 07:28  |  발행일 2014-05-22 제7면
국경을 넘은 ‘개안’의 손길
교직원 기부금서 비용 충당
타지키스탄 시각장애인 9명, 계명대 동산의료원서 수술
지난 16일 동산의료원 병동에서 장성동 교수(오른쪽)가 개안 수술을 받은 타지키스탄 시각장애인학교 쉐르조드군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타지키스탄 시각장애학교 12학년 발리예프 샤리프혼씨(23)는 18일 태어나서 처음으로 바다를 보았다. 발리예프 샤리프혼씨는 지난 14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계명대 동산의료원에서 인공 수정제 삽입수술과 사시수술을 받았다. 보이지 않는 눈 때문에 학교도 늦게 들어갔고 대학 진학을 꿈도 꾸지 못했지만 그의 꿈은 시장이 되는 것이다. 발리예프 샤리프혼씨는 “타지키스탄으로 돌아가면 대학에 진학해 꿈을 이루고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발리예프 샤리프혼씨와 함께 총 9명의 타지키스탄의 시각장애 학생도 무료로 개안 수술을 받고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됐다. 계명대(총장 신일희)가 계명1%사랑나누기운동 10주년, 계명대 개교 60주년, 계명대 동산의료원 개원 115주년을 맞아 세계 최빈국 시각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료 개안 수술 사업의 덕이다. 이 사업은 2012~2013년 계명대 학생들이 타지키스탄 국립 시각장애인학교에서 국외봉사활동을 펼치면서 타지키스탄 시각장애인들의 어려운 사정을 접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9명의 학생들은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에서 30㎞ 떨어진 히소르 시각장애인학교 학생으로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계명대는 이번 사업의 성공적인 진행을 위해 지난해 10월 타지키스탄을 방문, 수술대상자를 파악해 안과 수술을 위한 사전 진료를 실시하고, 개안 수술이 가능한 대상자를 확정해 수술과 관련된 제반사항들을 준비했다. 수술대상자 9명은 지난 12일 입국해 계명대 동산의료원에 입원해 수술관련 검사 및 개안 수술을 받은 뒤, 22일 타지키스탄으로 돌아갔다. 개안 수술비를 비롯한 왕복항공료, 체제비 등 수술에 드는 제반비용 5천500만원은 계명대 교직원들의 기부금으로 조성된 <사>계명1%사랑나누기에서 지원했다.

무료 개안 수술을 받은 뒤 이들은 18~19일 이틀간 부산 해운대와 대구 시내 투어에 나섰다. 20일에는 성서캠퍼스 아담스채플에서 열린 계명대 개교 60주년 기념식 행사에 참석해 계명대 교직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도 전했다.

초고도근시로 사시 증상까지 생겨 힘든 사춘기를 지내고 있던 무사미르조다 오미나양(13)은 “꿈만 같다. 이젠 친구들 뒤에 숨지 않아도 된다”며 “열심히 공부해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검사가 되고 싶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안과 장성동 교수는 “너무 오래 방치돼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시신경이 좋지 않거나 안구조가 틀어져 있는 학생들도 있었다. 좀 더 일찍 치료를 받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서서히 회복돼 며칠 후에는 지금보다 더 좋은 시력으로 호전되는 학생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계명대는 2012년과 2013년에 이어 올 7월에도 타지키스탄 국외봉사활동을 실시할 계획이며, 이와는 별도로 한국-타지키스탄 협회를 조직해 타지키스탄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책을 모색할 예정이다. 또 계명대 동산의료원은 개원 115주년을 기념해 오는 7월5일부터 12일까지 타지키스탄에 의료봉사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장성동 교수를 포함한 20여명의 의료진이 대거 참여해 이번에 수술 받은 9명의 학생들의 상태 점검은 물론 여권 문제 등으로 한국에 오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현지에서 무료 안과 수술을 할 예정이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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